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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많아 원전 건설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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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 최근 인공지능(AI)을 이유로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반복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려면 24시간 안정적인 기저전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발언 이후, 시간축이 맞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던 대통령의 입장도 다소의 변화가 감지된다. 여기에 원전에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까지 더해지며, 원전 확대는 마치 ‘피할 수 없는 선택’처럼 이야기되고 있다. 원전 확대론자들 주장과 반대 방향으로 발전하는 AI 산업 겉으로 보면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이 주장은 AI 기술이 실제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원전이라는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미래를 단순화한 정책 판단에 가깝다. AI 전력 수요를 이유로 한 원전 확대는, 기술의 진화를 감안하지 않고 가정할 때만 성립하는, 기술 진화 이전의 전제 위에 세워진 정책으로 볼 수 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증가하느냐다. 현재의 전력 수요 전망과 원전 확대 논리는 AI가 곧 대규모 중앙집중형 데이터센터이며, 이런 구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정은 이미 현실에서 흔들리고 있다. AI 산업의 실제 방향은 ‘더 크고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더 작고 더 가까운 AI로 이동하고 있다.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의료기기, 산업 제어와 같은 분야에서는 AI 연산을 원거리 데이터센터로 보내는 방식이 비용·지연·에너지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 그 결과 AI의 핵심 기능인 ‘추론 (Inference)은 중앙 서버가 아니라 현장과 기기 내부에서 수행되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산업 현장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해외 매체들은 현대차그룹과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최근 CES 2026 에서 공개한 피지컬 AI 비전과 로봇 기술 경쟁력에 잇달아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현대자동차 그룹이 지난 18일 전했다. 사진은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물론 초대형 ‘학습 (Training)용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일정 부분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AI 전력 수요의 전부인 것처럼 일반화하고, 그 증가를 전제로 수십 년간 되돌릴 수 없는 원전 건설을 정당화하는 정책 판단은 전체의 흐름을 놓친 것이다. 실제로 AI 활용의 다수는 학습보다 반복적인 추론이며, 중앙집중형 추론구조는 점차 비효율로 인식되고 있다. 기술 변화 예측 아닌 기득권 유지 위한 전제 엣지·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은 이런 변화를 구체화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에서는 전력의 상당 부분이 연산 자체가 아니라 냉각, 네트워크, 대기전력에 소모된다. 반면 엣지 AI에서는 이런 ‘연산 외 전력’이 구조적으로 줄어든다. 동일한 AI 추론을 기준으로 볼 때, 전력 소비 구조 자체가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은 일부 기업만의 실험이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플랫폼 기업들 역시 저전력 AI, 엣지 추론, 온디바이스 AI를 핵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AI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전기를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적은 전력으로 같은 지능을 구현하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초미세 공정(2나노미터급) 반도체와 같은 공정 미세화 역시 이런 전환을 가속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전력 수요 전망과 원전 논리는 이런 기술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데이터센터 중심 구조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계산되고 있다. 이는 변화하는 기술 현실을 반영한 예측이라기보다, 기존 전력 시스템의 공급 중심·대형 발전 위주 구조를 유지하려는 전제 설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재가동에 들어갔다가 제어장치 고장으로 하루만에 가동 중단한 일본 니가타 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지난 19일 촬영. 아사히신문 1월 22일 치 원전은 한 번 건설하면 되돌릴 수 없는 위험한 선택 AI 시대의 에너지 정책에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많이 생산할 것인가”가 아니다. 기술 변화까지 감안해도 되돌릴 수 있는 선택인가”이다. 엣지 AI와 저전력 나노칩 반도체라는 현실적인 기술 경로가 이미 작동하고 있는데도 전력 수요 예측을 크게 잡아 한 번 건설을 시작하면 수십 년간 되돌릴 수 없는 원전을 선택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매우 위험하다. 더구나 안전성을 위해 설정된 원전의 경직성을 완화하겠다며 탄력운전을 도입해 오히려 위험성 증가와 출력 저감에 따른 경제성 저하를 감수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자기모순에 가깝다. 차라리 신규 원전 건설에 투입될 비용을 에너지 효율 향상, 수요 관리, 저장 기술과 계통 보강에 투자하는 편이 가용 재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에서 훨씬 합리적이다. AI 전력 수요를 이유로 한 신규 원전 주장은 이제 합리적 선택이라 보기 어렵다. 이것은 미래를 설계하는 정책이라기보다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에 맞는 이유를 덧붙이는 정치적 결정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원전 확대가 아니라 그 결론을 가능하게 만든 전제부터 다시 검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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