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도 포드 이어 AI 데이터센터 ESS사업 본격 진출 [뉴스] 제너럴 모터스(GM)가 AI 열풍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인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지난달에는 포드가 약 20억달러를 투입해, 기존 배터리 생산시설을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용 ESS 제조거점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판매 둔화로 고전해 온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부족 사태를 계기로 ESS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GM은 배터리 분야 스타트업인 피크 에너지 테크놀로지스(Peak Energy Technologies) 와 협력해 전력망 저장용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겠다다고 밝혔다. GM 벤처스는 피크 에너지에 비공개 금액으로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두 회사는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하고,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전력망이나 대형 전력 사용자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제너럴 모터스(GM)가 AI 열풍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인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전격 진출한다./ 챗GPT 생성이미지
전기차 배터리에서 데이터센터 배터리로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 GM 최고제품책임자는 블로그를 통해 과거에는 기술 혁신이 프로세서나 인터넷 속도에 의해 제한되었지만 오늘날 진정한 병목 현상은 바로 에너지 라며 대규모 ESS 배터리를 개발해 전력 회사와 대형 전력 소비자를 지원하겠다 고 강조했다.
GM과 포드는 ESS에 진출한다는 방향은 같지만, 방식이 다르다. 포드는 중국 CATL 기술을 라이선스해 LFP 배터리 기반 저장시스템을 생산하는 것으로, 기존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GM은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고정형 ESS에 맞게 개발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GM 배터리 담당 부사장 커트 켈티(Kurt Kelty)는 블룸버그에 포드는 기존 시설을 재활용하는 반면, 우리는 이 용도에 가장 적합한 셀 화학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용으로는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약점이 있지만, 고정형 ESS에는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단기간에 강력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원료인 나트륨은 매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데다, 공급망 리스크와 아동 노동 착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코발트 등의 광물이 필요 없다. 화재 위험이 낮다는 점도 대규모 전력 저장 장치로서의 큰 장점이다.
LG엔솔·레드우드까지 연결된 GM의 ESS 전략
피크 에너지는 2023년 테슬라(Tesla), 에노빅스(Enovix), 애플 출신 인사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능동 냉각 장치가 필요 없는 수동 냉각(passively cooled) 방식의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앞세워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피크 에너지는 설립 3년 차의 신생 기업이지만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랜던 모스버그(Landon Mossburg) 피크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매출은 1000만달러(약 150억원) 수준이지만, 현재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며 2027년에는 매출이 1억달러(약 1500억원)까지 치솟을 것 이라고 자신했다.
GM의 ESS 전략은 피크 에너지와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협력에 그치지 않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KRX: 373220)의 합작사 울티움 셀즈(Ultium Cells)는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 일부를 ESS용 LFP 배터리 생산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울티움 셀즈는 7000만달러(약 950억원)를 투자해 공정을 개조하고, 2026년 2분기까지 ESS용 LFP 배터리 셀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생산된 셀은 LG에너지솔루션 버텍(LG Energy Solution Vertech)에 공급된다.
동시에 GM은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인 JB 스트라우벨이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와도 손을 잡았다. 수명이 다한 구형 전기차 배터리를 수거해 상업용 에너지 저장 용도로 재활용하는 순환 경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피크에너지의 ESS 장치/ 피크에너지
전기차 부진의 출구, 새 전력 인프라 사업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에너지 사업으로 빠르게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이유는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은 전기차 사업의 실적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당초 2025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 생산 체제를 갖추겠다고 공언했으나, 지난해 미국 시장 내 실제 판매량은 17만 대에 그쳤다.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 2위였지만, 12종이 넘는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갖추고도 막대한 적자가 누적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GM은 디트로이트 교외의 전기 픽업트럭 공장을 개조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같은 내연기관 SUV 생산시설로 재개조하는 임시방편까지 동원했다.
라인업을 갖추고도 판매 저조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누적되자, 결국 디트로이트 교외의 전기 픽업트럭 공장을 내연기관 SUV 생산 시설로 재개조하는 임시방편까지 동원했다.
아울러 GM은 전기차가 운행하지 않고 주차되어 있는 시간(평균 95%) 동안 차량 내부의 배터리를 전력망의 ESS로 활용하는 V2G(Vehicle-to-Grid, 양방향 충전) 기술 확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양방향 충전 시스템이 대중화되기까지는 과제가 남아있다. 차량 소유주가 가정 내 차고에 전용 장비를 설치하는 데만 약 5000달러(약 700만원)의 초기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일부 전력 회사들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비용 보조에 나서고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비용을 부담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