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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 소음 민원 급증, 불안을 외주화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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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운동회 소리가 시끄럽다고 신고가 들어온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운동장 소음 관련 112 신고는 350건이었다. 최근 5년간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운동회 소음 민원도 62건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이 학교 운동회 관련 단순 소음 신고에는 현장 출동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한 것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는 더 이상 소음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쪽에서는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사고 책임 앞에서 움츠러든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울·불안 학생이 늘어난다고 한다. 2025년 기준 전국 학교의 전문상담 인력 배치율은 73.3%였고, 초등학교는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아이들이 불안하다고 할 때, 우리는 왜 상담교사가 충분한가”를 먼저 묻게 되는가. 물론 전문가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불안을 곧바로 전문가의 영역으로 넘기는 사회는, 이미 그 이전의 어떤 것을 잃은 사회이기도 하다. 아이의 불안은 상담실 문 앞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교실에서 생기고, 친구들 사이에서 깊어지고, 가족의 표정과 말투 속에서 자란다. 동네에서, 비교의 문화 속에서, 늘 평가받는 일상 속에서 커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 불안을 만드는 구조는 그대로 둔 채, 불안을 처리할 기술부터 찾는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생기면 먼저 법을 찾고, 매뉴얼을 찾고, 책임자를 찾는다. 대화와 중재, 화해와 회복은 늘 뒤로 밀린다. 사람 사이에서 생긴 문제를 사람 사이에서 풀어가는 힘은 약해지고, 행정과 절차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 결과 학교는 교육기관이라기보다 분쟁 처리 기관에 가까워진다. 이것은 공(公)과 사(私)의 균형이 무너진 사회의 풍경이다. 공적 영역은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공간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개인들이 함께 지켜야 할 가치와 규칙을 세우는 공간이다. 사적 영역도 그 바깥에서 끝없이 팽창하는 욕망이 아니라, 공적 질서 위에서 보호받는 자유일 때 건강하다. 문제는 지금 우리 사회가 둘 다 놓치고 있다는 데 있다. 공적인 것은 책임지지 않고, 사적인 것은 끝없이 요구한다. 학교가 그 최전선에 서 있다. 공적 권위는 약해졌고, 민원은 사적 권리의 언어를 입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운동장의 공놀이도, 체험학습도, 갈등과 불안마저 곧바로 관리와 처분의 대상이 된다. 교육은 줄어들고 대응만 남는다. 지금 한국 교육의 위기는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지식만 남았기 때문이다. 지덕체의 균형은 무너졌고, 지식과 성취는 과잉인데 관계를 배우는 힘, 함께 버티는 힘, 자기 마음을 돌보는 힘은 빈곤해졌다. 승자독식의 사회가 이를 밀어붙이고, 가정은 아이를 공동의 성장 속 존재로 보기보다 개별적으로 보호하고 조정해야 할 대상으로 대한다. 학교는 그 사이에서 교육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처럼 변해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상담 인력 확충만이 아니다. 불안을 외주화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아이를 다시 관계 속에 놓는 일이다. 반에서, 집에서, 동네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봐주고 기다려주고 붙잡아주는 경험을 회복하는 일이다.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책임을 나누는 일이다. 아이의 불안은 개인의 결함이 아니다. 공적인 마음이 약해진 사회가 아이들에게 남긴 그림자다. 그 마음을 회복하지 못하면, 교육은 더 줄어들고 서비스만 남게 된다. 공적인 마음은 구호로 생기지 않는다. 함께 책임지고 함께 불편을 감수하며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경험 속에서만 자란다. 항상 문제는 내부에 있다.김현철 서울교육자치시민회의 대표 ppami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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