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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장 달라 …컷 오프에 맞선 삭발 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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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을 가리기 위해 밀어버린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겠지만, 한번 돌아선 민심은 결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에게 삭발은 본래 배수의 진 이었다. 자신의 안위보다 높은 가치를 위해 신체의 일부를 깎아내며 결기를 증명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국민의힘 후보들이 줄지어 선보이는 삭발식은 이와는 거리가 먼 공천이라는 사적 이익 을 위한 노골적인 투정 으로 보인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 처리를 명분으로 국회 앞 삭발을 감행했다. 도민의 염원을 담았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직후 단수 공천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모습은 행위의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정책적 역량과 협치로 풀어야 할 입법 과제가 자극적인 퍼포먼스와 결합해 마치 공천 확정을 알리는 축포 처럼 활용된 셈이다. 평소 합리와 논리 를 강조해 온 박형준 부산시장 역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머리를 밀었다. 지역 발전을 위한 절박함이라 강변하겠으나, 선거철이라는 시점과 맞물려 공천 안정권 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행정가로서 탁월한 능력을 증명해야 할 현직 시장이 왜 거리의 투사 흉내를 내야만 하는지 유권자들은 의아할 뿐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항의하며 나를 자를 사람은 도민뿐 이라 외치며 삭발한 장면은 적나라하다. 과연 그 머리카락이 잘려 나갈 때 담긴 뜻이 시민을 위한 헌신이었는지, 아니면 권력 연장을 향한 탐욕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민의힘 공천 소동 중 가장 뜨거운 곳은 단연 대구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역시 이 삭발 투쟁 의 대열에 합류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정치인의 삭발이 대중의 공감을 얻으려면 그 행위 뒤에 진정한 자기희생 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삭발 행렬에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집착과 중앙당을 향한 압박만 가득하다. 뚜렷한 철학이나 행정적 성과로 승부하지 못한 채, 신체 훼손을 통해 동정표를 구걸하는 방식은 유권자의 수준을 무시하는 처사다. 유권자들은 깎인 머리 보다는 채워진 공약 과 검증된 역량 을 보고 싶어 한다. 낡고 고루한 퍼포먼스로 공천 티켓을 따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심의 눈높이를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탐욕을 가리기 위해 밀어버린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겠지만, 한번 돌아선 민심은 결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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