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 통보…대통령 단독 탈퇴 가능할까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절차에 착수했다. / 이미지 = 임팩트온
미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 절차에 착수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8일(현지시각) UNFCCC를 포함해 66개 국제기구와 협약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상원이 비준한 조약을 대통령이 단독으로 탈퇴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법적 논란도 함께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메모를 통해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국제기구들로부터 철수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UNFCCC 탈퇴는 통보 후 1년 뒤 효력이 발생하며, 이때부터 미국은 파리협정을 포함한 글로벌 기후협상에서 빠지게 된다. 철수 지시 대상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유엔에너지(UN Energy), 유엔해양(UN Oceans) 등 31개 유엔 관련 기구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이들 기구 중 다수가 급진적 기후 정책과 미국의 주권 및 경제적 힘과 충돌하는 이념적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고 밝혔다.
1992년 상원 만장일치 비준 조약, 대통령 단독 탈퇴 가능한가
UNFCCC는 19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 채택돼 같은 해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비준한 조약이다. 선진국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수립과 배출량 공개 보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재원 제공 등을 규정하며 파리협정을 포함한 지난 30여 년간 국제 기후협상의 토대가 됐다. 로이터는 UNFCCC 탈퇴를 통보한 국가는 현재 미국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일부 국제법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상원의 비준을 거친 조약에서 의회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탈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의 진 수 에너지정의 디렉터는 로이터에 미국이 1992년 상원의 조언과 동의를 거쳐 UNFCCC에 가입한 만큼 탈퇴도 동일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법적 견해 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카고대학교 법학대학원의 커티스 브래들리 교수는 조약 탈퇴에 관한 규정이 미국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아 일부 대통령들이 의회 승인 없이 탈퇴 권한을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회가 2023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약에 대해 그랬듯 대통령의 일방적 탈퇴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기후변화 정책을 둘러싼 의회 내 양극화를 고려할 때 UNFCCC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재가입 경로 놓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향후 미국의 UNFCCC 재가입 가능성을 둘러싸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갈린다. 일부는 차기 행정부가 재가입을 원할 경우 상원의 3분의 2 찬성이라는 새로운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1992년 만장일치 비준의 효력이 유지돼 90일 후 재가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로이터는 양극화가 심화된 현 미국 의회에서 3분의 2 다수를 확보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후변화 특사 부대표를 역임한 수 비니아즈는 1992년 상원의 만장일치 승인 덕분에 UNFCCC 재가입이 원활하게(seamless) 이뤄질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 진영에 속한다며 핵심 기후협정 재가입을 위한 복수의 경로가 존재한다 고 밝혔다.
보프커 훅스트라 EU 기후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결정을 유감스럽고 안타깝다(regrettable and unfortunate) 고 평가하면서도 EU는 국제 연구를 분명히 계속 지지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에 전념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