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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광주 시민군 이 46년 만에 영화로 풀어낸 상처와 치유

광주 시민군 이 46년 만에 영화로 풀어낸 상처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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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영화 5월 18일생 이 개봉된다. 1980년 광주의 열흘을 시민군으로 직접 겪은 송동윤 감독이 40여 년의 부채의식과 트라우마를 딛고 완성한 치유와 화해의 기록이다.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이메일로 송 감독과 인터뷰해 그의 소감을 들어봤다.    송동윤 감독 독일에서 마주한 결심의 순간 송동윤 감독이 영화 제작을 결심한 계기는 독일 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을 안고 살던 그는 어느 날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 개봉 논란을 보며 크게 느낀 바 있었다. 독일 도시 곳곳에서는 신나치주의자들이 외국인은 독일을 떠나라며 시위하던 때였고, 이 영화가 그들이 물어 뜯을 최적의 사냥감이 됐다. 신나치들은 영화 상영을 막으려 과격하게 시위했지만, 많은 영화관이 상영을 강행했고 잔인한 가해자들을 보며 뉘우침의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많았다. 그때 생각했죠. 그렇다. 영상을 통한 사실의 전달은 그 어떤 투쟁보다 효과적이고 세계적이다. 나도 광주 영화를 만들자.   영화의 한 장면 열흘이 아니라 40년의 서사를 선택한 이유 5월 18일생 은 1980년 5월의 열흘이 아니라, 그 뒤 40여 년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5월 18일에 태어난 여자, 그녀의 어머니, 행방불명 된 아버지, 그리고 계엄군 공수부대원. 네 사람의 교차하는 삶을 통해 송 감독은 광주의 상처가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지 보여준다. 그 열흘이 무력으로 진압되고, 그 폐허 위에 좌절과 분노, 절망과 고통이 남겨졌어요. 그것들은 온전하게 그 땅 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사람들의 몫이 됐고요. 저한테는 그것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중요했어요. 특히 주목할 점은 가해자인 공수부대원을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송 감독은 공수부대원의 등장이 당연했다고 말한다. 모든 불행은 그들로부터 시작됐고, 그들을 극복해야만 그날을 살아온 사람들이 비로소 보통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송 감독은 반공의 시대, 멸공의 구호가 난무했던 그 시절에 주목했다. 이른 아침에 산에서 이슬을 털며 내려오는 사람만 봐도 간첩으로 신고하도록 교육받던 그 시대에 젊은이들이 군에 입대했다. 1980년 5월 17일, 빨갱이를 소탕하라는 정치군인들의 명령을 받고 광주에 투입돼 학살을 자행했고, 진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살인자가 돼 있었다.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그들, 저는 그들의 삶도 중요했어요. 영화의 시놉시스에는 용서와 화해의 길을 제시한다고 적혀 있다. 이것이 송 감독 개인이 도달한 결론인지, 아니면 여전히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인지 묻자 그는 명확히 답했다. 당연히 사죄 없는 용서와 화해는 없겠죠. 그 전제를 가지고 도달한 결론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 30년 만에 이어진 약속, 그리고 감동 1996년 5월 27일 광주 전남도청이 함락된 지 16년이 흐른 그날이었다. 저녁 6시 반, YWCA에서 5ㆍ18 영화 제작 범국민위원회 가 결성됐다. 공동위원장으로는 조비오 신부, 오병문 전 교육부 장관, 이광우 전남대 교수가 선출됐다. 송 감독은 다음날 아침 영화 스태프들과 함께 망월동 묘지를 찾아 영령들에게 5월의 정신을 전 국민의 정신으로 승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방해와 탄압으로 영화 제작은 무산됐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 영화 5월 18일생  상영 범국민추진위원회 가 결성되며 그 약속이 다시 살아났다. 송 감독의 감회는 깊다. 이제 국민위원회와 같이 영령들께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잖아요. 이보다 더한 감동이 있을까요.   1996년 5월 27일 광주 YWCA에서 열린 5ㆍ18 영화제작 범국민위원회 결성식. 오른쪽부터 오병문 전 교육부 장관, 조비오 신부, 이광우 전남대 교수, 한 사람 건너 송동윤 감독. 