SEC 집행 ‘역대 최저’…‘AI 워싱’ 등 사기 중심으로 재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SEC 집행 건수가 2025년 56건으로 감소하며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 출처 = Cornerstone Research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행 건수가 지난 회계연도에 20% 이상 줄었다.
로이터는 7일(현지시각) SEC가 2025 회계연도 연간 집행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EC 집행 기조가 건수 중심에서 피해 규모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수 20% 감소… 기록 경쟁 아닌 피해 중심”
SEC는 2025 회계연도(2025년 9월 종료)에 총 456건의 집행 조치를 취했다. 전년도 583건보다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건수가 2025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에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실제 집행 규모는 이보다 더 줄어든 셈이다.
금전 제재 규모는 179억달러(약 26조8500억원)로 집계됐다. 다만 이는 2009년 제기된 폰지 사기 사건의 최종 판결이 반영된 결과다. 해당 사건을 제외한 실질 제재액은 27억달러(약 4조500억원)로, 전년도 82억달러(약 12조3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건수와 기록적 벌금에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기와 시장조작 등 실제 피해를 유발하는 위반 행위에 자원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규제 강도가 아니라 규제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
사기·내부자거래 집중…크립토 사건은 후순위
SEC는 집행 대상을 전통적 금융 범죄 중심으로 좁혔다. 2025 회계연도 집행 조치의 약 3분의 1이 투자 권유 사기나 내부자 거래였다. 전년도 26%에서 비중이 확대됐다.
반면 가상자산 분야에서는 코인베이스 등을 상대로 한 고프로파일 소송을 여러 건 철회했다. 다만 소매 투자자 피해가 명확한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기존과 동일한 기준을 유지했다.
인공지능 관련 허위 홍보, 이른바 ‘AI 세탁(AI washing)’도 주요 집행 대상으로 포함됐다. 2025년 4월 SEC는 AI 스타트업 창업자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고, 해당 사건은 법무부와 병행 수사로 이어졌다.
법무법인 화이트앤드케이스는 SEC 집행은 소매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명백한 위법 행위에 선별적으로 집중하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기업 제재보다 개인 책임 추궁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인력 18% 이탈·절차 개편…기업 대응 방식도 변화
SEC 집행 부서는 2025 회계연도에 인력의 18%가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 조직 축소 기조 속에 변호사와 조사 인력이 대거 이탈했고, 집행국장도 사임했다.
SEC는 2025년 9월 마거릿 라이언 판사를 집행국장으로 임명하고, 2026년 1월 부국장 2명을 추가 선임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집행 절차도 바뀌었다. 앳킨스 위원장은 2025년 10월 웰스 프로세스를 개편해 조사 대상 기업의 소명 준비 기간을 기존 2주에서 4주 이상으로 늘리고, 증거 접근 범위도 확대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형 벌금 리스크는 줄었지만, 사기나 내부자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한 개인 책임 리스크는 커졌다.
화이트앤드케이스는 SEC는 2026년에도 전통적 집행 영역에 자원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부 환경에 따라 집행 규모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