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도관 진술 김성태 생일에 여성이 케이크 사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800만 달러 대북송금 및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2.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지난 2023년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각종 외부 음식을 제공 받았을 뿐 아니라, 김 전 회장의 생일엔 한 여성이 케이크까지 사왔다는 교도관들 진술이 법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연어·술파티 당일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에서 저녁식사가 이뤄진 데 대해 구치소 측이 잘못됐다 는 취지로 검찰수사관에게 항의성 전화를 한 사실도 복수의 교도관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당시 교도관들은 공범끼리 진술을 맞추는 진술 세미나 와 관련해선 김 전 회장 등 공범을 분리했지만 검사실만 가면 모아놓고 조사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하기도 했다 고 토로하기까지 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인 조재연 변호사를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실에서 봤다는 전·현직 교도관들의 목격담도 확인됐다.
법무부가 확보한 교도관들의 진술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에서 그간 주장한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만큼, 향후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검사실에 놀러온 것 같았다
결전의날…소주라도 한잔 먹었으면
4일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입수한 1600여 쪽 분량의 법무부 특별점검팀 문건에는 당시 계호 교도관들의 진술이 상세하게 나온다. 교도관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관들의 진술에 따르면, 대북송금 수사 초창기 검사실 분위기는 연어·술파티를 열 만큼 김 전 회장에게 호의적이었다고 한다.
ㄱ 교도관은 법무부 조사에서 식사 장소가 구치감 거실이 아니고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이었던 게 적절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며 검사가 조사를 할 때 초창기부터 김성태에게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었다. 화기애애하고 분위기가 좋았다. 놀러온 것 같았다 고 진술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연어·술파티가 열린 날로 지목된 2023년 5월 17일에도 수원지검 1313호실(박상용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에선 저녁식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도관 측은 검사실에 전화해서 일종의 항의성 전화를 했다.
ㄴ 교도관은 (5월 17일) 계장님 중 한 분이 1313호실 검찰수사관에게 전화를 해 영상녹화실에서 식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수용자들은 앞으로 구치감 거실에서 식사를 하도록 하겠다 는 취지로 전화하는 것을 들었다 며, 당시 저녁식사가 규정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ㄴ 교도관은 당시 저녁 도시락은 회덮밥이었다 며 회덮밥으로 특정하는 이유는 이전 휴일날에도 도시락을 거의 시켜주었는데 거의 다 회덮밥이었다 고 부연했다. 당시 저녁식사가 연어회덮밥, 연어초밥이었다 고 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1313호 영상녹화실(이화영 측은 진술녹화실이라고 표현). 2024.4.19. 수원지검 제공.
다른 교도관도 5월 17일 검사실 옆 영상녹화실에서 이뤄진 저녁식사가 구치소 내부적으로 문제가 됐다고 진술했다. ㄷ 교도관은 (김 전 회장 등 공범들이) 구치감 거실이 아니고 영상녹화실에서 식사를 한 것 같다 며 당시 계장님들끼리 수용자 식사를 구치감에서 시키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언쟁이 있었다 고 밝혔다.
당시 사건 관계인들의 접견 녹취 기록에서도 연어·술파티 정황은 확인된다.
법무부가 확인한 기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연어·술파티 당일인 5월 17일 구치소 접견에서 오늘은 결전의 날 이라며 소주라도 한 잔 먹고 가서 이야기하면 편할 판인데. 내가 변호사한테 이야기해 봤으니까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 있잖아. 물은 좀 있잖아. 석수같은 거. 한번 이야기해보라구 해 라며 흉금없이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면 좀 어떠냐 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페트병에 담긴 술을 마셨다 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이 물 석수 등을 언급한 대목은 페트병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어·술파티 당일 수원지검에 출정했던 김태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은 저녁식사 메뉴였던 회덮밥 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본부장은 연어·술파티 닷새 뒤인 2023년 5월 22일 구치소에 면회를 온 지인이 회덮밥 먹고, 다 들었어 XX야 라고 말하자, 회덮밥? 다 같이 먹는데 그럼 회덮밥 먹어야지 라고 맞장구쳤다.
이같은 교도관 진술과 사건관계인 접견 기록은 법무부가 수원구치소 수용자들로부터 받은 자술서 내용과도 맞아떨어진다.
당시 구치소의 한 수용자는 자술서에서 (2023년 5~6월쯤 이화영 전 부지사가) 오늘은 늦었네요. 하지만 술 한 잔 해서 기분은 좋습니다 라고 말하시고, 저희가 안주는 뭐드셨냐고 물으니, 회(초밥?)을 드셨다고 자랑하셔서 같이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라고 했고, 다른 수용자는 (2023년 7월 이전) 이화영 형님이 오늘은 검사랑 김성태 쌍방울 회장과 한 잔했다고 이야기했다 라고 진술했다.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박상용 법무연수원 교수의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중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발언권 요청하고 있다. 2025.10.23. 연합뉴스
젊은 여성이 생일날에 케이크 사와
회장이나 돼 가지고 햄버거 좋아해
김 전 회장에게 수시로 외부 음식이 제공됐다는 의혹 역시 복수의 교도관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 교도관들의 진술 내용도 대체로 일치했다.
- 박상민(전 쌍방울 회장 수행비서)이 외부에서 커피를 사 가지고 온 것을 몇 번 봤다.
- 박상웅(전 쌍방울 이사)과 박상민이 검찰청에 올 때 커피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로 사 왔고, 마카롱을 사 온 것도 한 번 목격한 적이 있다.
- (박상웅과 박상민이 사온 커피는) 메가커피나 이런 종류였고, 과자는 쿠쿠다스 같이 개별 포장된 과자를 사 가지고 왔다.
- 떡을 먹는 것은 본 적이 있으며, 음료를 먹는 것을 본 적도 있다.
