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눈독…이통3사 IDC 차별화 전략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6일 평촌에 두번째 데이터센터인 평촌2센터 착공식을 진행했다. /사진=LGU+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이통3사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업인 통신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반면 초거대 AI 활용 확산으로 데이타센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 들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유무선 통신 사업 성장세는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성장세는 두 자릿수로 증가하며 높은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데이터센터는 대량의 자료를 저장·처리·유통 하는 시설이다. 이통3사가 통신 외에 미래 핵심사업을 삼고 있는 인공지능(AI) 고도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인프라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는데 이 역시 데이터센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이통3사 외에도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부지 확보를 위한 차별화 요소는 앞으로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량의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에너지 절감도 중요하지만 수도권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기피하는 시설로 여겨지고 있어 친환경적인 측면과 상생요소도 부각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이통3사가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약 25개 정도지만 각 사가 최근 밝힌 추가 건립 계획에 따르면 향후 7년 이내에 40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중인 SK텔레콤(SKT)은 현재 일산·분당·서초·가산 등 6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12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월26일 유영상 SKT 대표는 AI 전략설명회에서 "AI 피라미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는 1층은 AI 인프라다"라며 AI사업 확대에 있어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T는 데이터센터와 관련 구체화된 목표도 공개했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수준인 200메가와트(MW)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5년간 AI 인프라에 투자한 비용을 2%에서 향후 5년까지 11%로 늘린다. 국내 외에 해외에도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KT의 경우 KT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 사업을 맡아 운영 중으로 현재 목동·강남·여의도·용산 등에 데이터센터 1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5년 5월 오픈을 목표로 최근 경상북도 예천에 데이터센터 착공식을 진행했다. 총 사업비는 약 1100억원 규모다.
LG유플러스는 평촌과 논현·서초·가산·상암 등 5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초와 평촌 지역은 각각 2개 센터를 운영중이다.
최근에는 2015년 오픈한 IDC인 평촌메가센터에 이어 서버 20만대를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규모 평촌2센터를 완공해 내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까지 신규 IDC 추가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이통3사외에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확보에 나서면서 IDC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4000억원에서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거듭하며 오는 2025년에는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 하기 위한 전략으로 데이터센터의 ESG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적인 요소도 적극 강조하고 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는 부분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전력 과다 사용과 탄소 배출 문제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설립될 경우, 전자파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 항의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아예 건립 자체가 무산되기도 한다. 최근 준공을 마친 LG유플러스의 평촌2센터 역시 일부 주민의 민원에 따라 전자파 차폐막 설치 등에 따른 재시공으로 공사 완료가 늦어진 사례다.
수도권 쏠림 현상에 따른 지방의 데이터센터 소외 현상 역시 큰 문제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경우 대규모 보다는 친환경, 지역 상생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최근 공개한 액침냉각 시스템. /사진=SKT
SKT는 최근 데이터센터의 탄소배출 문제에 도움이 되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소개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해 24시간 돌아가며 고열이 발생하는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에 담그는 기술이다. 총 전력을 최대 37%까지 절감하는 등 효과도 검증했다. 내년 중 SKT의 인천 사옥 내 데이터센터에 해당 시스템을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평촌2센터는 기존 센터 대비 냉방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하는데 주력했다. 초대형 IDC일수록 열 발생량이 많아 이를 식힐 수 있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데 최적의 온도관리 시스템을 구성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지열·태양광설비·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도 부각하고 있다.
이통3사중 가장 많은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KT는 수도권 중심의 IDC 쏠림 현상을 타개하고 지역 사회와 동반 상생하기 위한 맞춤형 데이터센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착공한 경북형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대표사례다.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방분산 정책 발표 이후 추진된 첫 사업으로 경상북도의 행정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방의 경우 데이터센터 유치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미친다고 생각해 유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라며 "앞으로는 에너지 절감이나 친환경적인 요소 외에도 지역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IDC 모델 제시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