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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전기차 업계, 고율관세로 중국 못 막아…구조조정과 공급업체 압박으로 눈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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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중국과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이 가능하려면, 미국과 같은 관세 장벽을 세우는 전략보다 대응할 시간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업계 의견이 나왔다.  최근 독일 뮌헨에서 로이터 통신이 개최한 자동차 컨퍼런스에서 업계 경영진들이 중국 자동차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운영과 제품 라인을 재구성할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며, 더 엄격한 관세 정책은 현상 유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난 23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런 의견이 나온 이유는 유럽 집행위원회가 중국 정부 보조금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산 전기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집행위 위원장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유럽은 중국에 맞춤형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며, 부과되는 모든 임시 관세는 피해 정도에 상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6월 5일까지 임시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 통보할 예정이다.  사진=언스플래시   중국, 유럽 전기차 시장의 19% 차지…대응할 시간은 2~3년 유럽의 자동차 기업과 집행위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중국 자동차 기업의 높은 시장 점유율로 인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그룹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저가 전기차는 유럽 전기차보다 30% 이상의 가격 우위를 점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관세 수준으로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의 19%를 차지했으며, 2022년 16%에서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유럽 전기차 제조기업의 경영진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 이사인 토마스 슈몰은 행사에서 “기회는 2~3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며,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 것”이라며 “오늘날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더 이상 규모가 아니라 속도”라고 말했다. 스탤란티스의 CEO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사업을 조정할 시간이 많지 않다”며 “규제 혼란과 관료주의를 없애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중국 사업이 중요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유럽의 관세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와 같은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이 유럽산 차량에 대한 관세 보복으로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전 세계 매출의 약 16%를 중국에서 창출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선 유럽 기업들…구조조정과 공급업체 압박 단행 유럽 자동차 제조업사들은 중국에 대응할 시간을 벌기 위해 관세 정책이 아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영진들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과 소재 가격을 인하하기 위한 공급업체 압박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의미다.  유럽은 노조의 힘이 세지만, 경영진의 목소리가 이를 덮을 만큼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이 큰 것으로 확인된다. 유럽 자동차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제조 공장을 유럽이 아닌 해외로 옮겨서 발생하는 일자리 감축보다는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선택한다는 사례들도 나온다. 스탤란티스도 인건비가 낮은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대신, 이탈리아에서 연간 생산량을 23년 기준 75만 대에서 향후 100만 대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타바레스 CEO는 “유럽 노조와 의미 있는 대화를 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고 헤쳐 나가려고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탤란티스는 2021년 미국과 이탈리아의 합작사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프랑스 자동차 그룹 PSA와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스탤란티스는 이미 합병 이후 노조와 합의한 자발적 해고를 통해 유럽의 인력을 13% 감축하여 12만5000명으로 줄인 바 있다. 폭스바겐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르노 안틀리츠는 “2026년까지 100억 유로(108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근로자의 조기 퇴직을 통해 절감할 수 있다”라며 “독일의 공장은 더 치열한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인건비와 함께 공급업체를 압박함으로 소재 가격을 인하하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막심 피캇 스텔란티스 부사장 겸 글로벌 구매 공급망 책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립모터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여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해서 중국의 공급업체와 가격을 맞추도록 다른 공급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전쟁의 확전, 국내 기업에 장기 리스크로 작용 유럽과 미국이 중국과 벌이는 관세 전쟁은 치열해지고 확전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CCCEU)가 중국이 배기량 큰 엔진을 장착한 수입차에 임시 관세율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성명을 냈다는 정보를 내부자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관세장벽을 계속 올리자, 중국도 이에 보복관세 정책으로 맞서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 인상 조치는 유럽과 미국 자동차 회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최근 전기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대폭 상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U도 내달 5일 임시 관세에 대해 발표하고, 7월에는 10%인 수입 관세를 25%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법무법인 태평양 관세 전쟁은 한국 기업의 경쟁력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23일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상향 예고 및 우리 기업 시사점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전기차 및 배터리 부문이 관세 인상을 통해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 내 중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감소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현지 생산 공장 설립이나 합작 투자 등을 통해 고율 관세를 회피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국내 기업도 반사 이익으로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겠으나, 중국 기업들이 고율 관세를 피하여 미국 외 다른 시장을 공략함에 따라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태평양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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