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석유·가스 기업 횡재세 추진…연료세 인하 세수 보전 검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폴란드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가스 기업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다.
보이치에흐 브로흐나 폴란드 에너지부 차관은 20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다음 주 중 관련 입법안을 제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감세로 줄어든 재정 수입을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 과세로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AI 생성 이미지
감세 재원 조달 목적…과세 기준 마련 및 업계 기류
이번에 추진되는 횡재세는 폴란드 정부가 중동 위기 이후 소비자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단행한 부가가치세(VAT) 및 유류세 인하 조치와 연결되어 있다. 현재 이 같은 세제 감면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폴란드 정부의 세수 감소 규모는 월평균 약 15억즈워티(약 62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폴란드 정부는 감세로 인해 줄어든 예산 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횡재세 도입을 검토해 왔다. 브로흐나 장관은 인터뷰에서 도입 예정인 횡재세는 감소한 국가 재정 수입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 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구체적인 과세 설계 및 횡재 초과이익 에 대한 정의를 최종 조율 중인 단계다. 과세 대상은 석유 및 석유제품 부문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이 중심이며, 천연가스 부문까지 포함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초과이익을 규정하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브로흐나 장관은 올해 기업의 매출을 과거 연도의 매출과 비교하는 방식 등이 될 수 있다 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브로흐나 장관은 기업들이 이번 계획을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다만 브로흐나 장관은 중동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시장에서 정당하지 못한 이익을 만들어낸 만큼 이번 과세 조치는 정당하다 고 강조했다.
에너지 기업 실적 개선 속 유럽 내 횡재세 도입 논쟁
폴란드가 이처럼 독자적인 과세 법제화에 나선 배경에는 중동 전쟁 이후 가팔라진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힘입어 다국적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 수개월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별 공시 자료에 따르면,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년 만에 최고치인 69억달러(약 10조원)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는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한 54억달러(약 8조원)의 조정 순이익을 발표했으며, 노르웨이의 석유 메이저 에퀴노르 역시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분기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에너지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나자 유럽 전역에서도 횡재세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되는 추세다. 앞서 지난달 초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EU 5개국 재무장관이 전쟁 수혜 기업이 공공 부담을 나눠야 한다 며 EU 집행위원회에 공동 과세 체제 마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유럽 내 초과이익 환수 논의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2022년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당시 도입했던 과거 4년 평균 대비 초과 이익에 과세하는 연대 기여금 모델의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현재까지 EU 차원의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당국자들은 횡재세를 전면 도입할 경우 향후 해당 기업들로부터 법적 소송이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차원의 공동 대응이 지연되면서 폴란드는 우선 국가 단위 과세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