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가장 먼 거리 가봤다···달의 뒤편 40만 6771㎞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의 오리온 캡슐이 6일(미국 동부시간) 달에 접근하고 있다. 나중에 오리온 캡슐은 지구로부터 25만 2756 마일(약 40만 6771㎞) 떨어진 지점까지 나아가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기록을 경신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여정을 시작했다. 2026. 4. 6 NASA 제공 AFP 연합뉴스
지구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달의 완전히 밝은 부분, 이른바 니어 사이드 (near side) 모습. 달 표면을 덮는 검정 얼룩들이 보인다. 이것들은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때 달의 역사 초기에 흐르던 고대 용암들이다. 용암 서쪽의 커다란 분화구가 오리엔탈레 분지다. 폭이 600 마일(약 965km)이나 되며 달의 니어 사이드 와 파 사이드 (far side)를 가로지른다. 오리엔탈레 분지의 왼쪽 절반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지만 이 사진에서는 분화구가 모두 보인다. 그 분화구의 왼쪽은 파 사이드 에 있다.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는 27.3일로 똑같아 지구에서는 늘 같은 면만 보인다. 2026. 4. 6 NASA 제공 UPI 연합뉴스
인류가 처음으로 달의 뒤쪽을 날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 의 오리온 캡슐이 6일 오후(미국 동부시간) 지구로부터 25만 2756 마일(약 40만 6771㎞) 떨어진 지점까지 나아갔다가 이제 지구로 돌아오는 여정에 올랐다.
오리온 캡슐에 승선한 우주비행사 4명은 지구 관제센터와 교신이 끊긴 상태에서 달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어스 라이즈 (Earthrise)를 목격했으며, 운석이 달에 부딪혀 발생하는 섬광 등을 관찰했다. 예정대로 교신은 끊겼다가 40분 뒤 재개됐다.
제라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엑스(X)에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의 뒤편에 있다 며 역사상 어느 인류보다 가장 먼 지점을 여행했다. 이 일은 미국이 다시 한번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믿게 되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인류가 달 뒤쪽에 간 것도 처음이다. 그곳에 가는 게 더 어렵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가면 지구와 교신이 끊기기 때문이다.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앞면만 볼 수 있다.
2019년 달에 착륙했던 중국의 창어 4호는 췌차오(오작교)라는 이름의 중계 위성을 라그랑주 포인트(Lagrangian point)에 올려서 교신 문제를 해결했다. 달에 착륙한 췌차오와 달리, 아르테미스는 달에 가장 가까운 고도가 6500km나 됐기 때문에 통신이 40분만 끊겨 중계 위성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공존하는 두 천체 사이에 중력이 상쇄돼 0이 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췌차오는 지구로부터 6만 4000km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L2에 자리를 잡았다. 지구와 달이 둘 다 시야에 들어오는 마지막 지점인 셈이다.
상상도. 달의 뒤쪽을 비행하던 오리온 캡슐 승무원들이 지구가 태양을 가리는 모습을 이렇게 눈에 담았으리라. NASA 제공
아르테미스 2호의 오리온 캡슐은 현재 ⑪을 지나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있다.
공전과 자전 주기 같은 달의 뒤쪽은 항상 캄캄, 지구와 교신 끊겨
아르테미스 2호의 여성 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는 재개된 교신의 첫 통신을 통해 지구로부터 다시 소식을 듣게 돼 기쁘다 며 우리는 탐험하고 우주선을 만들며 또 방문할 것이다. (…)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언제나 지구를 택할 것 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일 발사된 아르테미스 2호 는 이날로 주요 임무 대부분을 마쳤다. 6일 오후 1시 56분 1970년 4월 아폴로 13호 가 작성한 기존 기록(24만 8655 마일, 40만 171㎞) 지점을 통과하며 인류의 최장 거리 이동 기록을 56년 만에 경신했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탐사시스템 개발 부국장 직무대행도 우리는 감히 더 높이 오르고, 더 멀리 탐사하며, 불가능한 것을 달성하려고 한다 며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의) 헌신은 단지 기록 경신만이 아니다. 이들은 대담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의 임무는 달 표면으로 돌아가겠다는 우리 약속을 지키고 달 기지를 만들어 머물기 위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 뒤 아르테미스 2호는 달 주위를 돌며 분화구와 분지 등을 관측했다. 이들은 달 표면에서 약 4000 마일(6437㎞) 떨어진 지점에서 맨눈으로 달을 관찰하고 영상 및 사진 자료를 확보했다. 달 뒤편을 무인 장비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확인한 것도 처음이다. 우주인들의 시야에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오리엔탈레 분지 북서쪽에 위치한 분화구에 우주선의 애칭인 인테그리티 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고, 또 다른 분화구에는 사령관인 리드 와이즈먼의 사별한 부인 이름을 따 캐럴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캐럴은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이 이름들은 나중에 국제천문연맹(IAU)에 정식 제출될 예정이다.
