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공급망 규제 대응…신원·한세실업, 공급망 추적 강화 [뉴스] EU 공급망 규제에 대응해 국내 의류업계가 생산 이전 단계부터 원료 공급망 데이터를 검증하는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 출처 = Unsplash
유럽연합(EU) 공급망 규제에 국내 의류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원은 지난 7일(현지시각) AI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급망 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EU 공급망 실사와 디지털제품여권(DPP) 도입에 대비해 원료 관리 방식이 생산 이후 확인에서 생산 이전 검증으로 바뀌고 있다.
생산 전에 원료부터 검증…AI가 거래기록까지 확인
신원은 갭(GAP), 월마트, 타깃 등 글로벌 바이어에 의류를 공급하는 국내 OEM·ODM 제조기업이다. 이번에 구축한 시스템은 원료 공급망 데이터를 제품 생산 이후가 아닌 생산 이전 단계부터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급업체가 생산에 앞서 제출한 원료 조달 계획(소싱플랜)을 AI가 원료 원산지와 원단 가공지, 거래기록 등을 대조해 공급망 리스크와 오류 여부를 자동으로 검증한다. 검증된 데이터는 블록체인에 저장돼 사후 변경이나 조작이 어려운 형태로 관리되며, 감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신원은 확보한 공급망 데이터를 협력업체 평가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원료 조달과 생산 속도, 운영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급망 관리와 거래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신원은 이번 시스템을 통해 원료의 100% 추적 가능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제품 생산 이후 관련 서류를 확인하는 데 그쳤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 이전 단계부터 공급망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는 체계로 전환한 것이 이번 시스템의 핵심이다.
EU 실사·DPP 대응…원료 데이터 확보가 관건
신원이 공급망 관리 방식을 바꾼 배경에는 EU의 공급망 규제 강화가 있다.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은 2024년 7월 발효됐으며, 현재 회원국별 국내법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은 공급망 전반의 인권·환경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 디지털제품여권(DPP) 도입도 예고돼 있다. DPP는 지속가능제품설계규정(ESPR)에 따라 제품별 원료와 생산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관리·공유하는 제도다. 다만 섬유 제품에 적용될 세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관련 위임법령을 2027년께 채택할 계획이다.
두 제도는 적용 시점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료의 출처와 가공 이력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요구한다. 제품 생산 이후 관련 서류를 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 이전 단계에서 공급망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증하는 체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세실업도 추적성 강화…정부도 DPP 대응 지원
신원만 대응에 나선 것은 아니다. 한세실업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3년부터 원산지 검증 전문기관 오리테인(Oritain)과 협력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공급망 분석 플랫폼 알타나(Altana)를 도입해 1차 협력사를 넘어 2·3차 협력사까지 공급망 리스크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세실업의 공급망 관리 체계는 EU 규제보다 미국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신원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도 디지털제품여권(DPP) 대응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아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FITI시험연구원은 지난 3월 국내 섬유·패션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제품여권(DPP) 시범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FITI시험연구원은 시범사업을 통해 참여 기업의 디지털제품여권 구축을 지원하고 EU 규제 대응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