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의 분당아파트 사례로 본 ‘부동산 정상화’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은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던 성남시 분당 아파트를 매각하기로 지난 2월 27일 가계약을 맺었다. 언론 보도를 보면, 해당 아파트에는 세입자가 살고 있어 오는 10월까지 매각 절차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998년 3억 6600만 원에 이 아파트를 분양받아 28년간 보유하다가 시세보다 2~3억 원 낮은 29억 원에 매물로 내놓자 금세 가계약 체결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으나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의지를 국민께 몸소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에 인천시 계양 센트레빌 3단지에 전세로 입주했다가, 2025년 21대 대통령이 된 뒤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한남동 관저로 거처를 옮겼다. 청와대 관저 보수 공사가 마무리되면 청와대로 이전할 예정이며, 임기가 끝나면 사저를 마련해 이사하게 된다.
중앙일보는 아파트 매매(실은 가계약) 사실을 보도하며 이란 제목을 달았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왜 이렇게 악의적인가”라고 반응했다. 부동산 정상화를 위해 주거용 1주택까지 내놓는 결단을 내렸는데도 시세 차익을 부각한 보도에 섭섭했던 것 같다. 중앙일보는 그 후 제목을 이렇게 수정했다. .
이 대통령이 얻은 부동산 이익은 얼마?
우선, 이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입가격 3억 6600만 원을 안정적인 대상에 투자했다고 하면 28년 후 얼마가 되었을지 계산해 보자. 금리를 넉넉히 잡아 신용등급 AA-회사채 3년짜리 이자율을 매년 대입해 보면 14억 원 정도 된다. 아파트 매각액 29억 원은 이보다 15억 원 더 많다. 20년 이상 보유한 1세대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 특별공제 80%를 적용하면 양도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약 1억 원 정도 내게 되는데, 그래도 14억 원가량 더 많다.
참고로, 회사채란 주식회사가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채무증서 형식으로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며, 신용등급 AA-는 안정적인 수준이다. 회사채 3년 AA-의 이자율은,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높다.
그러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 사정은 어떨까? 필자가 거주하는 대구의 한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필자는 현재 이 아파트를 2000년에 1억 4400만 원에 사서 26년간 살았다. 이 매입액에 위의 분당 아파트에서와 같은 이자율을 대입해보면 26년 후에는 4억 3000만 원정도가 된다.
그런데 최근 시세는 3억 5000만 원 전후로,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와는 달리, 매입가격 원리금보다 8000만 원정도 적다. 두 아파트를 비교하면 우리는 두 가지 불편한 진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 대통령처럼 부동산을 재테크 목적으로 소유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해야 ‘부동산 정상화’
부동산을 단지 소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얻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는 제도에서는 이런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아무런 노력과 기여도 없이 차지하는 부당한 이익이고,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손실을 주는 악성 이익이다. 부동산 재테크에 투입되는 자금만큼 생산적 투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제에도 부담을 준다. 따라서 ‘부동산 정상화’ 정책은 당연히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이 기본이어야 한다. 불로소득만 없다면 대출 규제도, 다주택 소유 제한도, 거래 규제도 다 필요 없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는 최선의 수단은 ‘지대이자차액세’다.(아래 관련기사 불로소득, 보유세로 환수해야 부동산 정상화 가속 참고) ‘지대이자차액세’는 부동산 임대가치(지대)에서 매입가격의 이자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매년 징수하는 보유세이며, ‘이자 공제형 지대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세금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완전히 환수해 현실시장을 교과서에 나오는 정상적인 시장처럼 작동하도록 만들어준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도입 즉시 부동산 투기가 사라진다. 더구나 부동산 매매가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므로, 경제에 충격을 주지도 않고 재산권 침해라는 위헌 시비도 생기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습니다.”
그렇다. 부동산 이해관계라는 색안경을 벗은 정책 담당자의 눈에는 불로소득 차단이 부동산 정상화의 기본이라는 진실이 바로 보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세금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보유세 강화라는 칼을 지금까지 제대로 뽑아 쓰지 않았다는 뜻으로 그렇게 표현했다고 이해하면서,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