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경법 10개 하나로 묶었다…‘생태환경법전’ 제정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국이 환경 관련 법률 10개를 통합한 ‘생태환경법전’을 제정하며 환경 규제 체계를 재정비했다. / 사진 = Unsplash
중국이 수십 년간 축적된 환경 법률을 단일 법전으로 통합했다.
12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생태환경법전(Ecological and Environmental Code)’을 공포했다. 해당 법전은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에서 통과됐으며, 오는 8월 15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법전의 핵심은 대기·수질·토양 오염 관리와 생태 보전, 생물종 보호, 저탄소 개발 등 환경 관련 법률 10개를 하나의 법체계로 통합한 것이다. 그동안 법령 간 규정 충돌과 중복으로 기업과 행정기관 모두 규제 적용에 혼선을 겪어왔는데, 단일 법전 도입으로 환경 규제 체계를 전면 정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염·생태·종 보호까지…환경 입법 체계 재편
법전에는 대기오염 방지, 수질·토양 오염 관리, 생태 보전, 생물종 보호, 저탄소 개발, 기업 오염자 처벌 등 기존 환경 관련 법률이 통합됐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환경 관련 법률을 지속적으로 제정하고 개정해 왔다. 그러나 법률마다 규정이 상충하거나 적용 기준이 달라 기업과 행정기관 모두 규제 해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베이징대 법학전문대학원 왕진 교수는 입법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하며 2015년 이후 중국은 환경·자원 관련 법률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왔고 처벌과 집행 수준도 점차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전은 그동안 누적된 입법 충돌을 정리하는 작업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에 대한 처벌과 집행 조항은 대부분 기존 법률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법전 통과와 함께 도시 환경 인프라 확충, 자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 확대, 폐기물 관리 체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 예산에서 대기·수질·토양 오염 관리에 620억위안(약 13조4500억원)을 배정한 바 있다.
저탄소 조항 포함…독립 기후법 기반 될 가능성
이번 법전에서 주목할 대목은 녹색·저탄소 개발 관련 조항이 새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중국은 현재 기후 변화를 직접 규율하는 독립 법률이 없는데, 이번 법전이 처음으로 저탄소 개발을 명시적 법적 근거로 편입하면서 향후 독립 기후법 제정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하늘은 더 맑게, 물은 더 깨끗하게, 땅은 더 청결하게 만드는 데서 새로운 진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05년 맑은 물과 푸른 산은 그 자체로 귀중한 자산”이라는 발언을 통해 생태 보호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법전은 이러한 정책 기조를 입법 체계로 정리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민간 환경단체 공공환경연구소(IPE) 마쥔 소장은 블룸버그에 이번 법전은 생태·환경 보호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정책적 우선순위를 보여준다”며 그 점이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평가했다.
NGO 소송권 축소…환경 법제의 명암
다만 법전이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만 받는 것은 아니다.
2015년 도입된 제도는 비정부기구(NGO)가 환경 기준을 위반한 기업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새 법전에서는 이 권한의 범위가 축소됐다.
왕진 교수는 NGO가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의 범위와 공간이 정부에 의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에 NGO가 맡던 감시 기능의 일부가 검찰 기관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환경 규제의 입법 기반은 강화되는 반면 시민사회가 담당하던 독립적 감시 기능은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법전에 대해 생태 보호 정책을 강조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제도적 한계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