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철강 만들어도 제값 못 받는다…철강협회 공공조달이 시장 열어야” [환경] 철강업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로를 도입하고 있지만, 저탄소 철강의 추가 비용을 보상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은 2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부문 저탄소 전환 정책포럼’ 종합토론에서 당장 전기로를 돌리고 있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저탄소 투자 수익이 다시 감축 투자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남정임 실장. 이번 포럼은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주최했다. 발제는 ▲강은구 산업통상부 산업환경과장 ▲염정섭 기후에너지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 ▲진승우 기획예산처 탄소중립정책과장이 각각 산업 녹색전환(GX) 추진 전략, 산업부문 탄소중립 지원 정책,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조성 방향을 주제로 맡았다. 종합토론은 ▲김혜애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에너지·산업전환분과위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 ▲남정임 한국철강협회 기후환경안전실장 ▲백지은 한국화학산업협회 기후에너지본부장 ▲윤현진 은행연합회 미래혁신부장 ▲권동혁 BNG파트너스 부대표 ▲이종경 CI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가 참여했다./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유튜브
목표만큼 지원도 과감해야…유럽은 설비투자 40% 지원
남 실장은 정부가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만큼 실제 산업 전환을 위한 지원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이 산업부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철강 공정의 전환은 수소와 전력,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무역·통상정책이 맞물려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탄소중립 산업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략의 지속성과 이행력을 확보하려면 법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조직이나 정책 기조가 달라져도 철강산업의 장기 투자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남 실장은 철강산업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업종인 만큼 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외 철강사들이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받아 저탄소 설비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동등한 경쟁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남 실장은 유럽은 설비투자비의 평균 40%가량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고, 일본도 고로사의 혁신 전기로 투자비 중 약 30%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철강사들이 이 같은 해외 기업들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고로보다 비싼 전기로…그린 프리미엄 없어 가동률 못 올려
남 실장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은 저탄소 철강 시장의 조성이다. 그는 고로사가 전기로를 가동하는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것 하나밖에 없다”며 고로가 원가와 품질 면에서 전기로보다 우수하지만, 원가가 더 높은 전기로에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이 시장에서 이뤄지지 않아 가동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배출량을 줄여도 완성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이나 기능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시장 형성의 걸림돌로 꼽았다. 최종 사용자가 제품의 기능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워 저탄소 철강에 추가 가격인 ‘그린 프리미엄’을 지불할 유인이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남 실장은 초기 수요를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공조달이나 정부 프로젝트에서 저탄소 철강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정책이 꼭 필요하다”며 시장이 조성돼 저탄소 투자로 얻은 수익이 다시 저탄소 투자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수소와 전력 공급 계획도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업계가 필요한 에너지 물량을 제시해야 공급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기업은 정부가 공급 규모와 가격을 제시해야 투자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 양측의 논의가 교착돼 있다는 설명이다. 남 실장은 기업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고 투자하기 어렵다”며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전력 공급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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