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이란 종전 대만 문제 테이블에…거래했나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5월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중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2026.5.14. AP 연합뉴스
9년만에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전 약 2시간 15분에 걸쳐 회담을 했다고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 등이 보도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께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 본관 앞에서 약 20분간 진행된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회담을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이, 중국에서는 차이치 중앙위원회 서기처 서기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허리펑 부총리 등이 각각 배석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회담이 끝난 뒤 함께 과거 명과 청의 황제가 풍작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낸 톈단(天壇)공원(1998년 세게문화유산 지정)에서 산보하면서 얘기를 나눈 뒤 저녁에는 만찬을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오전에 또 시 주석을 만나 차를 마시고 점심식사를 함께하는 ‘워킹 런치’를 한 뒤 2박 3일간의 방중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14일 중국 베이징의 톈단(천단)을 방문하고 있다. 2026.5.14.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투키디데스의 함정’ 또 거론하며 협력 강조
지난해 10월 부산(김해공항)에서 만난 지 약 반년만에 다시 만나 당시 ‘휴전’에 잠정 합의했던 관세 등 무역문제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리스크(위험) 관리, 이란 정세와 대만 문제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 것으로 보이는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트럼프 정권의 난제이자 중국에겐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는 이란 정세와 ‘대만 문제’를 두고 양쪽이 서로 양보를 얻어내는 맞교환식 협의를 벌였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다.
시진핑 주석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과 미국의 성공은 서로에게 좋은 기회이며, 중국과 미국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도 좋은 일”이라며 쌍방이 협력하면 서로 이익이 되고 대립하면 쌍방 모두 다친다”면서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투키디데스의 함정 론을 언급한 뒤 중미 양국이 새로운 대국 관계의 모델을 열 수 있을지, 양국 국민의 복지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지는 역사와 세계가 던지는 질문 이라며 나와 당신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 가야 할 시대의 응답이기도 하다 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워싱턴 미중 정상회담, 2024년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를 계기로 이뤄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대중화한 ‘투키디데스 함정’론을 언급하며 미국과의 공존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 중국방문에 동행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5월 14일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총리 및 미국 CEO들과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5.14. AP 연합뉴스
미국 머스크와 쿡, 젠슨 황 등 빅테크 수장들 대동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 역대 정상들 중에서 가장 오래 알고 지냈다 면서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 라고 칭송 한 뒤 ”오늘 논의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 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 이라며 경제·무역 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번 방중에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동행한 점을 언급하며 그들은 중국과의 무역과 사업을 기대하고 있다 , 그것은 미국에도 완전히 상호주의적인 것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중에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와 애플 CEO 팀 쿡, 그리고 엔비디아 CEO 젠슨 황 등이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타고 갔다.
시 주석, 한국서 열린 양국 고위급회의 성과 평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여객기와 대두(콩)의 대중국 수출 확대 등 양국간 교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는 데 1차적인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를 위해 미중간의 무역 및 투자 확대를 겨냥한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치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13일 한국에서 열린 양국 경제・무역 분야 고위급회의에서 이 문제가 집중 논의돼 일정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의 고위급회의 합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균형있고 전향적인 성과를 얻었다. 양국 국민에게도 세계에도 낭보”라고 평가했다고 일본경제신문이 중국 국영 신화사통신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해 10월 김해공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때 두 나라는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중국은 희토류 대미국 수출규제를 유보하면서 격렬했던 양국간 무역전쟁은 일단 ‘휴전’에 들어갔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확인하면서 후속 논의를 이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대만에 대한 미국무기 판매도 의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대만에 대한 미국제 무기 판매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시진핑 씨는 우리에게 팔지 말아 줬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얘기해 보겠다”고 말해 ‘대만 문제’도 의제로 다룰 생각임을 밝혔다. 미국의 대만정책에서 무기판매에 관해 중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해 온 미국이 협의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로는 사상최대 규모라는 111억 달러어치의 무기판매 결정을 내렸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 4년간 대만에 대한 약 84억 달러어치 판매 규모를 훨씬 넘어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월 트럼프 정권이 대만에 140억 달러에 이르는 무기 판매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권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규모와 시기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미국정부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의 주장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대신 대만에 대한 중국의 ‘현상 변경’에는 반대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해 왔다.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대만의 독립에 반대한다”로 바꿔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나왔고, 결국 같은 의미지만 함의와 뉘앙스가 크게 달라지는 표현 변경 등을 대만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우려는 ‘이란 문제’에 발목잡힌 미국에게 절실한 이란과의 조기 종전(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포함) 협상에서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이 이를 대미 협상카드로 써서 대만 문제에 대한 양보를 얻어낼지도 모른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14일 이란 문제는 실제로 중국에 도움이 된다”고 한 칭화대학의 경제학자 리다오쿠이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듯이, 이란 문제는 중국에게 강력한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
중국이 트럼프 방문 1주일 전인 지난 5~6일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논의한 것도 그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란 문제’와 ‘대만 문제’의 맞교환식 ‘딜’이 핵심?
대만 문제에 대한 양보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권에게 치명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대만에 대한 기본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무기판매 규모와 시기 등은 햡상카드로 쓸 수 있다.
이란과의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은 트럼프 정권으로서는 이란 원유 최대 수입국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할 것이다. 모양새만 갖춘다면 이란과의 종전을 위한 과감한 협상과 양보의 여지가 트럼프 정권에겐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곧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프 푸틴의 러시아가 당사국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을 위해서도 중국의 협력이 미국에겐 절실할 것이다. 두 전쟁의 종식을 중간서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로 트럼프 정권은 쓰고 싶어할 것이다.
중국 서두를 이유 없어
올해 말까지 모두 4차례 예정돼 있는 미중 정상회담의 첫 번째 회담에서 중국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미 지는 카드를 뽑아든 트럼프 정권이 ‘이란 전쟁의 늪’에서 기력을 더 소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국에겐 협상력을 키우는 유리한 전략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도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란 전쟁 이 빨리 끝나기를 바랄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양쪽은 서로 가시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무역문제에서 과감한 타협을 하고 그것을 각자 국내에 성과로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지만, ‘이란 문제’와 ‘대만 문제’의 물밑 맞교환식 양보와 타협 양국간 딜(거래)의 핵심일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