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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탄소배출권 사업모델 성공비결은? 토니 리나우도 호주월드비전 수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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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사회공헌 사업을 하면서 탄소배출권(Carbon Credit)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기업이 있을까? 개발도상국 주민들이 사업을 통해 돈도 벌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지역이 있을까? 토니 리나우도(Tony Rinaudo, 66) 호주 월드비전 기후변화대응 수석고문은 이러한 ‘윈-윈(WinWin) 모델’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그가 20년 동안 이뤄낸 사업은 ‘FMNR(Farmer Managed Natural Regeneration)’이라고 불린다. FMNR을 쉽게 설명하면, 농민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대응 산림복원사업이다. 특이한 점은 나무를 전혀 심지 않고 숲을 복원하는 것이다. 주민주도경관복원 사업으로 가나 야메리가 지역에 숲이 돌아왔다. 그게 가능할까. 에티오피아 험보(Humbo) 지역의 경우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총 25만5000톤의 탄소 격리를 인정받아 탄소크레딧을 발행받았으며, 100만달러(약 13억원)의 배출권 수익이 지역사회에 환원됐다. 이 사업은 세계은행의 바이오카본(BioCarbon)기금을 통해 지원받았는데, 사업 초반 이 사업을 통해 발행된 크레딧은 세계은행에서 모두 구입했다고 한다. 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건조한 지역을 바꿔 수백만 명의 생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대규모로 이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대안노벨상(Right Livelihood Award)을 수상했다. 이 상은 매년 인류가 당면한 현안에 실질적이고 탁월한 공헌을 한 인물에게 주어지는데, 2019년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 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사연은 폴커 슐렌도르프(Volker Schlöndorff, 독일 영화 감독)의 다큐멘터리 ‘숲메이커(The Forest Maker)’(2022)로도 제작됐으며, 2022년 국경없는 영화제(Film Without Borders film festival)에서 상영됐다. 지난 14일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토니 씨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안노벨상을 수상한 토니 리나우도(Tony Rinaudo, 66) 호주 월드비전 기후변화대응 수석고문/월드비전 Q. FMNR사업을 언뜻 들어보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무를 심지 않고 어떻게 숲을 만들 수 있는가. FMNR 사업을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됐는가. “농업경제학자로서 1981년 선교단체와 함께 아프리카 니제르에 갔다가 다양한 사업을 했다. 당시는 기후변화가 뭔지 잘 몰랐고, 땅이 척박한 이유가 ‘산림파괴(Deforestation)’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묘목을 키웠고 나무를 심었는데, 80%가 죽었다. ‘우리는 배고파 죽겠는데, 나무 심으라고 한다’면서 마을 사람들도 비웃었다. 2년 반 정도 일하다 희망을 잃어 다시 호주로 돌아가려고 했다. 정말 우연히도, 늘 다녔던 척박한 땅에서 잡초 같은 것이 자란 걸 봤다. 가까이서 보니 잡초가 아니라 ‘관목(bushes)’이었다. 그때 알았다. 땅속에는 이미 ‘숨겨진 숲’이 있다는 것을. 나무를 벌목하더라도 나무뿌리는 살아있다. 50%가량은 땅속에서 영양분을 품고 있으며, 수분도 끌어당긴다. 하지만 이렇게 관목이 올라와도 사람들이 금방 잘라내 땔감으로 쓰고, 가축들이 먹어 치우면서 복원을 방해한다. 새로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었다. 땅속 나무를 잘 살려내기만 하면 됐다.”  Q. 땅속 뿌리가 나무로 자라고, 이것이 숲까지 이루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어떤 식의 과정을 통해 FMNR 사업을 성공시켰는가. “처음 시작한 게 1983년, 니제르 지역에서 10명의 현지 농민 지원자를 받았다. 그들의 땅에서 함께 시도해 보자고 했다. 1년 동안 약 3000평 규모 땅에서 40그루 나무만 먼저 재생해 보자고 설득했다. 서로의 기술과 경험을 공유해 가면서 이뤄진 일이다. 우선 관목들이 있는 위치를 찾은 다음, 이 관목의 건강한 가지들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가지치기한다. 나무가 훨씬 빨리 자란다. 주변 가축이 나무를 뜯어먹는 걸 막기 위한 장치를 한다. 니제르에는 혼농임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나무 사이에 농작물을 재배하고 이를 수확했다. 나무뿌리가 물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농작물에 관개수로의 역할을 한다. 가뭄이 심할 때 나무와 멀리 떨어진 곳의 농작물은 말라 죽었지만, 나무와 가까이 있던 농작물은 잘 자랐다. 당시 니제르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기 때문에, 종자나 비료 지원 같은 지원은 거의 없었다. 큰 기술 없이 산림복원을 이뤄냈고, 이렇게 20년 동안 500만 헥타르에서 복원한 나무가 20억 그루다. 새로 심은 나무는 하나도 없었다.” 니제르 정부는 그에게 외국인 최고 영예인 ‘농업 공로훈장’을 수여했다. 1999년 월드비전 호주로 자리를 옮긴 토니 씨는 FMNR 사업을 본격 도입에 나서, 전 세계 29개국에 이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토니 씨는 1983년, 니제르 지역에서 10명의 현지 농민 지원자를 받고 그들의 땅에서 나무를 재생해보는 시도를 시작했다./월드비전 Q. 