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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함께 아닌 국민과 함께 하는 마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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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국민과 함께하는 마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취임 후 두 달여 된 우회종 신임 한국마사회장은 그동안엔 정부와 함께하는 닫힌 마사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마사회는 단순히 정부의 세수원-돈줄이 아닙니다. 우리 국력에 부합하는 여가 산업이자 국민들의 문화원이에요.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국민을 향해 마사회가 열려야 합니다.” 우 회장은 면역학 전문가로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장을 지냈다. 대학에 있을 때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더불어시민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이 벌어졌을 땐 정부의 쇠고기 수입정책을 앞장서 비판했고, 수입 반대 여론을 주도했다. 그는 마사회 내적으로도 열린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좋은 뜻으로 벌이는 사업도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닥쳐 결과가 안 좋다면 괜찮다고 해요. 정부 관계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문제가 잘 안 풀리면 다 저에게 넘기라고 합니다” 그는 마사회의 소관 부처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마는 문화 활동입니다.”   마사회장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우희종 신임 한국마사회장. 사진 이필재 -마사회 설립 목적 중 하나가 국민의 복지 증진이더군요. 어떤 사업들을 합니까? 대표적인 게 재활·힐링 승마입니다. 재활 승마는 장애인이 대상인데 말과의 교감을 활용하는 치유 프로그램이죠. 힐링 승마는 그동안 사회공익 직군, 취약계층을 포함해 약 3600명에게 승마 강습을 지원했고, 지난해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힐링 승마를 시범 도입했어요. 그런데 자폐아 관련 사업이 없어 부임 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폐아 전문의가 추천하는 아이들이 대상인데 국제의학학회에 의해 효과가 검증됐습니다. 무엇보다 승마 문화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하려 합니다.” 승마 문화 육성은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사건으로 멈췄다고 말했다. 이 사건 후 기업들은 등을 돌렸고, 대학의 특례 입학 문도 닫혔다. 그는 가능하면, 사회공헌 활동도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자선사업 같은 것보다 공기업인만큼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을 해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마사회는 농어촌 등의 복지시설 노인·장애인에게 차량을 지원해 주는 ‘국민드림마차’ 사업도 한다. 20년째 하는데, 호응이 좋습니다. 연간 146억 수준이던 사회공헌 활동 차원의 기부는 코로나 위기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80억 원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취미로 하는 승마, 일반인도 할 수 있습니까? 비용 부담이 크지 않나요? 골프보다는 훨씬 적게 듭니다. 사실 현실적으로는 학교 승마 쪽이 국민과 함께하는 데 더 효과적이에요. 초중고 특별 활동으로 성적에 반영하는 식으로 한 달에 한두 번 체험을 하게 하는 겁니다. 어려서부터 말과 교감하고 가까워지게 하는 프로그램이죠. 우리나라는 제주 조랑말이라는 좋은 자원도 있습니다. 지자체·교육청과 손잡고 시도해 보려 해요.” 그는 우리 사회가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말이 배제됐다고 말했다. 시민 눈높이에서 말과의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는 것이다. 기마민족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리에서 말을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관광객 대상으로 말 탄 사람을 볼 수 있게 한다거나 수문장 교대 때 영국의 근위병처럼 말 탄 사람을 등장시킬 수도 있어요.” -화제를 바꿔 보죠. 마사회는 과거 복마전 소리를 들었고 권력자의 통치자금 출처라는 오명이 있었는데요? 저도 부임 전엔 그런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경마산업이 호황이었고 군출신이나 정치인이 마사회장을 하던 시절 형성된 이미지예요. 마사회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때 우수등급을 받았고, 최근엔 국민권익위 종합청렴도 부패방지 분야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엔 그런 소리를 들을 만했는지 모르죠.” -어쨌거나 경마는 사행 산업이고, 공기업이 경마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비단 경마만의 문제는 아니예요. 경륜, 스포츠토토, 로또 등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합법적인 사행 사업이죠. 사실 마사회가 공기업이 된 건 경마 세수를 국가가 흡수하기 위해서였어요. 국가가 오랫동안 경마를 세수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거죠. 