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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의 저력과 ‘진흙탕’의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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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은 단순히 후보를 가려내는 절차를 넘어, 정당의 정치적 역량과 품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엄중한 시험대다. 정당에 있어 선거 과정은 그들의 정치적 자산과 민주적 역량을 평가받는 시험대다. 유권자는 경선이 치러지는 모습을 통해 집권의 당위성을 살피기도 하고, 때로는 자멸의 징후를 읽어내기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개되는 두 정당의 대조적인 풍경은 ‘승리하는 조직’과 ‘무너지는 조직’의 차이를 극적으로 대비시키고 있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던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정원오 후보의 선출로 귀결됐다. 결과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경선 뒤에 보여준 후보들의 태도였다. 탈락자들은 이의 제기 없이 결과에 승복했고, 곧바로 ‘불꽃 선대위’ 아래 뭉쳐 원팀으로서의 단일대오를 완성했다. 잡음 없는 경선 마무리가 당의 결집력을 증명한 셈이다. 민주당은 서울을 비롯한 주요 전략 지역의 후보 선출을 신속히 마무리하며 선거 체제로 조기 전환했다. 공천 과정에서 잡음을 최소화한 덕분에 지지층의 결집은 물론 중도층의 긍정적인 평가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내부 에너지를 소모적인 갈등이 아닌 외부의 승리로 돌릴 준비를 마친, 전형적인 ‘이기는 집’의 문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수렁에 빠졌다. 서울과 경기 등 승부처의 대진표조차 짜지 못한 채 허송세월하는 사이,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에서는 당의 컷오프 지침마저 무력화되며 9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시계 제로’의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최소한의 질서마저 실종된 경선은 건강한 경쟁이 아닌, 당의 권위를 스스로 허무는 ‘정치적 자해’에 가깝다. 경북도지사 경선은 한술 더 떠 점입가경이다. 정책 대결은 실종된 지 오래고, 현직 최고위원과 도지사가 주고받는 선 넘은 인신공격만이 난무한다. 지지층 사이에서조차 이러다 다 죽는다 는 탄식이 터져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당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리더십의 부재다. 지지율 추락과 함께 지방선거 필패론 이 당을 엄습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당 대표는 다음 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집안에 불이 났는데 가장은 먼 길을 떠나는 격이다. 이러한 지도력의 공백은 경선 갈등을 중재할 동력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당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경선은 단순히 후보를 가려내는 절차를 넘어, 정당의 정치적 역량과 품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엄중한 시험대다. 단합된 힘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정당과 내부 투쟁에 매몰되어 과거로 퇴행하는 정당. 어쩌면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선을 대하는 각 당의 태도에서 이미 예견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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