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암살 모의’… 극단 치닫는 증오 정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폭력으로 결코 뜻을 이룰 수 없으며, 또 결코 이뤄져서도 안 된다.
민주주의의 본령은 폭력이 아닌 대화와 타협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정치가 마주한 폭력적이고 혐오를 조장하는 현실은 민주주의 개념을 무색하게 만든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불과 나흘 앞두고 불거진 ‘정청래 암살단 모집’ 및 집단 테러 모의 사태는 단순한 과격 분자들의 일탈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정치적 증오가 얼마나 위험 수위에 도달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익명의 소셜미디어(SNS) 단체 대화방에서 유력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아 범죄를 모의했다는 제보들은 참담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 어떤 이유로도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폭력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파괴 행위일 뿐이다. 과거 가덕도에서 벌어졌던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해 미수 사건, 그리고 12·3 사태 당시 노상원의 수첩에 기록되었던 시대착오적인 고문기구들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러한 비윤리적이고 야만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반복되거나 모의된다는 사실은 실로 서글픈 일이다.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민주당 내의 가파른 진영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뉴이재명’이라는 프레임이 등장한 이후, 급격한 이분법 논리에 함몰되었다는 것이다. ‘친명’과 ‘친청’으로 갈라치기하는 세력들이 발을 붙이면서 갈등의 골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 선정과 선거유세 과정에서 벌어진 세 싸움을 누군가 ‘암살 모의’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폭발시키려 했다면 더욱 문제다.
당내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은 사라지고, 오직 상대를 꺾어야만 내가 산다는 맹목적인 적대감만 남은 결과라 해도 마찬가지로 암담하다.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존의 대상’이 아닌 ‘절멸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증오의 정치가 낳은 괴물이라면 문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민주주의는 폭력으로 결코 뜻을 이룰 수 없으며, 또 결코 이뤄져서도 안 된다.홍순구 시민기자 dran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