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송파 개표소 앞 재선거 요구…장동혁 입장은? [사회혁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잠실7동 투표함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확성기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6.6.5. 연합뉴스
[기사 종합 : 오후 4시 31분]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시위대의 봉쇄 로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약 35시간 만에 개표됐지만, 이들 시위대가 개표소 앞까지 쫓아와 개표 중단 과 재선거 를 요구하며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시위대 대치 상황을 적극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모습이지만, 정작 시위대의 재선거 요구에는 침묵하고 있다.
5일 서울 송파구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극우 성향 유튜버들과 극우단체 회원 등 약 25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결해 재선거! 재선거! 구호를 반복해서 외치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르며 부정선거 선거무효 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개표소 난입을 시도해 한때 경찰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투표소 앞에 있던 시위대가 개표소로 이동하자 장 대표도 김은혜·주진우 의원, 김민수 최고위원 등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이날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는 개표소 앞을 방문한 장 대표는 확성기를 쥐고 시위대를 향해 개표참관인이 도착해있다. 참관할 수 있도록 선관위에서 협조해달라 며 선관위 관계자가 나와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조치해달라 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개표소 진입을 시도하다가 제지 당하자 다시 확성기를 쥐고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도착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지만, 개표장에 들어갈 수 없고 선관위 관계자 누구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 며 저는 서울시선관위로 가서 이 사안에 대해 파악하고 중단되도록 서울시선관위와 싸우겠다 고 했다.
장 대표는 오후 서울시선관위를 방문한 뒤 다시 개표소 앞을 찾아와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모든 의혹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면서 여러분들이 이곳(개표소)을 지켜주시고 저는 여러분들이 갈 수 없는 곳(선관위)을 가겠다 고 외쳤다. 이에 시위대는 장동혁, 장동혁 을 연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잠실7동 투표함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6.6.5. 연합뉴
다만 장 대표는 시위대가 요구하는 재선거 요구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투표함 2개에 대한 개표 중단 과 선관위 책임에 대해서만 강조했다. 장 대표가 발언을 마치고 자신의 차량으로 걸어가는 도중 시위대 참가자 한 명이 선거 무효 라고 반복해서 말했지만, 장 대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현장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도 방문했지만, 장 대표는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접촉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 대해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 고 자평한 장 대표 입장에서는 간신히 방어에 성공한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재선거 로 뒤집을 순 없지만, 선거 참패에 따른 당내 사퇴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활용할 필요가 있는 만큼 시위대의 요구에 거리를 두면서도 현장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 본인도 지난 3일 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개표 중단과 재선거까지 요구하고 나섰지만, 다음 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극적으로 역전하자 재선거에 대해선 함구한 채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사퇴와 이재명 정부 책임론만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다.
다만 투표지 부족 사태 대응을 통해 당내 사퇴 요구를 정면돌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도 장 대표와 시위대에 대한 인식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 서울시당위원장이자 친한동훈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장동혁 대표가 (10시) 40분에 (개표소를) 방문한다던데 장 대표 역시 이번 사안을 활용해 선거 책임을 방기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길 바란다 고 직격했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배 의원이 개표소 앞 시위대를 두고 소요 라고 표현해 의원들 간 설전까지 벌어졌다. 배 의원은 대화방에서 서울 선거가 투표함 개봉을 못해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지금 전 구의원 출신 개표 참관인 등이 배석해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마시고 이 이상의 소요가 없도록 우리가 자극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라고 적었고, 친윤석열계 김은혜 의원이 네? 소요요? 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 2026.6.5. 배현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다시 배 의원이 네. 혹여라도 소요 발생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세심한 관심 당부드린다 고 하자, 송언석 원내대표까지 참전해 소요가 있었습니까? 고 따졌고, 배 의원은 다시 소요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말씀입니다^^ 제가 어렵게 썼나요? 라고 비꼬았다. 이종욱 의원도 대화에 끼어들어 쉽게 썼죠. 이 이상의 소요 라고 꼬집자, 배 의원은 문자 한계 때문에 독해의 감수성이 다른가 봅니다 라고 했다.
사적인 대화방을 넘어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은 전방위적으로 조성되는 분위기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가 관여한 곳은 다 졌다 며 부산도 박민식 (북갑) 후보가 2등으로 가다가 폭락으로 간 게 장 대표가 다녀간 뒤고, 박형준 부산시장도 장동혁 지도부와 함께 이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망했다 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는 선거의 저승사자 라며 지금 어떤 상태로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장 대표가 이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라고 했다.
당내 개혁 성향으로 평가받는 유의동 의원은 엠비시(MBC)라디오에서 장 대표 스스로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먼저 할 필요가 있다 면서 그게 곧 거취 표명으로 연결돼야 한다면 피할 이유는 없다 고 지적했고, 오세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재섭 의원은 전날 와이티엔(YTN)에서 서울을 수성하긴 했지만, 현역 단체장들이 줄줄이 낙선했는데 (당대표가) 어찌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겠느냐 라고 압박했다. 조경태 의원도 전날 케이비에스(KBS)에서 일부 승리한 지역도 후보가 잘한 거지 장 대표가 잘한 게 아니다 라며 장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자격이 상실돼야 한다 고 맹폭했다.
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6·3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구 달성 이진숙 의원, 경기 평택을 유의동 의원, 송 원내대표, 충남 공주·부여·청양 윤용근 의원, 울산 남갑 김태규 의원. 2026.6.5. 연합뉴스
장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 연이틀 의원총회에 불참하며 투·개표소와 선관위 등에서 외부 활동을 전개하는 가운데, 송언석 원내대표는 임기 10일을 남기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6·3지방선거와 관련, 이번 선거는 현명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다. 이러한 국민 뜻을 받들어 우리 당에도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며 사의를 표명했다. 당 지도부 투톱 중 하나인 송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이후 먼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장 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과 당원께서 어려운 시기에 당을 끝까지 지켜주셔서 대단히 고맙다 며 덕분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일어설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다만 제 역량이 부족해 당의 재건이라는 과제는 아직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 고 말했다.
한편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까지 개표소 앞 시위에 가담한 가운데,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오후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통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며 중앙선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겠다 고 밝혔다. 이어 허철훈 사무총장은 사무처의 수장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투표 참여로 보여주신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손상시켰다 며 나아가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해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선관위원장으로서 참담함과 함께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 이번 사태에 관한 선관위의 책임을 확인하는 모든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고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결코 회피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