- 영상녹화실에 구운 계란, 과자, 비타 500 비슷한 음료, 물, 커피, 김밥하고 샌드위치가 간식으로 놓여 있었던 적은 있었다.
커피나 과자 등 다과류뿐만 아니라, 치킨이나 햄버거와 같은 음식이 제공되기도 했다.
한 교도관은 치킨이 평일에 한 번 배달된 적이 있다 라며 종이컵에 덜어서 구치감 거실에 넣어준 것으로 기억한다 고 진술했고, 다른 교도관은 김성태가 햄버거를 좋아했다. 그래서 햄버거를 한 번 가지고 온 것은 기억한다 며 속으로 회장이나 되어 가지고 햄버거를 좋아해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고 떠올렸다.
김 전 회장의 생일에 한 여성이 케이크를 사왔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문건에 담겨 있었다.
ㄹ 교도관은 조사 과정에서 김성태의 생일에 애인인지는 확실치 않은데 외부 젊은 여자가 케이크를 사가지고 수원지검에 찾아와서 축하해 주겠다고 해 수용자는 외부에서 사온 케이크를 먹을 수 없다고 말하며 제지했다 며 내연녀인 ○○○은 아니며 다른 젊은 여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라고 말했다.
이 밖에 교도관들은 갈비탕, 짜장면, 회덮밥, 설렁탕 등 다양한 음식들도 제공됐다고 진술했다.
- 휴일 수용자 도시락으로 갈비탕, 육회 비빔밥, 짜장면, 회덮밥 같은 것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당시 계호했던 직원들에게도 같이 사 주어서 기억한다.
- 휴일에 한 번 검사조사를 간 적 있는데, 그때 도시락으로 설랑탕인가 곰탕인가를 시켜줘서 한 번 먹은 것 같다.
- 2023년 5월 29일(대체 공휴일) 외부 도시락으로 삼계탕하고 설렁탕을 먹은 기억이 있다.
- 육개장을 먹은 기억이 있고, 갈비탕, 곰탕, 설렁탕도 먹은 기억이 있다.
KH강원개발 조경식 전 부회장이 기록해 놓은 연어술파티 기록. 2025.9.2. 민주당 서경석 의원 제공
조경식 전 케이에이치(KH)그룹 부회장이 증언했던 고급 도시락 과 관련한 교도관의 진술도 있었다.
(2023년 10월 ○○일) 이날 저녁은 육회, 초밥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지급했다. 이날 도시락은 박상민이 사 가지고 왔는데, 도시락을 주면서 하나는 검사님, 하나는 수사관님, 하나는 교도관님, 하나는 저희 회장님거라고 말을 하면서 비싼 도시락이라고 자랑을 해서 기억한다.
검사실만 올라가면 다 함께 앉혀 놔
공범 분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 했다
이처럼 쌍방울 직원들이 자유롭게 수원지검을 드나들며 김 전 회장이 먹고 싶은 음식과 음료 등을 제공한 가운데, 공범끼리 진술을 맞추는 진술 세미나 도 진행됐다. 특히 다수의 교도관들은 공범 간 분리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토로했다.
한 교도관은 이화영,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 등 공범에 대해 검사의 소환이 있으면, 각 수용자별로 계호 근무자가 지정이 되고, 지정된 계호 근무자가 수용자 한 명씩 분리해서 감사실로 이동했다 며 (그러나) 검사실에 올라가면 영상녹화실에 공범들을 다 함께 앉혀 놓고 검사조사를 해서 우리가 하는 공범 분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하기도 했다 라고 조사에서 밝혔다.
다른 교도관은 저희가 공범 분리를 철저히 해봤자, 창고 라는 공간에서 함께 대기시키는데 공범 분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 며 창고 라는 공간에서 공범들이 대기하는 경우 공범들이 서로 대화를 하지 못하게 철저하게 공범 분리를 하지는 못했다.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다 고 했다. 영상녹화실 조사 중에는 공범들이 같이 앉아서 조사를 받고, 교도관들은 녹화실 밖에서 기다렸다는 진술도 있었다.
2023년 4~6월경 수원지검 1313호실 내에서 조재연 변호사를 목격한 사실이 있다 는 진술도 나왔다. 해당 진술을 한 교도관은 조재연 변호사는 제가 서울구치소 근무할 때 특수부 검사여서 얼굴을 알고 있었다 며 당시 조재연 변호사가 1313호실 박상용 검사하고 인사하러 온 것을 한 번 봤다 고 말했다.
조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제외한 대북송금 사건 공범들을 만나 진술 방법을 미리 알려줬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
한 전직 교도관은 (당시) 조재연을 목격한 것은 검사 사적 공간이 아니고 영상녹화실이이었다. 그때 이화영은 없었고 공범들(김성태, 방용철, 안부수)이 왕창 몰려있을 때 였다 며 당시 조 변호사는 말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팩트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말을 돌리면 안 된다, 확실하게 짚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고 밝혔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수원지검장 출신인 조재연 변호사(가운데)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왼쪽)이 옥상 가든파티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공개했다. 2024.10.2. 시민언론 뉴탐사
법무부가 확보한 전·현직 교도관들의 진술과 김성태 전 회장 등 사건관계인의 접견기록, 수용자 자술서 등은 그간 이 전 부지사나 조경식 전 부회장 등의 증언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윤석열 정권 조작 기소 관련 국정조사가 이뤄진다면, 이 전 부지사를 회유·압박한 과정에 대해 집중적인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수원지검 수사 담당이었던 박상용 검사는 지난해 9월과 10월 국회에서 법무부 조사 결과에 대해 그런 일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면서 전면 부인했다.
김성진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허재현 리포액트 대표기자·김시몬 뉴탐사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