이 사업을 통해 어떻게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2006년 호주월드비전에서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보자고 시도했는데, 당시 이런 시도를 하는 NGO는 거의 없었다. FMNR사업은 조림 및 재조림사업으로 유엔으로부터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을 인정받았다. 즉, 온실가스를 감축한 만큼 탄소배출권을 발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발적 탄소시장인 ‘골드스탠다드’의 인증을 받았고, 당시 탄소배출권가격은 톤당 4달러였고, 지금은 톤당 12~15달러(1만5000원~1만9000원)로 판매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상호 합의하여 수익 배분모델도 만들어, 탄소 수익의 65% 이상은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 Q.사업의 리스크는 없는가.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의 경우 여러 가지 리스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해당 정부와 지역 농민들은 FMNR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니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쉽사리 습관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이전과 똑같은 관행대로, 나무 조림에만 힘을 쏟았다. 어차피 환경이 나쁘면 80~90%의 나무가 죽는데도 말이다. FMNR이 제대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이 2012년부터다. 지금은 많은 전문가들이 FMNR을 ‘게임체인저(Game Changer)’라고 말한다. 혼농임업을 통해 니제르에서 가구소득이 연 1000달러(약 129만원) 이상 늘어나는 게 입증됐다. 나무 조림만 하는 사업의 경우, 탄소 격리 인정에 최소 5~6년이 걸린다. FMNR사업의 경우 재생효과가 빠르면 2년 후에도 지역 커뮤니티에 탄소수익을 환원할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 아프리카에 비해 아시아지역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토지사용권 허가를 받기 어렵거나 어떤 작물이 경제성이 높은지 파악하느라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년 동안 29개국에서 겪은 시행착오 경험이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한국월드비전은 호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FMNR을 활용한 탄소크레딧 사업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월드비전 호주의 에티오피아 사업장 바로 옆 지역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며, 현재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토니 씨는 해당 국가의 정부와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게 큰 과제였다고 설명했다./월드비전 Q. 한국의 대기업도 탄소감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해외 수출기업이 많아 사회공헌사업을 대부분 수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좋은 모델일 것 같은데,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예전에는 월드비전이라는 해외아동 및 지역개발사업을 하는 NGO에서 왜 환경사업을 하느냐는 의문도 있었지만, 기후변화가 개도국의 가장 취약한 주민들 특히 아이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입증되면서 지금은 그런 문제 제기는 없다. 게다가 탄소배출권 가격이 올라가면서, 사업의 타당성도 확보됐다. 월드비전의 탄소배출권 사업의 경우, 탄소격리효과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SDGs(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에 부합하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프리미엄이 있다. 호주에서도 기업들이 크레딧을 구매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아예 사업구조를 만들었다. 월드비전 호주에서 먼저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해, 우간다, 에티오피아, 케냐, 잠비아 등 4개국에 FMNR 탄소배출권 사업을 10개 정도 개발하기 시작했다. 크레딧은 이미 선구매자를 통해 모두 판매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호주에서도 개인 고액 후원자, 재단 등으로부터 150만달러(약 19억원)을 후원받았다. 4개국의 황폐화된 땅 20%는 FMNR사업을 통해 복원하고 싶다. 이미 호주를 통해 성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적극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잃을 게 없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토니 씨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지역 신규조립사업의 경우 1ha에 400-8000달러(약 50만~1000만원)이 들지만, FMNR사업은 1헥타르당 40달러(약 5만원)가 든다고 한다./월드비전 토니 씨는 마지막으로 “일반적인 조림사업에 비해 FMNR은 따로 나무를 심을 필요가 없어 36%가량 사업비용이 저렴하다”면서 “아무리 나무를 심어줘도 지역주민들이 그걸 통해 수익을 얻지 못하면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충고했다. 사업의 성공은 ‘지속가능성’에 있으며,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그 사업에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의 ‘혜택’ ‘이득’ ‘자발적인 동기’에 있다는 것, 그가 던진 교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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