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 판매, 독일 가스보일러 추월… EU ETS2가 전환 가속할 것”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상반기 독일 히트펌프 판매량 추이 / BWP
독일에서 히트펌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가스보일러를 앞질렀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올해 상반기 독일 히트펌프 판매량이 약 13만9000대, 가스보일러는 약 13만2500대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독일히트펌프협회(BWP)는 히트펌프 판매는 전년 상반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BWP의 마르틴 자벨(Martin Sabel) 대표는 주택 소유자가 이제 분명히 히트펌프를 선호하고 있다”며 대다수는 화석연료 난방이 미래가 아니라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다. 화석연료는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고, 세계 정세상 가격·공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신축 건물 난방, 재생에너지 최소 65% 의무화 영향
블룸버그는 히트펌프 판매 증가에 2023년 개정된 독일의 건축물에너지법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법은 신축 건물에 설치되는 난방 시스템이 재생에너지를 최소 65%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총선을 앞두고 보조금 축소 우려가 확산되면서,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보조금 신청을 서둘렀다.
총선 이후 구성된 보수 성향 연립정부는 화석연료 보일러 설치를 제한하는 일부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유럽연합(EU)의 관련 규정도 법 개정 범위에 제약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BWP는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적 확실성이라고 강조했다. 지자체와 주택 건설업체, 지자체 공기업이 재생에너지 기반 난방 전환에 나서기 위해선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건축물에너지법 개정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벨 대표는 내년 연방예산과 재정계획 관련 협상과 관련해 업계와 소비자 모두 기후·전환 펀드(KTF)에 충분한 예산이 배정돼 현재 수준의 난방 보조금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WP는 2027년 건물·교통 부문에 적용될 EU 배출권거래제(ETS2)가 보조금 재정의 새로운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현행 연방 보조금이 그때까지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ETS2 시행에 따라 탄소 가격이 오르면 화석연료 난방의 운용 비용도 상승해, 기후 친화적 대안으로의 전환 수요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트펌프, 독일 중소기업 핵심 제품으로 부상…제조업 7만개 일자리 창출
히트펌프는 현재 독일 중소기업의 핵심 제품으로 부상했으며, 제조업 부문에서만 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자벨 대표는 설치·설계·에너지 공급·주택관리 등 전방위적 산업군의 수십만 종사자까지 고려하면, 히트펌프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핵심 수단이자 독일 경제 회복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히트펌프 제조업체들은 유럽 시장에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히트펌프협회(EHPA)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서 히트펌프 생산설비 및 전문 인력 확보에 약 70억유로(약 11조3800억원)가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히트펌프 보급을 더 확대하려면 전기세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BWP는 소비자 전반을 대상으로 전기세 인하, 송배전망 요금의 지속적 인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독일 난방산업협회(BDH)에 따르면, 현재도 독일 전역에는 약 1390만대의 가스보일러가 여전히 가동 중이다. 블룸버그NEF는 독일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히트펌프 관련 연간 투자 규모를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