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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Q Local] ‘스몰 브랜드’ 그리고 ‘로컬’의 교차점엔 반드시 기회가 있다[채용]
지난 10월 10일(목), 경북 영주에 위치한 STAXX에서 특별한 브랜딩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로컬의 특성을 고려한 브랜딩 강연 및 워크숍이었는데요. 이번 교육은 STAXX가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 협력해 추진 중인 ‘2024 청년경제인 계속성장 지원사업’ 내 ‘로컬 비즈니스 특화 교육’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2회차를 맞은 본 교육은 경북 지역의 로컬 창업가가 지닌 사업적 고민과 향후 성장 방향성 수립 지원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인사이트 있는 메시지로 가득했던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한 스케치 아티클로 전해드립니다.-스몰 브랜딩? 일반 브랜딩과 무엇이 다르지?먼저 이번 교육의 핵심이었던 ‘소규모 브랜드’를 위한 브랜딩 전략 수립을 위해 ‘스몰브랜더(대표 김시내, 최용경)’의 문영선 매니저의 강의가 진행됐다. ‘스몰브랜더’는 규모가 작은 기업만을 위한 브랜드 기획 및 전략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기업으로, 창업자인 김시내 대표는 와디즈에서 5년 간 2천여 개의 브랜드, 그리고 400여 개의 프로젝트의 브랜딩을 도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해당 과정에서 스몰 브랜드가 가진 인력 및 자본의 한계를 깨닫고 작은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브랜딩 이슈를 축적, 필요 전략을 구축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의를 진행 중인 ‘스몰브랜더’의 문영선 매니저 ©임팩트스퀘어
문영선 매니저는 스몰 브랜드를 두고 ‘고용 인원이 15인 이하이면서 투자 유치를 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생하는 브랜드’로 정의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로컬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일치했다. 더하여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재미있고 신기한 것, 그리고 새로운 것에 끌리기 마련인데 로컬 브랜드는 대중적 유행과 별개로 로컬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몰 브랜딩과의 연결성이 높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나아가, 스몰 브랜드의 경우 브랜딩이 잘 되어 있는 상태라면 동일 퀄리티 대비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소규모 로컬 브랜드에게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영선 매니저는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고객에게 보내는 ‘매력적인 제안’의 총체라고 생각한다”며 “이 매력적인 제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하는데, 바로 3W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3W란 ‘Why(왜), Whom(누구에게), What(무엇을)’을 일컫는데, 풀어서 살펴보자면 ‘우리는 이런 이유로 브랜드를 설립했는데(Why), 이것은 당신같은 사람에게 딱 어울리는 브랜드이다(Whom), 구체적으로 이런 제품/서비스를 만들었는데 한 번 구매해보겠는가?(What)’를 하나의 흐름, 내러티브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미션, 고객, 제품을 정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것을 ‘제안’의 형태로 다시 쓴다는 것이다. 즉, 3W를 정의하는 것은 곧 기업이 전달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제안을 ‘언어화’하는 일련의 과정이며, 이 내러티브가 단단하게 만들어졌을 때 지속가능한 마케팅 전략을 전개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문영선 매니저는 “기업의 Why, Whom, What이 정리되는 것 만으로도 완결성있는 마케팅 스토리가 완성되는 것”이라며 “마케팅을 하다보면 인스타그램 콘텐츠도 발행해야 하고 상세 페이지 기획도 해야 하고, 슬로건 및 카피라이팅을 만드는 등 수많은 파생 콘텐츠 기획이 필요한데, 3W에 대한 정의 없이는 중구난방의 기획이 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매력적인 제안의 힘은 계속해서 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곧 자본이 부족한 스몰 브랜드에게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도 이어졌다.그는 스몰 브랜딩의 좋은 예시로 ‘올라까삐딴(가죽신발 브랜드), 코니(아기띠 브랜드)를 꼽았다. 두 브랜드 마케팅의 공통점은 대표자가 제품을 만들게 된 스토리(Why)를 깊이 있게 청취한 뒤, 해당 이야기를 기반으로 Whom, What을 연결해 마케팅 콘텐츠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문영선 매니저는 “코니의 경우, 브랜딩 논의를 위해 대표님과 처음 만났을 때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기띠를 어떻게 착용하는지, 이게 주양육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아주 세부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며 “단순히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과, 목표 성과 등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제품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쓰여졌으면 좋겠는지 논의하면서 3W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고 이것이 코니라는 브랜드가 가진 매력적인 제안의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코니는 스몰 브랜드로 시작해 현재는 아마존 플랫폼에서 해외 매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스몰브랜더는 이와 같이 소규모 브랜드가 살펴보면 좋을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 사례를 발굴하여 ‘스몰 레터’라는 자사 콘텐츠로 발행하고 있다. 문영선 매니저는 “스몰브랜더는 작지만 강한 브랜드들과 계속해서 함께 걸어갈 것”이라며 “실제로 사업에 적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노하우와 사례를 담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구독해보시기를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농업 생산물에 ‘힙(Hip)’을 입혔고, 그렇게 ‘힙한 토마토’가 세상에 나왔다. 이어지는 강의는 ‘힙토(HIPTO)’의 박지현 대표가 맡아 진행했다. 힙토는 ‘힙한 토마토’의 줄임말이다. 박지현 대표는 대추방울토마토를 생산하는 농부의 자녀로 “가업이라고 해도 토마토 농사를 지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농산물 유통’과 ‘힙’, 두 개의 키워드가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지현 대표는 “좀 더 알아보니 농업 생산자가 유통까지 함께 할 때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나아가 유통 영역에서는 패키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됐고, 평소 패션 및 힙한 트렌드에 관심이 많았던 상황이다보니 ‘이거 잘 엮어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라는 생각에 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보통의 대추방울토마토들의 상품 패키지를 보여주며, 전국의 대추방울토마토는 거의 대부분 똑같은 컬러 및 디자인의 종이 박스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생산자와 생산 지역이 모두 다름에도 천편일률적인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농가의 특수성, 브랜드가 부각되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기획했다. 바로 ‘이 세상에 없는 새로운 토마토’라는 슬로건을 필두로 한 힙한 토마토 브랜드다. ‘힙’이라는 컨셉을 입히기 위해 패키지부터 손봤다. 그는 빨간색 대추방울토마토가 잔뜩 그려져있는 기존의 패키지 대신 검정색과 빨강색, 그리고 흰색을 사용해 세상에 없던 토마토 패키지를 만들어냈다. 잠재 구매자 또한 토마토를 좋아하는 일반 대중에서 더욱 세분화하여 ‘힙한 제품을 찾는, 그러면서도 토마토를 선물하고 싶은 2030’을 타겟해 온라인 유통채널을 개설했다.
