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시민단체, 금융위 ESG공시 로드맵 정면 비판...대통령실에도 전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ESG 의무 공시 로드맵 초안을 두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들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물론, 정부의 기존 정책과도 배치되는 모순적 설계 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6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국회ESG포럼 민병덕 공동대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녹색전환연구소, 플랜1.5(Plan 1.5),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Big Wave) 등 6개 단체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로드맵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ESG 의무 공시 로드맵 초안을 두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들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물론, 정부의 기존 정책과도 배치되는 모순적 설계 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코시프 제공
단기 부담만 반영한 설계… 국가 경쟁력 갉아먹을 것
참여 단체들은 금융위가 발표한 로드맵이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들의 단기적인 비용 부담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 안은 2028년(2027 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를 시작하고, 공급망 배출량인 스코프3(Scope 3) 공시는 2031년으로 유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이 초안이 확정될 경우 기후경제 시대에 우리 기업의 체질 개선 기회를 놓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겨줄 것 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기후금융 활성화, 밸류업 프로그램, 대한민국 녹색 대전환(K-GX) 등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다.
공시 대상 확대 및 스코프3 유예 단축 등 4대 대안 제시
기자회견에서는 금융위 안을 대체할 구체적인 4가지 대안이 제시됐다.
우선 공시 대상 확대다. 현재 30조원 기준으로는 대상 기업이 58개(금융기관 제외 시 29개)에 불과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총장은 거의 모든 나라들이 2030년까지는 계획했던 공시가 완료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빨라도 2033년(FY32)에야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된다 며 연결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약 223개)부터 의무공시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수용성이 문제라면 5조 원 이상(약 156개)부터 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고 밝혔다. 일본(약 343개)과 중국(약 458개) 등 경쟁국과 비교해 대상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둘째, 스코프3 유예 단축이다. 금융위의 3년 유예안 대신,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 기준에 맞춰 1년 유예를 요구했다. 대신 추정치 오류에 대해 책임을 면제해 주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적용을 병행하자는 입장이다.
참고로, 스코프 3를 CDP에 보고하는 우리 기업은 23년 127개, 24년 158개, 25년에는 222개사로 급증했고, 이들 기업은 스코프 3의 15개 카테고리 중 평균 8개 항목을 이미 산정해 보고하고 있다.
단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EU는 유예기간이 없으며, 캐나다 3년을 제외한 영국, 호주, 일본은 1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180일~1년 이라며 중국은 자율공시 유도부터 시작하여 2030년에는 모든 의무공시 대상 기업에 확대된다 고 설명했다.
플랜 1.5 한수연 정책활동가는 스코프3의 3년 유예는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 며 대부분의 나라들은 처음부터 법적 예측성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했다 고 강조했다.
공시채널: 대안으로 거래소 공시 1년 후 법정공시 전환
공시채널과 관련, 참여단체들은 거래소 공시 후 법정공시 전환 이 아니라 법정공시 조기 확립을 제안했다. 거래소 공시는 처벌 수위가 낮아 ESG 워싱(위장 환경주의) 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녹색전환연구소 정영주 연구원은 공시대상별로 별도 완충 기간을 1년 정도로 설정하고 차례로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며 올해 상반기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법정공시의 기반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제3자 인증 의무화를 통해 ESG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여단체들은 금융위가 로드맵에 제3자 인증 시간표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김민 대표는 주요국 대부분은 의무 공시시기와 동시, 혹은 1년 이후에 제한적 인증 수준에서 의무화를 시작하여, 합리적 인증 의무화로 가는 단계적 로드맵을 발표했다 며 중국은 26년(회계연도), 일본은 28년(회계연도)부터 제한적 인증 의무화를 시작하는데, 우리나라는 자율인데다가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부재해 글로벌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 밝혔다.
참여 단체들은 이번 요구안을 국회와 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고, 4월 중 확정될 최종 로드맵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