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탄소 감축목표 하향 조정…BP에 이어, 퇴보하는 화석연료 기업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국의 석유회사인 셸(Shell)은 기후 전환 로드맵과 목표를 하향 수정해 내놓았다. / 셸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의 거대 석유회사인 셸(Shell)은 기후 전환 로드맵과 목표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에너지 전환 전략 2024(Energy Transition Strategy 2024)’를 발표했다. 지난 2021년에 출시한 ‘파워링 프로그레스(Powering Progress)’ 전략을 처음으로 업데이트해 내놓은 것이다.
새롭게 수정된 전략에는 스코프3 배출량을 줄이려는 셸의 첫 번째 임시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셸은 2030년 스코프3 저감 목표를 이전의 20%에서 15~20%로 다소 약화시켰다. 셸의 스코프3 배출량은 기업 전체 배출량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셸은 ‘에너지 전환의 변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2035년까지 배출을 45% 감축하겠다던 탄소집약도 목표도 하향 조정했다고 CNBC, ESG 투데이,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탄소집약도 목표는 2016년 배출량 기준에 따라 측정된다.
셸의 와엘 사완(Wael Sawan) CEO는 성명을 통해 ″전력 사업에서 일부 시장과 부문으로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에 전력 판매 성장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그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탄소집약도 목표 또한 업데이트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셸은 2023년 말까지 2016년 대비 운영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의 60% 이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판매된 에너지 제품의 탄소집약도를 2016년 대비 6.3% 감소시켰다면서 이로써 3년 연속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셸의 2030 목표에 대한 여러 단체의 반발
행동주의 주주 그룹 팔로우 디스(Follow this)의 설립자인 마크 반 바알은 "목표를 역행함으로써 셸은 이번 10년 동안 배출량을 약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파리 기후 협정이 실패하는 쪽에 베팅했다"라고 비판했다.
반 바알은 이어 "변경된 목표를 통해 셸의 의도를 알 수 있게 됐다. 이 기업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화석 연료에 머물고 싶어 한다. 이사회는 기후 위기를 악화시켜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정책 개입, 파괴적 혁신, 좌초된 자산, 기후 변화 비용에 대한 책임 등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 리클레임파이낸스(Reclaim Finance)의 아가테 마송(Agathe Masson) 역시 “이번 역행 사례는 셸이 기후를 위한 행동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셸의 경쟁사인 BP 또한 탄소중립 목표 하향 조정
그밖에 업데이트 된 전략에는 셸이 2023년부터 2025년 말까지 전기 자동차 충전, 바이오 연료, 재생 가능 전력, 수소 및 탄소 포집 및 저장을 포함한 분야의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에 100억~150억달러(13조3200억~19조9800억원)를 투자할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셸은 안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동시에 탄소 가격 책정, 수요 변화 촉진 및 저탄소 솔루션 성장과 같은 넷제로를 지원하는 정책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영역에 대한 옹호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셸의 경쟁사이자 영국의 화석연료 기업인 BP 역시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변경한 적이 있다. BP는 2020년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2019년에 비해 40% 줄이고,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35% 이상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2030년까지의 중간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30%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