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기업 비자 해결하나… 신속·합법적 미 입국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가 체포 구금되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지만, 정부와 경제단체, 해당 기업들의 신속한 공동 대처에 힘입어 다수가 자진 출국 형식으로 미국을 떠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세기를 띄워 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로 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인 비자 문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태도도 다소 전향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그동안 역대 미 행정부는 사실상 한국 기업을 압박 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해놓고도 정작 미국에서 취업, 노동이 가능한 비자를 충분히 발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당국에 비자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5 연합뉴스
구금 한국인 노동자들, 자진 출국 형식 석방
미국, 거액 투자 유치 압박하고도 비자 방치
반도체나 배터리 등 최첨단 공장을 지을 때 미국 현지에서 숙련된 인력을 고용하기가 매우 어려운데다, 양국 간 법적·문화적·관행적 차이가 너무 커서 공기는 마냥 늘어지는 사태를 피하고자 한국 기업들이 불가피하게 편법 을 사용한 측면이 있다.
한국 노동자들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를 들고 미국에 입국한 뒤 일을 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미 이민 당국의 기습 단속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노동자들 대부분이 이런 사례였다.
미국 입국 시 지닌 체류 자격으론 현장 노무 제공은 법적으로 금지되는데도 이를 위반했기 때문에 체포·구금 했다는 게 미 당국의 설명이다. 사실상 어쩔 수 없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한국 등 외국 기업들을 압박해놓고, 미국 내에 전문 인력도 없으면서 비자 문제는 해결해주지 않는 미국 정부의 행태는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임태환 조지아 동남부 연합한인회장은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에 특별 취업허가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미국에 투자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법을 존중해야 하고, 현실적·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면 그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 관람차 뉴욕을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도중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 09.07 [AFP=연합뉴스]
트럼프, 한국 기업 비자 문제 해결하나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일하도록 하겠다
이번 석방 교섭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 제기 때문인지 트럼프가 비자 문제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7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조지아 현대 배터리공장 이민 단속 작전 이후, 나는 미국에 투자하는 모든 외국 기업에 우리나라 의 이민법을 존중할 걸 요청한다 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의 투자는 환영하며, 우리는 여러분이 탁월한 기술 재능을 가진 매우 똑똑한 사람들을 합법적으로 데려와 세계 수준의 제품을 만들 걸 권장한다 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분이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다. 그 대가로 우리의 요구는 여러분이 미국 노동자들 을 고용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을 생산적 이면서도 더 긴밀하고 단합된 나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의 이런 태도는 단속 이튿날인 5일 백악관에서 내 생각에는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다 라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노동자 체포, 구금 사태를 초래한 근본 원인인 비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2025. 09. 09 [트럼프 트루스 소셜 계정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우리와 한국 관계 매우 좋아
비자 문제엔 정확히 이해…검토할 것
앞서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 관람차 뉴욕을 방문한 뒤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도 취재진에게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비자 문제와 관련해 나는 그들(한국)이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해 보겠다 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을 도와 일부 인력을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하게 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지아에서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고, 나는 그것에 관해 들었다. 우리는 전체 상황을 검토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없는 산업이 많다. 우리는 인력을 교류해야 한다. 인력 훈련 방법은 해당 분야 숙련 인력을 불러들여 일정 기간 체류하게 하면서 도움을 받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한미 관계가 긴장 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아니다. 우리와 한국의 관계는 매우 좋다.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방금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 고 말했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2025.9.6 [ICE 홈페이지 영상 캡처. 연합뉴스
정청래 이재명 대통령 신속 지시, 사태 해결
민주당, 미 이민국 한국인 노동자 구금 유감
더불어민주당은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체포·구금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이재명 정부의 신속 대응으로 석방 교섭이 잘 마무리된 것을 평가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주말 동안 국민들의 걱정이 크셨을 것이다. 유례없는 사태로 가족들과 기업 관계자들, 교민 여러분들께서 마음 졸이셨을 것이다. 다행히 구금 사흘 만에 300여 분 모두 긴급 전세기를 타고 가족 품에 돌아오게 되어 저도 기쁘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신속한 지시로 정부는 현장 대책반을 가동했고 미국 정부, 기업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신속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남은 행정 절차도 조속히 마무리되어 신속하고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 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행정 절차가 완료되면 전세기를 투입해서 우리 국민들을 안전하게 모실 것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체류 지위와 비자 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언제나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8 연합뉴스
그러나 김병주 최고위원은 미국 통상 협업 일환으로 일하러 간 우리 국민을 구금한 것에 대해 한미통상 미래를 위해 유감의 뜻을 전한다 고 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수십 조를 투자하고도 미국 공권력에 의해 쇠사슬과 밧줄 등으로 단속, 체포돼 끌려가는 모습은 우리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미 간 전략적 산업 협력이 긴밀해지는 요즘 이런 사태가 벌어지다니 심히 유감스럽다 면서 이번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외교부에 대한 문책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박성훈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수백조 원을 투자하며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우리 기업 기술자와 근로자들이 동맹국에서 양손 결박을 당한 채 험한 구금시설로 끌려가는 굴욕적인 상황을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법체류 단속이 아니라, 한미 간 신뢰 체계가 흔들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백한 외교 참사다 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