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순직 1024일 만에 임성근 징역 3년 선고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31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의 순직을 막지 못해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모들이 스무 살의 앳된 채 상병을 입대 4개월 만에 허망하게 떠나보낸 지 2년 9개월, 1024일 만의 일이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은 특검팀이 출범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격노 로 상징되는 수사 은폐 의혹, 여러 종교 지도자들의 이름과 주가조작 세력 이름이 거론된 은폐 및 축소 로비 의혹,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을 급하게 호주 주재 대사로 발령내 도피시키려 했다는 의혹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 가운데 본류에 해당한다. 본류 사건 가운데 1심 결론이 나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어버이날인 8일 업무상과실치사상·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5년에 못 미쳤다. 수해 현장을 총괄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채 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 본부중대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만큼 그의 보석 청구는 기각했다. 불구속기소된 박 전 여단장,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은 도주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법정에서 모두 구속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 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중 수색하도록 하는 등 안전 주의 의무를 저버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임 전 사단장이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 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 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렸다는 공소사실도 맞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로 인해 위험이 증대됐고, 수중 수색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해 수색을 금지하거나 안전·예방용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업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 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 이라며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발생 결과 간 인과가 충분히 인정된다 고 짚었다.
임 전 사단장이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 지도, 수색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의 경우 수중·수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수색 지시를 하달하는 등 안전 의무를 저버린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밝히며 피고인들은 위험 지역 수색 성과를 얻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생명 위험을 등한시했다 고 질책했다. 이어 이 사건 사고로 20세 피해자 채 해병은 입대 4개월 만에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부모는 30대 후반 시험관으로 힘겹게 얻은 아들을 떠나보냈다 며 나머지 피해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할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동안 군 작전 수행 과정에서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으나 대대장 등 말단 지휘부에 책임을 물리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며 이 사건은 다르다. 상급 지휘관이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 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위험을 인지한 상황에 이를 가중하는 지시를 한 작위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 고 지적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대원들이 위험한 입수를 감행한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 라며 그런 개입을 하지 않고 작전을 맡겨만 놨더라도 당시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사고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 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사고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며 자녀를 잃은 피해를 추스르고 있는 피해자 부모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은 이 전 대대장 이라는 장문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고 했다.
이 대목에서 재판부는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가 라며 오랜 기간 재판하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 라고 임 전 사단장을 꾸짖었다.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상병의 어머니가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5.8 연합뉴스
채 상병의 어머니 A씨는 그동안 임 전 사단장 등을 엄벌해줄 것을 호소해 왔는데 이날 선고 결과가 구형에 못 미치자 크게 실망해 법정 안에서 오열했다. 그는 자식을 허망하게 보낸 부모의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형량을 기대했다며 너무 실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재판부가 법정 밖으로 나간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오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임 전 사단장 등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지휘관들에 대한 엄벌을 원한다며,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건희 씨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8 연합뉴스
한편 김건희 씨에게 공천 청탁 대가로 고가 그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심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6-2부(박정제 민달기 김종우 고법판사)는 이날 김 전 검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4138만여 원의 추징도 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검사가 1억 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 을 구매한 뒤 2023년 2월쯤 김씨 측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미술품 중개업자 B씨가 김 전 검사로부터 김 여사가 그림을 받고 엄청 좋아했다 는 말을 들었다고 법정 증언한 것의 신빙성을 인정한 결과다.
1심은 B씨가 법정에서 주요 증언을 번복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은 B씨는 수사 단계부터 피고인이 그림 구매를 부탁한 점 등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일부 진술 번복이 있다고 해도 전체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할 수 없다 며 피고인이 B씨를 통해 그림을 매수하고 구매 대금을 지불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대통령의 여당 선거 직무, 고위 공직자 임명 등 포괄적 직무권한과 관련해 김씨에게 그림을 제공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고 짚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검사가 전달한 그림이 진품이며, 가액도 공소사실과 같은 1억 4000만 원이라고 판단했다.
김 전 검사가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사업가 김모 씨에게 선거용 차량 대여비와 보험금 등 명목으로 4200만원을 불법 기부받은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다.
지난 2월 1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김 전 검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100만여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