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초저가 시대’ 균열…중국발 가격 반등에 EU 공급망 통제 강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태양광 패널 가격이 장기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에 의존해 온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은 과잉경쟁을 억제해 모듈 가격 반등을 유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현지시각) 중국 정부의 가격 경쟁 억제 조치와 은 가격 상승이 태양광 모듈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핵심 장비가 전력망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자금 지원 제한에 나섰다. 유랙티브는 4일(현지시각)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이란·러시아산 전력망 장비를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오는 11월 1일부터 EU 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실 커진 중국 태양광, 모듈 가격 반등 시작
태양광 패널 가격은 2010년 와트당 약 2달러 수준에서 꾸준히 하락했다. 중국 업체들이 세계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제품을 대량 공급한 영향이 컸다. 낮은 가격은 태양광 보급을 빠르게 늘렸지만, 중국 업체들은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으로 손실을 떠안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2024년 이후 약 50억달러(약 7조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주요 제조업체 융기실리콘자재는 2024~2025년 약 20억달러(약 3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진코솔라도 2025년에 약 4억5000만달러(약 66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 간 가격 경쟁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패널 수출 세금 환급을 축소했다. 제조사들은 이 조치에 맞춰 가격을 올렸다. 여기에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은 가격이 올해 1월 공급 부족과 지정학적 불안 속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12월 말 와트당 9센트에서 올해 4월 15일 기준 11.4센트로 올랐다. 블룸버그NEF 가격 자료 기준으로 약 26% 상승했다./AI 생성 이미지
진코솔라의 리셴더 회장은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정부 정책이 산업을 단순한 규모와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진정한 품질과 가치 중심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기업들이 모듈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정부 조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환급 축소가 4월부터 적용되면서 가격 상승을 피하려는 선주문도 늘었다. 구매자들이 조치 시행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 하면서 중국의 3월 태양광 수출은 전월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3월 수출량은 68기가와트(GW)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의 야나 흐리슈코 태양광 공급망 연구 총괄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소진됐다”며 올해 가격이 와트당 15~16센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체들은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EU 자금 제한, 중국산 인버터 정조준
유럽에서는 가격 반등과 동시에 중국산 태양광 부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랙티브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4월 회의에서 중국·이란·러시아산 전력망 장비를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해 오는 11월1일부터 EU 자금 지원을 제한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이번 조치가 겨냥한 핵심 장비는 태양광 설비와 전력망을 연결하는 인버터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장치다. 전력 공급량을 제어하기 때문에 태양광 시스템의 ‘두뇌’로 불린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의 설치 비용에서 인버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다.
EU 집행위원회는 수입 인버터를 EU 핵심 인프라가 시급히 대응해야 할 위협 가운데 하나로 봤다. 시오반 맥개리 EU 집행위 대변인은 외국 행위자가 인버터를 통해 에너지망을 조작하고 운영 데이터에 무단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경우 회원국 전력망이 원격으로 차단돼 전국 단위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세계 인버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U 관계자는 유럽의 중국 의존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유랙티브에 전했다. 유럽의 중국산 인버터 수입 비중은 2018년 45%에서 2024년 61%로 높아졌다. 화웨이와 선그로우가 대표적인 중국 인버터 제조업체다.
이번 조치는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독일 국책은행 KfW 등 EU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기관에 직접 적용된다. 유럽투자은행은 2025년 EU 태양광 보급 물량의 20%에 자금을 댔다고 유랙티브는 전했다. 이번 제한은 EU 전력망에 연결되는 프로젝트 전반에 적용돼, 모로코와 발칸 지역 사업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EU 집행위 관계자는 중국산 인버터를 대체해도 태양광 설치 비용 상승분은 2%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태양광제조위원회(ESMC)는 오스트리아 프로니우스와 독일 SMA 등 유럽 업체들이 EU의 태양광 확대에 필요한 인버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투자은행은 유랙티브에 회복력 있고 경쟁력 있는 유럽 인버터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집행위 및 시장 참여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