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폴드 AI, 美 최초 ‘AI 채용’ FCRA 소송 직면…구직자 무단 평가 논란 [채용] 에이트폴드 AI의 홈페이지.
인공지능(AI) 기반 채용 플랫폼이 구직자 동의 없이 평가·분류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AI 채용 시스템의 법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로이터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AI 채용 기업 에이트폴드(Eightfold AI)가 구직자 동의 없이 채용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은 AI 채용 기업이 미국 공정신용보고법(FCRA)을 위반했다는 점을 정면으로 다툰 미국 최초의 사례다.
AI 채용 평가, ‘소비자 보고서’ 해당 여부 쟁점
보도에 따르면 에이트폴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팔(PayPal) 등 다수의 포천500대 기업이 사용하는 AI 기반 채용 플랫폼이다. 온라인 이력서와 채용 공고 등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과 채용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원고인 에린 키슬러와 스루티 바우믹은 자신들이 AI에 의해 평가·분류됐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받지 못했고, 평가 결과를 열람하거나 오류를 정정할 기회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에이트폴드가 FCRA와 캘리포니아 주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FCRA는 채용, 대출, 보험 등 개인의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평가 보고서를 작성·제공하는 제3자 기관에 대해 사전 고지와 정보 열람·정정 권리를 의무화한다. 채용 과정에서 외부 기관이 지원자를 점수화하거나 평가 보고서를 제공할 경우, 해당 기관은 ‘소비자 보고 기관(consumer reporting agency)’으로 간주될 수 있다.
AI라도 법 적용 예외 없다”…성격·학력까지 추론
원고 측은 에이트폴드의 AI 평가가 형식은 알고리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평가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AI가 지원자의 성향과 잠재력을 추론·분류해 기업에 제공한다면 기존 신용평가사나 백그라운드 체크 업체와 다르지 않다는 논리다.
소장에 따르면 에이트폴드는 구직자에 대해 ‘팀 플레이어’, ‘내향적 성향’ 등 성격 특성을 추정하고, 교육 수준의 질을 평가하며, 향후 직함과 이직 가능 기업까지 예측하는 프로필을 생성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이트폴드 측은 플랫폼이 구직자나 고객사가 제공한 데이터만을 사용하며 소셜미디어 등 외부 정보는 수집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책임 있는 AI 활용과 관련 법규 준수를 강조했다.
빅테크·공공기관까지 확산…AI 채용 규제 시험대
에이트폴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제너럴 캐털리스트 등의 투자를 받은 기업으로, 고객사의 약 3분의 1이 포천500대 기업에 해당한다. 세일즈포스, 바이엘은 물론 뉴욕주·콜로라도주 노동부도 에이트폴드 기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키슬러는 페이팔 등 여러 기업에, 바우믹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지원했으나 채용되지 않았으며, AI 평가 도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팔은 이번 소송의 피고는 아니다.
이번 소송은 AI 채용 플랫폼이 기존 소비자 보호법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를 가르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로이터는 소비자 단체들이 새로운 AI 전용 법이 아닌, 기존 법률을 AI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