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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박란희의 TalkTalk】 리오틴토 사상 최대 규모의 리튬 인수, 스페인 콕스의 IPO와 두 자릿수 성장률의 물 시장, 기후변화로 변하는 와인 생산지

【박란희의 TalkTalk】 리오틴토 사상 최대 규모의 리튬 인수, 스페인 콕스의 IPO와 두 자릿수 성장률의 물 시장, 기후변화로 변하는 와인 생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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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여름휴가 겸 해서 칼럼을 좀 쉬었습니다. 사실 좀 많이 바쁘기도 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각 팀별 맞춤형 ESG 교육워크숍을 하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ESG팀이 아닌 구매팀, 상생협력팀, HR팀, 환경경영팀 등 각 팀 단위로 들어가니 지속가능성 전략과제의 진짜 현실을 절감했습니다. 너무나 비용과 리소스가 많이 드는, 그러면서도 규제의 불명확성이 심해서 쉽사리 전략적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글로벌 무역 질서의 흐름도 모니터링해야 하고, 주요 경쟁기업들의 지속가능성 전략도 비교해 가면서, 전 세계의 산업전환 방향과 속도까지 예측해야 하는, 복합 방정식의 결정체라고 할까요?  그러니 이 역할의 키를 누가 쥐어야 할까요? 예전에 FT에서 쓴 기사 중에 CSO(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의 역할이 예전에는 환경 관리 쪽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CEO 혹은 CEO와 밀접하게 전략을 논의할 수 있는 역할로 바뀐다는 게 있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ESG 이슈 중에서 원자재, 비용, 리스크 등 경영 현안과 점점 밀접해지는 요소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일 겁니다. 이번 칼럼은 그 이야기를 위주로 아이템을 뽑았습니다.    리오틴토, 사상 최대 규모의 리튬 인수  먼저 원자재 이야기입니다. 영국계 호주기업이자 글로벌 2위 광물기업인 리오틴토(Rio Tinto)가 주당 5.85달러, 총 67억달러(약 9조원)에 아카디움 리튬(Arcadium Lithium)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9일(현지시각) FT, ESG투데이 등 해외언론에 보도됐습니다.  FT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튬 인수이며, 이번 합병으로 리오틴토는 미국 앨버말, 칠레 SQM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리튬 생산 공급업체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 4일 아카디움의 종가인 주당 3.08달러보다 90%나 프리미엄 가격이 붙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아카디움 주가는 이번 주 들어서 37% 상승한 반면, 런던증시에 상장된 리오틴토는 이번 주에 약 5% 하락했습니다.  리오틴토는 이미 철광석, 구리, 알루미늄 등 다양한 광물을 채굴 및 가공하는 기업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전 세계 리튬 가격은 현재 최고치 대비 80% 이상 하락한 마당인데 왜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 아카디움 리튬을 인수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의하면, 리튬 가격은 2022년 11월 kg당 581.5위안(약 11만원)에서 현재 73.5위안(약 1만4000원)으로 폭락했습니다. 에너지 전환에 따라 더 많은 배터리가 필요할 것이라는 장기 전망이 있더라도, 무리한 인수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옵니다.  외신에서는 몇 가지 가능성을 설명합니다. 아카디움 리튬은 지난해 미국 리벤트와 호주 올켐의 합병으로 설립된 기업으로, 아르헨티나와 호주의 광산사업권, 미국과 중국, 일본과 영국의 가공시설 운영권을 확보 중이며, 테슬라, BMW, 도요타, GM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광물업체는 신규 광산 건설과 채굴은 사실상 쉽사리 가능한 곳이 없을 만큼, 지역사회 반대와 환경영향평가 규제 등으로 인해 매우 어렵습니다. 리오틴토 또한 세르비아에 24억달러(약 3조2500억원) 규모의 리튬 광산을 추진 중이지만, 강력한 시위로 몸살을 앓으며 건설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리튬 생산 규모를 일부 확대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가능성은 아카디움 리튬의 ‘직접 리튬추출기술(DLE)’입니다. 호주 올켐은 원래 도요타의 지원을 받는 기업으로, 미국 리벤트와 합병함으로써, 호주 내 정제공장을 통한 광물 공급망의 탈중국화 및 핵심광물의 전략적 안보 강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광석 채굴 분야의 전문성은 보유하고 있지만, 리튬 생산의 핵심인 화학 처리에 대한 전문 지식은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카디움리튬이 보유한 DLE 기술은 염수에서 직접 90% 이상의 리튬을 추출함으로써, 염수를 증발시켜서 리튬을 캐내는 것보다 시간도 덜 걸리고 환경 영향도 줄일 수 있습니다. 리오틴토는 “아르헨티나와 퀘벡에 세계적 수준의 리튬 허브를 설립하고 리튬 가공 분야의 시장 리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앞으로 광물을 직접 채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공과 정제, 재활용 기술의 고도화일 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의 광물 정제공장의 70% 이상, 많게는 90% 가까이가 중국에 있을 정도로, 광물 공급망 밸류체인은 중국에 종속돼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요소수 사건(디젤차량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화합물로서 97%를 중국에서 수입했으나,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물류대란을 빚음)을 통해, 전략적 원자재 공급망의 다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바가 있지요.  일본의 경우 2010년부터 일찌감치 중국과 희토류 분쟁을 겪으면서, 오랜 기간 ‘도시광산(Urban Mining)’ 정책을 추진해 온 덕분에 최근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광물 원자재 재활용에 대한 보폭이 빠릅니다. 2020년 일본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쓰인 2727개의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도시광산을 통해 수명을 다하거나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회수된 금속으로 만든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례이지요.  