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과 이렇게 다를까…박홍근, 재산도 6억 극과 극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3.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출신 배경과 정치 이력, 정책 지향 등에서 앞서 후보자로 낙점됐다가 각종 구설수 끝에 낙마한 이혜훈 전 의원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부산 출신인 이혜훈 전 의원은 마산제일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하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서울 서초갑 지역구로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전형적인 보수 엘리트 정치인이다. 평소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옹호했으며, 이재명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탕평 차원에서 이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으로 파격 발탁했다.
반면 전남 고흥 출신인 박홍근 후보자는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국문학과에 진학한 뒤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의장 권한대행을 지낸 86세대 학생운동권 그룹의 막내 격으로 두 차례 투옥된 경력이 있다. 모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풀뿌리 시민운동을 하다 정치권에 입문한 진보 성향으로 서울 중랑을 지역구에서 연속 4선에 성공했다. 2021년 5월 페이스북에 나는 왜 그와의 동행을 결심했는가? 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를 차기 대선 후보로 공개 지지하고, 대선 경선 캠프 비서실장으로 활동했으며, 이 대통령이 당대표였던 시절에는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추는 등 대표적 친명 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특히 국회 기재위·국토위 위원, 예결위 간사 및 위원장, 국정기획위 기획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책·예산 전문가로서 확장 재정 기조에 적극 동조해 왔음은 물론이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두 사람은 재산 측면에서도 극히 대조적인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 상위 1% 부자(순자산 33억 원 이상)에 속하는 이혜훈 전 의원은 지난 1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통해 본인과 배우자 및 자녀 명의로 재산 175억 6952만 원을 신고한 바 있다. 여기에는 100억 대 증권(비상장 주식)을 비롯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 마포구 상암동 상가 지분, 용산구 아파트 전세 임차권, 세종시 아파트 전세 임차권 등 각종 부동산과 예금, 포르쉐 등 차량 3대가 포함돼 있었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시세가 80억~90억 원에 달하는 래미안 원펜타스 부정 청약 등 재산 증식을 둘러싼 의혹이 큰 영향을 미쳐 중도 낙마하고 말았다.
이에 반해 박홍근 후보자는 온가족 재산이 총 6억 원에 불과해 이 전 의원 재산의 30분의 1 수준이다. 거의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해 3월 공개된 2025년도 정기 재산 변동 신고 (2024년 말 기준)에서 본인과 배우자, 모친, 장녀의 재산으로 전년보다 320만 원 증가한 6억 305만 원을 신고했다. 1969년생으로 50대 중후반에 4선 의원인 그는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 신내2동에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아파트(전용 면적 49.77㎡, 15평) 1채를 보유하고 있다. 공급 면적 기준으로 18평형으로 알려진 실거주 아파트이며 신고한 공시가격은 2억 6100만 원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매물 가격은 4억 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11일 한국입법기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 4선 중진이지만 여전히 18평 아파트에 산다 며 재작년 말에야 비로소 은행 대출을 모두 갚고 집 지분을 100%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청장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불가피하게 대출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며 그동안 아내와 함께 조금씩 갚아나가느라 빠듯하게 살았다. 이제야 아내와 지분을 절반씩 나눈 온전한 우리 집 이 됐다 고 웃으며 말했다. 또 사실 제가 성격이 활달하거나 얼굴이 두꺼운 편도 아니고 물려받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아내가 걱정을 참 많이 했다 면서 부동산 문제, 대출 이자, 좁은 집에서의 생활…. 저는 이것을 뉴스로 배우는 게 아니라 제 삶으로 매일 겪고 있다 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만큼 서민들의 주거 애환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박 후보자의 신고 재산은 이 밖에 중랑구 사무실 전세임차권 4000만 원, 모친이 소유한 전남 고흥군 단독주택 2260만 원, 본인·배우자·모친·장녀 명의를 포함한 예금 2억 2233만 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재산 신고 내역에서 주식, 채권 등 증권은 단 1건도 없었기 때문에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인사청문요청안에서도 박 후보자의 재산 규모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인사청문회에서도 이혜훈 전 의원 때와는 달리 국민의힘 측이 박 후보자의 재산 문제를 놓고 부정적 이슈로 키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23년 3월 22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22. 연합뉴스
한편 박 후보자는 3일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획예산처 기능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국가 전략의 새 설계 라며 기획처가 대한민국 미래 설계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국가 대전환을 위한 전략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 고 밝혔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구조적 복합 위기 속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국민 모두가 초혁신 경제로 나아가고 있다 며 이럴 때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다만 재정은 당연히 화수분이 아니다. 재정은 적재적소에 쓰여야 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도려내 최대한 고효율을 창출해야 한다 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 측면도 짚으면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지방의 골목골목까지, 우리 삶 구석구석까지 따뜻하도록 재정의 (경기)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고 전했다.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했던 박 후보자는 지금은 국가의 부름이 더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며 제 정치적인 희망, 뜻보다는 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 제가 쓸모 있는 데가 어디일까 생각하고 결심했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