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킷캣 공급망 바꾼다…재생농업 밀 51% 적용 [환경] 네슬레가 연간 15억 개 규모 킷캣 생산에 재생농업 밀을 도입하며 원료 조달 체계 전환에 나섰다. / 출처 = 네슬레
재생농업이 시범사업을 넘어 대량생산 식품 공급망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네슬레는 17일(현지시각) 영국 재생농업 기업 와일드팜드(Wildfarmed)와 협력해 영국에서 생산하는 킷캣에 재생농업 방식으로 재배한 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매년 생산되는 킷캣은 약 15억 개에 달한다.
연간 15억 개 생산되는 킷캣에 적용
네슬레는 지난해 영국 요크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진행한 뒤 올해부터 와일드팜드의 밀을 킷캣 생산에 투입했다.
현재 킷캣에 사용되는 밀 가운데 51%는 와일드팜드가 공급하는 재생농업 밀이다. 나머지는 기존 공급망을 통해 조달한다. 네슬레는 재생농업 방식 전환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안정성과 품질, 생산 물량을 고려해 우선 절반 수준부터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와일드팜드는 토양을 반복적으로 갈아엎는 경운 작업을 줄이고 수확 이후에도 토양을 식물로 덮어두는 재생농업 방식을 확산하고 있다. 토양 속 유기물과 미생물 생태계를 유지해 탄소 저장 능력을 높이고 토양 침식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네슬레는 이러한 농법이 수질오염 감소와 탄소배출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드 리스 와일드팜드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에서는 매년 15억 개의 킷캣이 생산된다 며 이번 협력은 재생농업을 예외가 아닌 기본 방식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진전 이라고 말했다.
탄소 감축 승부처는 농업 공급망
네슬레가 원료 조달 방식 전환에 나선 이유는 배출량 구조 때문이다.
네슬레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분의 2는 원재료 생산과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다. 공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보다 농업 공급망에서 나오는 배출량이 더 큰 셈이다.
이에 따라 네슬레는 재생농업 확대를 넷제로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2030년까지 핵심 원료의 50%를 재생농업 방식으로 조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네슬레는 지난해 말 기준 핵심 원료의 21.3%를 재생농업 방식으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2025년 목표였던 20%를 1년 앞서 달성한 수치다.
에마 켈러 네슬레 영국·아일랜드 지속가능성 총괄은 90년 동안 사랑받아온 킷캣을 더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영국 밀 농가의 재생농업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다농·펩시코도 가세…재생농업 공급망 확산
재생농업 확대는 네슬레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다농은 2024년 기준 직접 조달하는 핵심 원료의 39%를 재생농업 전환 농가에서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2025년 목표였던 30%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펩시코는 2030년까지 핵심 작물 공급지 1000만 에이커에 재생농업 관행을 확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펩시코는 농업이 기후변화와 물 부족, 토양 황폐화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재생농업이 식품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생농업에는 아직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가 없다. 영국의 식품 정책 싱크탱크 푸드파운데이션(Food Foundation) 또한 보고서에서 재생농업 개념이 확산될수록 대형 식품기업들이 자사 이해에 맞게 그 정의를 전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