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재생에너지 전력요금 소급 인하…외국 투자자 법적 대응 검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베트남 팜 민 찐 총리가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국영 전력회사 EVN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출처 = EVN
베트남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가격을 소급 인하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 가능성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기존 계약에 따른 전력요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재생에너지 전력요금 갈등 확산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한국, 태국 상공회의소는 베트남 정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전력요금 지급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정부가 계약상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발전사업자들이 베트남 또는 해외 법원에서 분쟁 해결 절차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베트남 정부가 일부 태양광·풍력 발전소에 적용되던 보조금 형태의 전력 구매가격을 지난해 인하하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당시 일부 프로젝트에서 제도 악용 등 불규칙성이 발견됐다며 기존에 합의된 전력요금을 낮췄다.
요금 조정 대상이 된 발전사업자들과의 협상은 장기간 이어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쟁은 총 발전용량 약 12기가와트(GW)에 이르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손실 우려…정책 신뢰성 시험대
각국 상공회의소는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규모 투자 손실과 채무불이행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의 투자 환경과 정책 신뢰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피드인 요금제(FIT·Feed-in Tariff)’를 도입해 왔다. 이는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된 전력을 일정 기간 고정된 가격에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적으로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전력요금을 보장해 발전사업자의 투자 회수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베트남에서는 국영 전력회사 EVN(Electricity of Vietnam)이 재생에너지 전력의 단일 구매자 역할을 맡는다. EVN은 정부가 정한 요금 기준에 따라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장기 계약 형태로 구매하며, 통상 약 20년 동안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전력요금이 보장된다. 이 제도는 최근 몇 년 동안 베트남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 투자가 급증하는 배경이 됐다.
다만 높은 전력 구매가격은 EVN의 재정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국영 전력회사가 높은 가격에 전력을 구매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커졌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관련 조사 이후 2025년 1월 일부 발전소에 적용되는 전력요금을 소급 조정했다.
이번 서한에는 사모펀드 드래곤캐피털과 필리핀 에너지 기업 ACEN의 베트남 자회사 등 재생에너지 투자 기업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베트남 정부가 기존 계약 조건을 존중하고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