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장동혁, 쿠팡 비호 미 공화 강경파에 맞장구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강원 양양군 현남면 남애항을 찾아 그물을 손질하다 김진태 강원지사 예비후보의 농담에 웃음 짓고 있다. 2026.4.22 양양 연합뉴스
궁지에 몰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을 은폐하려 한 쿠팡을 비호해 온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주장에 부화뇌동해 이재명 정부가 반미·친중 외교를 펴고 있다고 공격했다. 우리 경찰의 정당한 수사를 부당한 비관세 통상압력으로 치부하는 미국 정치인들의 시각에 주파수를 맞춘 것이다.
그렇잖아도 미국 측은 쿠팡 수사를 빌미로 핵잠수함 사업 추진 등 안보 사안을 연계시키고 있는데 제1야당 대표가 이를 따지지 않고, 오히려 보조를 맞추는 형국이다.
장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미 기간 내내 미국 인사들이 물었다. 왜 한국 정부는 동맹국인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중국 기업들과 붙으려 하는 건가 라며 트럼프에게 김정은보다 이재명이 더 미운 이유 라고 말했다.
그는 같이 갈래 말래, 미국이 묻고 있다 며 앞에서는 땡큐 , 뒤에서는 셰셰 하다가는 경제도 안보도 폭망한다 고 힐난했다.
앞서 장 대표는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측은 최근 쿠팡 사태를 비롯한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복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그리고 미국 기업이 중국계 기업에 비해 오히려 차별받는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고 주장했다. 다만 장 대표는 자신이 만난 미국 측 인사들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4일 방미에 동행한 김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가 대럴 아이사 공화당 하원의원과 면담한 사실을 공개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다 미 공화당 내 비공식 정책모임인 공화당연구위원회(RSC) 소속 하원의원 54명이 21일(현지시간) 강경화 주미 대사에게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 을 주장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는 기사를 첨부했다. 이 서한을 주도한 인물 중 한 명이 아이사 의원이다.
RSC 의원들은 강 대사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취하고 있는 표적적이고 차별적인 조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며 애플, 구글, 메타,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들을 조직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특히 우려스러운 일 이라고 말했다. 이들 의원은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민감도가 낮은 데이터 유출 사건을 구실로 삼아 쿠팡에 대한 전면적인 조치를 시작했다 고 거론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한국이 대형 중국 기업과 점점 더 긴밀하게 연계되고 있어 우려된다 며 미국 기업이 한국의 온라인 소매시장에서 밀려날 경우, 그 공백은 테무·알리바바·쉬인 등 중국 플랫폼이 채울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이들이 지역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용납할 수 없는 안보상의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고 압박했다.
마이클 바움가트너 하원의원은 미국 기업만을 겨냥한 선택적 집행은 법치주의 훼손이자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어거스트 플루거 RSC 의장은 한국은 중요한 동맹국이며,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은 양국 경제 관계를 약화하고 중국에 기회를 줄 수 있다 며 한국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할 때 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와 미 공화 일부 의원들은 면밀히 따지지 않고 중국 탓 을 하는 것까지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쿠팡 본사와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쿠팡 미국 증시 상장 신청 자료 갈무리
미국 측은 쿠팡 문제를 외교안보 현안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대놓고 우리 정부에게 압박하고 있는 모양이다. SBS는 지난달부터 우리 정부에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 대한 출국금지, 체포, 구속 등이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그런 조치가 없다면, 외교안보 사안의 양국 고위급 협의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1일 보도했다. 김범석 의장이 한국을 찾을 경우, 그의 신변에 영향 없게 하겠다는 약속을 우리 정부가 해줘야만, 핵추진잠수함과 같은 외교안보 현안의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2월 김 의장에 대한 입국시 통보조치 를 법무부에 신청해둔 상태다.
방송은 우리 정부는 주한미국대사관 등에 관련 수사는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외교 당국은 특정인의 신변 보장을 약속할 수 없다 는 취지의 답변을 해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가 방문했을 때도 쿠팡 관련 사안을 거론하며 상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합의한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이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에 대한 양국의 추가 협의에 뚜렷한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MBC도 두 나라 사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 거의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쿠팡 관련해서는 미국 쪽에서 워낙 강경한 분위기가 있다. 국무부, 백악관, 의회 등에서 쿠팡 사안을 미국 기업을 차별한 사안으로 강하게 이슈화하고 있고, 그만큼 쿠팡 로비가 전방위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한미 정상간 합의된 핵추진잠수함과 우라늄 농축 협상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앞선 관세협상과 쿠팡 등 비관세 문제로 (협상에 차질을 빚는)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법 절차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고 계속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은 계속 강경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월 예방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했으며, 지난달 12일 다시 만났을 때도 핵추진잠수함과 원자력 등 안보 분야 합의를 이행해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쿠팡 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이다.
우라늄 농축·핵잠함 등 안보 분야 실무 협의 지연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일으킨 쿠팡 사태가 한미 간 안보 분야 협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에 선을 그으며 이 사안을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국내법 절차 관련 부분은 공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잘 설명해 나가고 있고, 이런 문제가 한미 정부 합의에 장애물로 작동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고 소통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미측과의 소통 과정에 안보 논의는 쿠팡 사안과 별개로 진전되어야 한다는 입장 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에 따른 한국의 우라늄 농축·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안보 분야 실무 협의는 미측이 대표단 구성과 방한을 미루면서 지연되고 있다. 미측은 그간 미국 기업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는 기조하에 다양한 경로로 쿠팡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한국에 요청해왔다.
지난달 마이클 디솜브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방한했을 때도 쿠팡 문제를 꺼내 한미 관계와 팩트시트 이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관리할 이슈 로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쿠팡 문제를 외교안보 현안으로 연계시키는 주장이 미 행정부의 공식 견해라기보다는 미국 의회 등에서 제기되는 일부 강경한 목소리가 국무부를 경로로 해 전해진 것으로 파악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쿠팡 문제 때문에 안보 협의가 지연되는 것은 아니고 실무 차원의 협의는 이어지고 있다 며 쿠팡 문제가 그 정도의 동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신통찮은 미국 나들이 장동혁 대표 사퇴하라
한편 장 대표는 방미 내용을 토대로 연일 정부 공세를 이어가지만, 당 안팎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언론인 조선일보와 한겨레 신문이 번갈아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사설을 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장 대표 특보단장으로 미국 나들이에 함께한 김대식 의원조차 이날 YTN 라디오에서 장 대표와 김 최고위원이 워싱턴DC에서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 논란에 관해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했다. 메시지 면에서 모든 실적이 죽었다 며 이러한 모습을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줘서 정말 죄송스럽다 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 출연, 장 대표가 부정선거론 이나 이재명 친중 정부론 을 띄우기 위해 미국 고위급을 만나려 했으나 못 만났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면 참 좋지 않을까 싶다 며 미국 공화당 정부 입장에서도 지금 장 대표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