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탄원에도… 서부지법 난동 촬영 감독 벌금 확정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서울서부지법 난동 순간을 다큐로 촬영하기 위해 청사 안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붙잡혀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받은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가운데)이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정윤석 감독을 포함해 서울서부지법 1·19 난동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18명 전원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2026.4.30 연합뉴스
사법부가 지난해 1월 서울 서부지방법원 청사 난동 당시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들어갔던 정윤석(45) 다큐멘터리 감독의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3만 명의 탄원을 끝내 외면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30일 서울서부지법 폭동과 관련해 특수건조물 침입,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1심과 2심 모두 유죄가 선고된 18명에 대해 전원 상고를 기각, 유죄를 확정했다. 졸지에 난동 가담범으로 몰렸던 정 감독은 벌금 200만 원형이 확정됐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1월 19일 오전 3시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 격분해 서울서부지법 청사에 난입해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모두 63명을 기소했는데 그 가운데 49명이 법원에 난입한 이들이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기소된 이들 가운데 59명에 대해 최고 징역 5년의 실형과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를 받은 18명을 뺀 나머지는 상고를 포기하거나 취하했다.
2심 판단을 받은 36명 중 20명은 범죄 정도에 따라 일부 감형됐다.
진입을 막는 경찰관을 폭행하고, 철제봉으로 유리 출입문을 깨뜨린 사람은 징역 4년, 7층에 올라가 방을 발로 차고 도어락을 손상한 사람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법원 화단에 있던 화분을 깨뜨리거나 벽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는 행위를 한 이들도 모두 특수공용건물손상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 감독이 법원 경내에 진입한 뒤 집회 참가자들과 동떨어져 촬영만 한 만큼 다중의 위력 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서부지법 직원들 입장에서는 청사 안에 난입한 정 감독과 다른 난동 가담자들의 차이를 분간할 수 없었다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고 설명했다.
정 감독 측은 상고 기각을 납득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법원이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절차적 문제, 법원의 이기주의, 관료적 행정주의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 이라고 말했다.
서부지법 난동 직후 조희대 대법원장은 긴급 대법관 회의를 열고 법관 개인에 대한 테러 행위 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 부정이자 모든 헌법기관 자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 굉장히 심각한 사안 이라는 우려를 밝혔다. 하지만 그 뒤 재판 과정에서 이들 난동 가담자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벌이 내려졌는가는 보는 이에 따라서 솜방망이 처벌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데 격분한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로 난입하려고 법원 담장을 넘어오고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은 법원이 독립 저널리스트의 기록할 권리 등 기본적 인권을 침해했고,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취지를 부정했다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박찬욱과 장항준 감독 등을 비롯한 영화인 2781명도 1심 판결을 앞두고 정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정 감독의 변호인단은 지난 27일 시민 3297명이 연대해 서명한 무죄 탄원서와 정 감독의 최후진술문을 대법원에 접수했다. 정 감독은 최후진술문에 원심의 판단처럼 예술가의 용기가 유죄가 된다면, 앞으로 닥칠 위기 앞에서 그 어떤 창작자도 용기 내어 진실을 마주하려 하지 않을 것 이라며 이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 이유를 국가 스스로 부정하는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본 재판이 폭력과 혐오가 아닌,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작동시킨 아름다운 첫 역사적 판례로 남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1심과 2심 과정에 경찰의 체포에 위법이 있었는지를 따지지 않았고 최루액을 살포해야 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누락돼 있으며, 건조물 침입죄의 구성 요건을 잘못 해석했으며,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정신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언론인과 예술인을 지나치게 좁은 개념으로 규정하고 차별하는 기준으로 정당한 자신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정윤석 감독의 최후진술문 가운데 마지막 대목이다.
존경하는 대법관님,
저는 원심 최후진술에서 예술가는 무죄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검찰이 유죄를 주장할 뿐입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2심 최후진술에서 예술가의 삶은 단순하다. 나를 지키고 남을 돕는 것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대법관님께 최후진술을 대신하여 다음과 같이 질문드립니다.
1. 언론과 예술의 공익성을 차별하는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면 왜 헌법 22조가 존재하는 것입니까?
2. 국가기관이 예술가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기준을 만든다면 왜 예술인권리보장법 7조가 존재하는 것입니까? 법원 스스로 법을 무력화시킨 판결이 문체부 블랙리스트 검열 사태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3.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자의적인 판사의 판결이 가능하다면 왜 법이 존재하는 것입니까?
존경하는 대법관님,
저는 과거 박근혜 정권 시절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가권력에 의해 지원 배제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뼈아픈 반성을 통해 제정한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법 3조에 따르면 예술 표현의자유는 다양하고 창조적인 예술활동의 조건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으로서 보호되어야 한다”고, 6조에 따르면 예술가의 권리와 지위에 있어 본 법은 모든 법에 우선 적용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원심의 판단처럼 예술가의 용기가 유죄가 된다면, 앞으로 닥칠 위기 앞에서 그 어떤 창작자도 용기 내어 진실을 마주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존재 이유를 국가 스스로 부정하는 비극입니다. 본 재판이 폭력과 혐오가 아닌,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신장시키고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작동시킨 아름다운 첫 역사적 판례로 남기를소망합니다. 대한민국이 헌법적 가치인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는 진정한 문화국가임을 증명할 수 있도록, 대법관님의 현명하고 정의로운 파기환송 판결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6년 4월 27일
피고인 정윤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