강연을 진행하는 ‘힙토’의 박지현 대표. 화면 속엔 힙토의 패키지 및 룩북 이미지가 담겨있다 ©임팩트스퀘어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로 새로운 타겟의 니즈를 고려해 ‘토마토를 갈아먹는 게 익숙한 젊은 구매자’를 위한 고블렛잔을 굿즈 형태로 만들어 토마토와 세트로 판매하며 힙한 선물을 하고 싶으면서도 신선한 토마토를 좋아하는 2030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때, 브랜딩 및 패키지를 변화시킴으로 인해 확장된 것은 타겟뿐만이 아니었다. 박지현 대표는 “저희 아버지는 한 가지 농사 철학을 가지고 계신데 ‘농산물은 땅의 힘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많은 토마토 농가가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팜으로 재배 기반을 옮기는 추세이고,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철학이 토경재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보니 사실 생산량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힙’을 입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토경재배를 기반으로 하는 생산 농가들의 고민 또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많으면 60배까지 차이가 나는 생산량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다시 한 번 브랜딩의 본질과 가치를 상기했다.그는 “아버지의 철학대로 저 역시 땅에서 키워진 농산물이 훨씬 건강하고 튼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사람들은 식탁 위의 토마토가 어떻게 키워졌는지, 어떤 재배방식을 택했으며 누가 키웠는지 모를 수 밖에 없었다”며 “힙토 패키지 안에서는 토경재배 농산물이라는 설명을 기재한 작은 엽서를 동봉하고 있고, 이 엽서도 힙한 그래픽을 입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즉, 단순히 패키지를 예쁘게 만드는 것에서 더 나아가 토경재배 토마토의 가치를 더해 브랜딩을 추진했고, 이것이 스마트팜에 비해 떨어지던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상쇄하는 동력이 되었다. 이후, 그는 젊은 소비자를 만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뿐만 아니라 힙한 카페, 식당들과 팝업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거나 특색있는 굿즈를 만들어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힙토’의 정체성과 브랜드를 다각도로 전달하고 있다. 더하여 농산물로는 거의 최초로 룩북을 촬영, 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힙토만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 후 오랜 시간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산, 판매를 해오신 아버지의 반응은 어떤지,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는지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지현 대표는 “매출은 4배 정도 상승했다. 토마토는 보통 작황에 따라 경매장에서 결정해주는 가격에 판매를 하게 되는데 가격 변수가 크고, 유통마진을 생각하면 대체로 경매가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힙토라는 별도 브랜드를 토대로 우리가 책정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다보니 조금 더 안정적이면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게 가능해졌다. 처음엔 낯설어하시던 부모님도 ‘젊은 사람들은 껍질이 얇은 토마토를 더욱 선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모종을 바꿔주시거나 당도를 높여주시는 방식으로 함께 합을 맞춰주고 계신다”며 부모님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대표는 “여전히 신선하고 맛있는 토마토라는 가치 외에 힙함, 새로움 등의 가치를 어떻게 하면 더 밀접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힙토의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시 우리의 브랜드로 돌아와서 새로운 관점을 열다두 차례의 강의가 모두 마무리된 후, 교육 참여자간의 피어멘토링을 중심으로 한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본 워크숍은 문영선 매니저가 힘주어 말한 3W를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해보는 한 편, 각자만의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창업자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워크숍을 진행하는 참여기업들 ©임팩트스퀘어
현장에 참여한 ‘꽃차day’, ‘마주’, ‘으네마켓’, ‘호랑제과’의 관계자들은 준비된 워크시트에 3W를 정의한 뒤 서로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워크숍을 마친 후, ‘꽃차day’의 김설 대표는 “실제로 명확한 프레임을 가지고 정리하다 보니 분명 창업 초기에는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잠시 잊혀졌던 매력적인 제안, 키워드가 다시 생각났다”며 “잊혀진 것들 중 우리만의 브랜딩을 위해 재발견이 필요한 요소를 다시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3W에 맞춰서 자사의 브랜드를 정리해보고 있는 참여자의 모습 ©임팩트스퀘어
관련해 의견을 주고 받는 참여자들의 모습 ©임팩트스퀘어
교육에 참여한 핵심 관계자들의 단체 사진 ©임팩트스퀘어
소선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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