송동윤 감독 제공 12ㆍ3이 증명한 5ㆍ18의 현재성 2024년 11월 16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 영화 시사회를 개최했지만, 윤석열의 12ㆍ3 계엄 및 내란 사태로 송 감독은 개봉 계획을 중단하고 추가 촬영에 들어갔다. 12ㆍ3 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장면이 추가되긴 했지만, 내용이나 메시지는 바뀌지 않았다. 5ㆍ18이나 12ㆍ3이나 똑같은 계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12ㆍ3을 계몽령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느새 5ㆍ18도 계몽령이 돼버리겠죠. 송 감독은 전두환은 떠났지만 5ㆍ18은 끝나지 않았다 고 말해 왔다. 그에게 지금 한국 사회에서 5ㆍ18은 어떤 방식으로 여전히 현재형인가. 5ㆍ18은 여전히 진행형이죠. 12ㆍ3에서 봤듯이, 전두환은 떠났어도 그 추종세력은 시퍼렇게 살아서 기회를 엿보고 있잖아요. 5ㆍ18정신이 제자리를 잡았다면 12ㆍ3은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5ㆍ18 영화제작 범국민위원회 결성식에서 발표하는 송동윤 감독. 본인 제공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로 만들어가는 영화 이 영화는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에 가깝다. 펀딩 참여자들의 이름을 맺음 자막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범국민추진위원회는 영화의 성공적인 상영과 아울러 헌법 전문에 5ㆍ18 민주화운동 정신이 명기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 영화에 참여하는 분들이 저에게는 소중하고, 제가 그분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은 5ㆍ18의 아픔을 함께했던 흔적을 남겨두는 일입니다. 송 감독은 개봉하기 전에는 감독의 영화지만, 개봉한 후에는 이 영화를 본 관객의 영화가 된다 고 말했다. 영화가 헌법과 민주주의 담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를 묻자 송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나 오징어 게임 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영상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제 영화 5월 18일생 이 헌법과 민주주의의 담론에 영향을 미친다면, 저로서는 행복할 것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 트라우마에서 치유로 독일 유학 시절, 공부가 트라우마를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말한 송 감독. 이번 영화 작업은 그에게 치유의 과정이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다루면서 저도 위로를 받았거든요. 5ㆍ18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청년 세대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길 바랄까? 그는 역사 영화 가 아니라 어떤 영화로 기억되길 원할까?  이 영화를 보고 광주의 아픔을 느꼈으면 해요. 그런데 저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5ㆍ18을 관통해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췄어요. 그래서 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고요. 저는 이 영화에서 음악과 내레이션에도 광주의 정서를 담으려고 무진 애를 썼어요. 영상보다 더 중요시했어요. 아픔을 안고 살아온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의 한 장면 42년 만에 지키는 약속 영화는 다음달 2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시사회를 거쳐 5월에 정식 개봉된다. 2022년부터 2년여에 걸쳐 제작된 이 영화는 송동윤 감독의 소설 5월 18일생 을 원작으로 하며, 남소연, 송연, 현서영, 정형기 등이 출연한다. 송동윤 감독은 1980년 5월 18일, 당시 재수생 신분으로 오후 2시에 광주 금남로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공수부대에 쫓기면서 시위대에 합류했다. 5월 21일 도청 앞 집단 발포 때 선두에서 행진하다가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시민군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가 26일 광주를 탈출했다. 살아남은 자로서 방황하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나 보훔대학에서 연극영화TV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에 귀국했다. 45년 넘게 묻어둔 응어리를 풀어내며 송 감독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단 한마디다.  그래, 고생했다. 너는 약속을 지켰어. 1996년 망월동 묘지에서 영령들에게 해던 약속을 30년을 넘겨 마침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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