얼마 전, 일본 최대의 화력발전 회사인 JERA(도쿄전력과 주부전력 합작)가 전기차(EV) 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소금속의 회수율을 90%까지 높인 신기술을 실용화하겠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한 대에는 약 200kg의 금속이 포함되며, 이는 수천 대의 스마트폰에 있는 양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일본은 2030년이면 15만 대 분량의 EV 리튬이온 배터리가 폐기될 예정이며, 앞으로 폐배터리에서 수거된 금속 재활용의 부가가치는 매우 클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일본의 중국 전기차 80%가 수출되면서 사라지는 희소금속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 내 재활용을 통한 희속금속 추출 전용 재활용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합니다. JERA의 방식은 기존의 열처리 방식이 아닌, 수처리 방식으로 수중에서 고전압을 통해 희속금속을 분리,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JERA 외에도 스미토모 금속(Sumitomo Metal Mining)은 2026년 배터리 금속 회수를 위한 일본 내 공장 2곳을 설립할 계획이며, JX 어드벤스드 메탈(JX Advanced Metals)은 회수율이 90%인 열처리 방식을 활용해 2035년 연간 3만톤의 니켈, 코발트 및 기타 원자재를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도시광산 정책을 펼치려면 폐차수출을 통해 먹고 사는 차량생태계가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먹거리를 빼앗아버리는 ‘상생협력’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어, 뒤늦게 이런 정책을 추진하기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를 하려면, 정책 전문가이든 산업 전문가이든 시대를 앞서서 내다보고, 저항그룹이 있어도 이를 설득해 나가면서 추진해야 할 텐데, 우리나라는 점점 정치적으로 예민한 주제가 나오면 산업정책이 거의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기업은 각자 도생하고 정책은 뒷북이니,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산업 전략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스페인 콕스의 IPO와 두 자릿수 성장률의 물 시장 두 번째 주제는 ‘물’입니다. 스페인 유틸리티그룹 ‘콕스(Cox)’의 나초 모레노 CEO가 8일(현지시각) 3억유로(약 4400억원) 규모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면서 “전 세계 정수 처리율이 매년 10~15%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물 시장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시장이며, 이는 4~5년 안에 그 규모가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물 가용성과 수요 사이의 격차가 매년 40%씩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FT에 밝혔습니다.  콕스는 주요 라이벌인 프랑스 유틸리티그룹 베올리아, 스페인 건설그룹 악시오나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마드리드 증권거래소의 주식가격을 책정할 계획입니다. FT는 익명의 소식통을 빌어, 이 회사가 시가총액 10억유로(약 1조48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의 경우, 물 이슈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레노 CEO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담수화 공장이 폭발하면, 중동에선 몇 시간 안에 물이 부족해질 것이며,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하면 물 안보는 핵심”이라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콕스는 식량과 물 공급을 확보할 수 있는 ‘이동 가능한’ 해상 부유식 담수화 플랜트를 개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밝힌 두 번째 이슈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입니다. 모레노는 “AI는 물과 에너지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으며, 특히 데이터센터는 서버를 냉각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 에너지에 집중됐지만, 물 사용과 재활용 이슈 또한 앞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MS는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 1년 만에 477만입방미터에서 639만입망미터로 30%나 급증했는데, 1년 동안 늘어난 17억갤런의 물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200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특히 사막 지대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에서는 빅테크 회사들의 데이터센터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이슈화되고 있으며, 기술기업들에게 물 사용량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안하는 사례까지 있었습니다. FT에 따르면, 버지니아 지역의 데이터센터 골목에 있는 수십 개 시설의 물 소비량은 2019년 이후 거의 3분의 2가량 증가했습니다. 빅테크들은 “제로 워터 냉각기술을 사용하겠다”(MS), “2030년까지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이 환원하겠다(워터 포지티브)”(아마존)고 밝히고 있지만, 안 그래도 가뭄으로 예민해진 주민들에게 데이터센터가 ‘밉상’으로 전락할 리스크도 상당히 커 보입니다. 그만큼 물 관련 혁신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겠지요.      기후변화로 변하는 와인 생산지  마지막은 프랑스의 유명 와인하우스인 타이팅거(Taittinger)가 기후변화로 인해 포도 재배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는 영국 남동부에 새로운 포도밭을 개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켄트 지역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이 영국 스파클링 와인은 2025년 3월 ‘도메인 에브레몬드(Domaine Evremond)’라는 이름으로 첫 10만병이 약 50파운드(약 8만8000원)에 판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와인의 명칭은 ‘샴페인’이라고 불릴 수는 없습니다. 파리 동쪽의 샴페인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엄격히 규정한 EU 규제 때문입니다. 이제 이 규제도 변해야 하는 것일까요?  영국 켄트의 토양은 피노 누아, 샤르도네 등 샴페인을 재배하는 토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인기를 끌 전망입니다. 2024년 프랑스 와인 생산량은 18% 감소하며, 샴페인 포도밭 생산량은 16%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업계 단체인 와인GB(WineGB)는 지난 7월 영국 스파클링 와인 판매량이 2018년 이후 18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이번 칼럼도 어찌어찌 마감했습니다. 글쓰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30년 동안 묵묵히 글을 써온 작가 한강의 내면이 정말 궁금합니다. 20년도 더 된 옛날 옛적, 소설가가 되겠다고 깝죽대면서 작가들 인터뷰를 시리즈로 하던 시절이 있는데, 그때 한강 작가의 인터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목소리,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는 태도, 그렇지만 강단 있는 생각…. 그녀의 작품을 참 좋아했었는데, 사느라고 바빠서 소설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본 게 언제였나 싶습니다. 글을 좀 쓰고 살고 싶네요. 독자 여러분, 이번 한주도 평안하세요!                           박란희 대표 &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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