이날 임무에는 반세기 전 아폴로 8호와 13호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 고(故) 짐 러벨의 유고 메시지가 함께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러벨은 미리 녹음한 음성 메시지를 통해 나의 옛 동네에 온 것을 환영하네 라며 후배 우주비행사들의 행운을 빌었고, 비행사들은 러벨의 아침 인사를 들으며 이날 임무를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오디오 연결을 통해 직접 우주비행사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은 역사를 만들었고, 모든 미국인을 정말 자랑스럽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게 만들었다 며 이들을 현대의 개척자들 이라 불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더 많은 달 탐사가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화성으로 가는 대단히 거대한 여정 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지구와의 통신이 끊겼을 때 어땠느냐 고 묻자, 아프리카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빅터 글로버는 짧은 기도를 드렸지만, 그 후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고 답했다.
6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 항공우주국(NASA)이 라이브스트리밍 중계한 아르테미스 2호의 오리온 캡슐에서 촬영한 달 사진들. 맨마지막 사진이 운석이 달 표면에 부딪혀 관측된 섬광이 아닌가 짐작된다. 따로 설명되지 않아 위 두 사진은 개기일식 모습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2026. 4. 6 NASA 제공 AFP 연합뉴스
달 탐사와 착륙 계획에 따라 붙는 의문들
근본적이고 서늘한 질문이 남아 있다. 왜 달 착륙은 안 하나? 아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아르테미스 2호는 일단 인간이 달 뒷면을 직접 보고 온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아르테미스 3호는 지구 궤도에서 달 착륙선과 도킹 실험을 하고 돌아온다. 인간의 달 착륙은 아르테미스 4호 때나 가능하다. 당초 계획보다 많이 미뤄졌다.
그 뒤 더욱 날 선 질문이 돌아온다. 달에 착륙해서 돌아올 수는 있는 건가? 57년 전 아폴로 11호는 사령선을 달 궤도에 올려놓고 착륙선을 분리해서 착륙했다. 21.5시간 뒤 착륙선의 상승단만 이륙해서 사령선과 도킹하고 귀환했다.
그 때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뭐가 달라지는 건가. 아르테미스 4호부터는 스타십(달 착륙선)과 스토리지(연료 탱크)를 먼저 우주에 띄워놓고 탱커(연료 공급선)를 올려보내 연료를 채운다. 스토리지 하나를 채우는 데 탱커 10대 이상 필요하다. 준비가 되면 우주인들을 태운 오리온을 발사해서 스타십과 도킹한다. 스페이스X는 탱커와 스토리지, 스타십을 모두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줄어들 거라고 보고 있다.
54년 동안 안 간 걸 보면 인간이 달에 착륙한 것이 사실이긴 할까?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고 옛 소련과의 체제 경쟁 승리란 목표를 달성했다. 지금은 다르다. 단일 프로젝트가 아니라 우주에 인프라를 만드는 거대한 산업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지금 우주 개발 투자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NASA가 돈을 댄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지난해까지 930억 달러(약 139조 원)를 썼다. 발사체와 우주선은 보잉과 록히드 마틴, 에어버스가 나눠서 만든다.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든다. 아르테미스 3호에 실릴 달 착륙선은 스페이스X가 만든다.
반 세기 전에는 한 번 다녀오면 그만이었다면 지금은 도로를 깔겠다고 작정한 것과 같다. 지금까지는 연료가 떨어지면 깡통이 됐지만 연료를 우주에서 채울 수 있으면 노선 버스처럼 쓸 수 있게 된다. 57년 전에는 이벤트였다면 지금은 비즈니스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가 바람을 잡고 지금은 그와 사이가 멀어진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의욕을 불태웠다.
이렇게 해서 운반 비용이 줄면 달에서 반도체 만드는 데 꼭 필요한 헬륨3를 캐온다거나 우주 데이터센터를 만든다거나 화성으로 가는 중간 기지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이제 우주를 자원 확보의 전장으로 만들겠다고 미국과 중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