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NEVI 충전 인프라 예산 삭감 추진…전기차 전환 속도 시험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국가 전기차 인프라 충전(NEVI) 공식 프로그램의 웹사이트./EPA 홈페이지.
미국 전기차 전환의 속도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 정책이 정치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클린테크니카는 20일(현지시각) 공화당이 2026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대규모 전기차(EV) 충전 인프라 예산을 삭감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 제출된 교통 예산안 초안에는 EV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연방 예산 8억7500만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삭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가운데 약 5억달러(약 7300억원)는 이미 50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배정돼 집행을 앞두고 있던 자금이다. 해당 예산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국가 전기차 인프라 충전 프로그램인 NEVI(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structure) 공식 프로그램 재원이다.
‘전기차 고속도로’ 멈추나…NEVI 예산 삭감의 파장
NEVI는 미 교통부 산하 연방고속도로청(FHWA)이 주관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프로그램이다. 주정부가 고속도로를 따라 일정 간격으로 급속 충전소를 설치해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전기차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충전소 설치·운영·유지보수 비용의 최대 80%를 연방 정부가 지원하며, 충전기는 비독점 방식으로 개방형 결제를 허용하고 데이터 공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충전소 입지도 연방이 지정한 대체연료회랑(AFC)에 우선 설치하도록 설계돼 있다. 주정부와 미 교통부가 해당 회랑이 충분히 구축됐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대체 입지를 제안할 수 있다. 단순 보조금이 아니라, 전기차 확산을 전제로 한 국가 단위 인프라 설계라는 점에서 정책적 상징성이 크다.
문제는 예산 삭감이 단순한 재정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NEVI는 2026회계연도까지 매년 주정부에 공식 배분하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다. 이미 승인된 계획과 계약이 다수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예산이 줄면, 주정부의 인프라 계획과 민간 투자 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법원 제동에도 반복되는 정책 불확실성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초 NEVI 프로그램 중단을 시도했지만, 연방법원이 이를 불법으로 판단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미 교통부는 추가 계획 제출을 요구하며 자금 집행을 지연시켰고, 이번 예산 삭감 논의는 간신히 재개된 사업에 다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Sierra Club)에 따르면 자금 동결이 해제된 이후 모든 주가 30일 이내에 새로운 이행 계획을 제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8억9500만달러(약 1조3100억원)가 신규 프로젝트에 배정됐고, 현재까지 48개 주가 총 14억달러(약 2조300억원) 이상을 충전망 구축에 투입하기로 확정했다.
텍사스는 충전소 건설을 재개했고, 앨라배마는 신규 공모 절차를 마쳤다. 인디애나와 조지아도 조달과 계약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다만 연방 정책이 흔들릴수록 주정부와 민간 사업자는 장기 계획 수립에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전기차 전환 인프라, 정치 변수려
NEVI 예산의 10%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지역과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한 별도 재원으로 설정돼 있다. 이 구조 역시 예산 삭감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충전 인프라는 단기 경기 부양책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교통·에너지 구조를 규정하는 기반 시설이라는 점에서 정책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린테크니카는 중국이 국가 주도로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를 동시에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흐름과 대비된다고 분석했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캐서린 가르시아 청정교통 담당 국장은 주정부가 약속받은 자금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미 재가동된 인프라 투자를 다시 흔드는 것은 소비자와 산업 모두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