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생에너지 전력망 접속 제도 손본다…비용 부담 기업으로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독일이 증가하는 계통 연결 수요에 대응해 제도 개편에 나섰다. / 출처 = 픽사베이
독일이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누적돼 온 전력망 접속 병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편에 나섰다. 급증하는 재생에너지·대규모 배터리 저장 설비의 계통 연결 수요에 대응해, 전력망 접속 비용 부담과 접속 질서를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재생에너지 기업에 전력망 접속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 초안을 마련했다. 경제·에너지부가 작성한 이 초안은 기존의 선착순 전력망 접속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래는 독일 정부의 전력망 접속 제도 개편 방안을 주요 쟁점별로 Q&A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Q. 독일은 왜 재생에너지 기업에 전력망 접속 비용을 내라고 하나.
독일 정부는 발전·저장·소비 설비의 전력망 접속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규모 배터리 저장 설비를 중심으로 계통 접속 신청이 급증하면서, 전력망 운영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초안에는 대형 배터리 저장 시스템에서 쏟아지는 접속 신청이 전력망 운영자의 업무를 과부하 상태로 만들고, 다른 접속 신청자들의 계통 연결까지 가로막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Q. 기존 전력망 접속 제도의 문제는 무엇이었나.
현재 독일의 전력망 접속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전력망 여유나 실제 가동 시점과 관계없이, 먼저 신청한 설비가 접속 권리를 확보하는 구조다.
정부는 이 방식이 대규모 설비의 사전 용량 선점을 허용하면서, 이후 신청한 설비의 접속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전력망 확충과 유지에 드는 비용은 송배전 요금에 반영돼, 결과적으로 가정과 기업 등 전체 전기요금 납부자가 부담해 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Q. 전력망 접속 신청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늘었나.
독일에서는 아직 건설되지 않았거나 가동 시점이 불확실한 대형 배터리 저장 설비까지 포함해, 전력망에 연결해 달라는 신청이 대거 몰려 있다. 독일 에너지 업계 집계에 따르면 1MW 이상 대형 배터리 저장 설비의 접속 신청 용량은 720GW를 넘어섰다. 이미 전력망 연결이 승인된 용량도 78GW에 달한다.
이는 현재 독일에 설치된 전체 발전 설비 용량(약 263GW)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실제로 독일 전력망이 연중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순간에도 필요한 전력은 약 80GW 수준에 그친다. 정부는 전력망이 물리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요를 훨씬 넘는 접속 신청이 쌓이면서, 제도 자체가 병목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Q. 이번 법안 초안의 핵심 변화는 무엇인가.
핵심은 기존의 선착순 전력망 접속 제도를 폐지하고, 접속 비용을 발전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 전환이다.
정부는 접속 비용 부담을 통해 전력망 여건에 유리한 지역에 재생에너지와 저장 설비가 구축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력망 수용 능력을 고려한 투자 판단을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Q.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후퇴시키는 조치로 봐야 하나.
정부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량이 처음으로 화석연료 발전량을 넘어섰다.
독일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동시에 필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재생에너지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계통 병목을 완화하고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비라는 설명이다.
Q.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전력망 접속 신청이 보다 질서 있게 이뤄지고, 전력망에 유리한 입지에서의 설비 구축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법안 초안이 전력망 여건을 고려한 설비 입지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