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산증인 이하전 지사 유해 고국의 품에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로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105세를 일기로 타계한 이하전 지사의 유해 봉환식이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올해는 1946년 독립유공자 봉환이 시작된 지 80주년이라 이날 봉환식은 그 의미를 더했다. 이 지사의 유해는 배우자인 고(故) 고인숙 여사와 함께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해 봉환식의 슬로건은 영원한 청년, 다시 피는 봄 이다. 청년 독립운동가 이하전 지사가 봉환된 봄과 푸르름, 희망을 통해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영웅임을 상징했다.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의 유해 봉환식이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되고 있다. 2026.4.22 연합뉴스
이하전 지사는 1921년 11월 26일 평양에서 태어나 1938년 10월 평양 숭인상업학교 학생들과 함께 독립을 위한 비밀결사 독서회 를 조직하며 독립운동에 나섰다. 이후 이 지사는 일본 유학 중에 비밀결사 운동을 전개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됐으며, 1941년 12월 평양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그는 안창호 선생의 사진을 건네받고 그 위업을 기려 비밀결사 자금 8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1945년 광복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흥사단과 광복회 활동에 이바지했다. 북캘리포니아 지역 광복회 회장을 맡았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기도 했다. 이 지사는 생전 마지막이자 104번째 생일을 맞은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의 축전과 선물을 받고 조국을 떠올리며 평소 즐겨 부르던 노래 고향의 봄 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 유해봉환식에서 봉환사를 하고 있다. 2026.4.22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봉환사를 통해 수많은 애국지사께서 항일 독립운동에 바친 뜨거운 애국혼, 나라 사랑 정신을 끝까지 기억하고 또 계승하겠다 고 밝혔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아직까지도 못다 이룬 통일 대한민국의 꿈이 실현되는 완전한 조국 광복을 반드시 저희 손으로 이루어낼 것을 다짐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모의 의미가 단순히 고인의 행적을 기억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지사가 세상을 떠난 지난 2월, 광복회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독립유공자 예우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을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했다. 특히 새 정부가 약속했던 ‘손자녀 수권 회복’을 포함한 독립유공자 예우법 개정이 현재까지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과연 독립운동가들의 시간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가. 이하전 지사가 아흔 나이에 출간한 오마니의 콧노래 에 남긴 이야기는 과거를 향한 회상이 아니라, 전쟁의 참상과 오늘의 풍요가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이기도 하다.
파이낸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 18일에는 샌프란시스코·베이지역 한인회관에서 한인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봉환 환송식이 열렸다. 이 지사의 영정과 유해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 곡조에 맞춘 애국가와 생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 고향의 봄 이 엄숙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장내에 입장했다.
이날 봉환식에는 이 지사가 생전에 가족·지인과 밝게 웃으며 대화하고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등이 유족들의 제공으로 상영됐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도산 안창호 선생과 유일한 박사의 영상 봉환사도 방영됐다.
이 지사의 생전 활동을 소개한 고인의 손자 오스틴 리는 역사적인 활동은 차치하고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할아버지와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정말 큰 축복을 받았다 고 기렸다.
봉환식을 주최한 샌프란시스코·베이지역 한인회 김한일 회장은 샌프란시스코·베이지역은 안창호 선생과 유일한 박사, 이 지사가 독립운동을 벌인 성지 라며 한인회는 지사의 독립운동과 애국심을 2세와 3세들에게 계속 전달할 것 이라고 말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유해 봉환을 위해 파견된 정영진 서기관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이하전 지사는 우리 독립운동의 산증인이자 꺾이지 않는 민족의 자긍심이었다 며 오는 21일 평생 그리워하던 조국 고향의 봄 으로 유해를 모시겠다 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유해 봉환이 순조롭게 잘 이뤄져 고국에서 편히 안식하길 바란다 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