어떻든 중독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사행 사업 중에선 경마의 중독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마사회도 나름의 자구 노력으로 1인 1회 베팅(마권 구매)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정해 놓았고, 1998년부터 국내 최초로 중독예방 전문기관(유캔센터)을 운영해왔습니다.” -경마가 사행 산업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탓 같군요. 경마는 사실상 규제산업인데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풀어야 할 규제로 뭘 꼽으십니까? 두 가지만 꼽는다면, 현재 20%로 돼 있는 온라인 전자 마권 매출액 상한선에 대한 규제와 옥외광고 등의 금지입니다. 사실 온라인 베팅은 실명으로 하기에 상대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경마 광고를 일절 못하지만, 일본에서 공부할 땐 천황배 경마 장면을 지하철에서 본 일도 있습니다.” -불법 경마 단속은 어떻게 하나요? 마사회가 불법 경마 차단의 핵심 허브입니다. 불법행위를 탐지해 자료를 확보한 후 관계 기관에 신고·고발해 차단 및 수사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죠. 다만 수사기관이 아니라서 특사경(특별사법경창관)의 강제 수사 같은 사법적 권한은 없어요. 실효성을 높이려면 방미심위(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신속한 사이트 차단, 경찰과의 공조 수사, 금융 흐름 추적, 결제·중계 등 주변 인프라 차단이 같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가 홍콩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홍콩도 다른 나라들처럼 경마의 온라인화로 불법 경마 도박이 성행했다. 홍콩 당국은 합법 경마에 대한 조세 인하로 불법 경마를 흡수했고 그 결과 불법 도박률이 1% 미만으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세수도 늘어났다. 홍콩의 경마사업 주체인 자키클럽은 이렇게 벌어 대학에 건물도 지어준다. 이를 위해 홍콩은 경마 배당률을 높였고, 심지어 돈을 많이 잃으면 개평처럼 일부를 돌려줍니다.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경마를 즐기게 만든 거죠.” 과천 경마공원에 들어서 마사회 건물로 가는 길엔 경마장 이전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다. ‘경마장 이전하면 경마산업 무너진다’는 구호도 보인다. -과천경마공원 이전이 마사회의 최대 현안 같습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인데, 경마공원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것보다 경마공원을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국민 눈높이에서 잘 받아들여질까요? 공공성이라는 관점에선 아파트, 특히 젊은 세대에게 좋은 싼 아파트를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죠. 그런데 이런 발상엔 마사회는 국가의 세수원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요. 115만㎡에 이르는 경마공원은 공공성을 띤 문화시설입니다. 건강한 생명의식의 산실이고,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우리 사회의 소외층을 도울 수 있는 일종의 문화 인프라예요. 말 산업은 문화 선진국으로서 K컬처의 일환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문화산업입니다.” -경마공원이 택지보다 더 높은 문화적 가치를 지녔다는 거군요.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외국에선 경마축제가 열리면 각국 대사들이 찾는 곳이에요. 한 번이라도 와본 사람은 경마공원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도박으로 돈만 버는 데가 아니라는 거죠.” -재임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게 뭔가요? 마사회는 문화기업이라는 인식을 뿌리내리려 합니다. 마사회의 새 정체성이죠. 이런 위상에 걸맞은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경마를 축제화하고 규제를 풀어야죠.” -마사회 나아가 국내 말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변수가 뭔가요? 사행 사업이란 인식에 따른 당국의 규제, 여가 문화의 다양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입니다. 단적으로 젊은 세대는 주식과 암호화폐에 더 관심이 많죠. 젊은이들에게 레저 스포츠이자 문화 사업으로 다가가려 합니다.” -마사회는 104년 된 특별법인이자 준시장형 공기업입니다. 역사가 길면 ‘고인 물’ 같은 문제가 생기는데요? 공기업으로서 순환근무를 하지만 칸막이 문화가 심합니다. 경마, 승마, 말 복지 등 부서간 벽이 높아 소통이 잘 안 돼요. 그렇다 보니 부서 단위의 최적화에 머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수에 기여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변화도 더디죠.” 우 회장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 정문 근무자들은 이런 새 회장을 불편해한다고 한다. 정문 드나들 때 인사를 하려 신경 쓰지 말고 맡은 업무인 출입 관리만 잘하라고 합니다. 오래 된 조직이다 보니 의전을 잘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한 거 같아요.” -일반론이지만, 교수, 시민운동가 출신 리더는 조직을 잘 모르고 아첨과 의전에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그 점에선 저는 확실히 반대입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좋아해 저는 의전이 영 불편합니다. 특히 아첨의 말은 참 듣기 거북해요. 원칙을 중시하는 나름의 원칙을 그동안 고집스럽게 지켜왔습니다. 교수들이 똥고집 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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