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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부르고, 챗GPT에 질문하고…시니어의 하루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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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두 번째 손가락을 들고 휴대폰 오른쪽 맨 위, 케이스와 가까운 곳을 빠르게 쓸어내려 보세요.” 톱니바퀴 모양이 ‘설정’이란 기능이에요.”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송파노인종합복지관. 노란 조끼를 입은 시니어 티처의 말에 휴대폰을 든 학생들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학생은 모두 60세 이상 시니어들이다. 머리가 희끗희끗하거나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려면 두꺼운 돋보기를 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날 강의는 카카오와 카카오 임팩트재단이 진행하는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 올해 첫 수업 자리다. 이 수업은 지난 2024년부터 올해로 3년째 진행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일상에 꼭 필요한 IT서비스 활용법을 전국 노인복지관으로 직접 찾아가 교육하는 디지털 포용 프로젝트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가 함께 60세 이상 시니어들에게 ▶카카오톡·카카오맵·카카오T·카카오페이 활용법 ▶정부 기관과 연계한 공공서비스 활용법 ▶AI 교육 등 생활밀착형 디지털 교육을 제공한다. 지난해까지 전국 312곳의 노인종합복지관 등 시니어 기관에서 2514회 교육을 진행하고 약 7000명의 시니어를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올해 사업은 전국 150개 기관에서 시니어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강의가 진행된 5월 4일부터 7월까지는 생활교육이, 9월부터 11월까지는 금융교육(사각사각페이스쿨)이 이어진다. 특히 올해부터는 카카오톡 내 탑재된 AI 프로그램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AI 교육도 담겼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윤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총괄과장은 검색어를 골라 입력해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는 포털 검색보다 평소 말하듯 문장으로 묻는 AI가 어르신들에게는 훨씬 자연스럽다”며 AI가 오히려 디지털 격차를 좁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50%였던 비수도권 교육 비율을 70%까지 확대했다. 전국 곳곳에서 ‘우리 기관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늘면서다. 이윤주 총괄과장은 모집 시작 후 하루 이틀 만에 모두 마감이 되거나, 신청을 희망하는 어르신이 많은 기관에선 공정성을 위해 추첨제를 도입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노인 복지관에서 신청형 프로그램이 하루 이틀 만에 자발적으로 마감되는 일은 흔치 않다. 앱이나 홈페이지로 신청하는 티켓팅 문화에 익숙한 젊은 층과 달리, 디지털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직접 기관에 와서 대면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의 인기가 높은 건 생활밀착형으로 구성된 교육 과정과 단순 주입식 강의가 아니라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진행 방식 때문이다. 수강 정원은 20명인데, 시니어 티처만 네 명이다. 교육을 진행하는 메인 티처가 1명, 나머지 3명은 보조 티처로 수업 시간 내내 돌아다니면서 시니어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오는지 확인한다.   카카오T로 택시 부르기, 카카오톡으로 선물하기, 카카오페이로 송금하기 등 평소 어르신들이 소외됐던 서비스 사용법을 직접 다루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법을 몰라 한참을 발만 동동거리는 어르신들이 많다. 시니어 티처 선발과 교육을 담당하는 이광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강의를 들었던 어르신 중에서 매주 병원을 가야 했는데, 갈 때마다 택시를 못 불러서 ‘병원 가다가 더 아파지겠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분이 계셨다”면서 강의 수강 후 미리 택시를 불러 병원에 다닌다며 자랑을 할 정도로 만족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윤주 총괄과장도 카카오톡은 휴대폰 활용이 어려운 어르신들까지 사용할 정도로 전 국민이 쓰는 앱이라 해당 앱을 통한 생활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호응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강의 커리큘럼뿐 아니라 시니어 티처 구성에도 ‘시니어가 시니어를 돕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이다. 교사, 금융인 등 전문 분야에서 은퇴한 50~60대 시니어를 선발해 강단에 세웠다.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현재 120여 명의 시니어 티처가 전국에서 활동 중이다.   교육 과정 또한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운영된다. 전직 교사와 전문 강사 등 강의 경험이 있는 시니어가 지원하면 서류와 면접 등 절차를 거쳐 최종 선발된다. 이후 시범강의를 포함해 총 24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강단에 설 수 있고, 그동안 강의안과 말투, PPT까지 어르신 눈높이에 맞게 거듭 손본다. 3년째 시니어 티처로 활동해온 김희정 티처는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구성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더 좋은 강의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우리 세대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전하면서 지속가능한 일자리로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만족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서는 휴대전화 앱을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추후 질문을 받고 소통할 수 있게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입장하도록 했다. 어르신들은 카카오톡에 문자 말고 이런 기능도 있는지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두 시간 강의 중 졸거나 집중하지 않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나 아직 못했다” 나는 그 모양이 없다”며 손을 들고 질문하는 통에 수업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강의를 마칠 정도였다. 이날 최고령 학생은 1942년생 정은숙(84) 어르신이었다. 정 어르신은 대뜸 수업 중 껌을 씹어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물을 마시면 화장실에 가게 되고 그사이 수업을 놓칠까 봐 물 대신 껌을 씹은 것”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수업을 맡은 차의성 시니어 티처는 한 수업에 총 4명의 티처가 있어 개별적 진도를 확인하고 질문에 응대할 수 있어서 이론이 아니라 실전 사용법을 알려줄 수 있다”며 여러 강의를 진행하지만, 이 교육에 어르신들 호응이 가장 높다”라고 했다.   카카오 임팩트재단의 최종 목표는 어르신들에 대한 ‘더 넓은 디지털 포용’이다. 기술의 혁신 주기가 짧아질수록 누군가는 더 빨리 소외되고, 디지털 소외는 일상의 격차로 번진다. AI 시대에 ‘돕는다’는 것은 결국 그 기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도 가닿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이 재단의 시각이다. 문나래 카카오 임팩트재단 소셜임팩트팀장은 3년간 사업을 해오며 교육 과정은 물론 방식, 지역 확대 등 실제 디지털 소외계층이 겪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올해 비수도권 비율 확대, AI 교육 도입을 계기로 누구도 디지털 변화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용전문발췌_260514_더버터_ 택시 부르고, 챗GPT에 질문하고…시니어의 하루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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