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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공시는 바뀌어도 데이터는 남는다…승부는 원천 데이터
[뉴스]
ESG 데이터는 ESG팀에 없다. 현장에 있다. 탄소가 원가가 되고 기후 리스크가 자산가치에 반영되면서 기업의 ESG 데이터 관리 방식도 바뀌고 있다. 이에 대응하려면 ESG 공시를 보고서 작성이 아닌 데이터 운영체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제조회사 A사의 ESG 통합 플랫폼 구축을 수행한 김긍환 삼성SDS 상무와 이동기 그룹장을 만나 그 해법을 들어봤다.   ESG 통합 플랫폼의 승부는 데이터 기준 통일  Q. 삼성SDS가 ESG 공시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ESG 사업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 A사가 글로벌 공시와 규제에 대응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맡게 된 것이 출발점이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시 시스템이 아니라 원천 데이터였다. 탄소비용을 계산하려면 배출량과 원가 데이터가 연결돼야 하고, 기후 리스크를 분석하려면 설비 단위 데이터가 필요하다. Scope 3를 관리하려면 구매·협력사 데이터까지 연결해야 한다. 이런 데이터는 모두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비롯해 제조실행시스템(MES), 환경·안전·보건(EHS), 인적자원관리(HCM), 공급업체관리(SRM) 등 기존 내부 시스템 안에 있다. 쉽게 말해 생산량은 공장 시스템에, 인력 정보는 인사 시스템에, 협력사 정보는 구매·공급망 시스템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ESG 통합 플랫폼 구축은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흩어진 데이터를 공시 기준에 맞게 연결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표준화하는 작업이다. 삼성SDS는 17년 넘게 ESG/EHS 영역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의 내부 시스템을 컨설팅 및 구축·운영해 왔다. A사 프로젝트도 기존 ERP 시스템인 SAP 안에 축적된 생산·구매·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를 공시 기준에 맞게 연결하고 표준화하는 데 있었다.  프로젝트를 마친 뒤에는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에서도 협업 요청이 이어졌다. 핵심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보다 기존 내부 시스템에서 관리하려는 대기업 수요가 컸고, 대규모 글로벌 제조기업의 ESG 데이터 통합을 해봤기 때문이다. 그룹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가 외부 시장으로 확장된 셈이다.  Q. A사 프로젝트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과업은 무엇인가.  가장 오래 걸린 것은 데이터 정의였다. 같은 지표라도 국가와 사업장마다 기준이 달랐다. 각 법인이 현지 규제와 내부 운영 방식에 맞춰 서로 다른 기준으로 운영해온 결과다. 문제는 이를 하나의 공시 기준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임직원 수만 해도 정규직만 집계하는 법인이 있는가 하면 계약직과 파견직을 포함하는 곳도 있었다.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사업장 범위, 배출원, 산정 방식, 배출계수 등을 같은 기준으로 다시 정의해야 했다. 결국 국내외 수많은 법인의 데이터를 하나의 기준으로 재정의하고 매핑하는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삼성SDS ESG 통합 플랫폼 공시 지표 화면. / 제공 = 삼성SDS 이는 단순히 숫자를 취합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각 부서가 서로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던 데이터를 하나의 공시 기준으로 통일하는 과정이었다.  ESG 통합 플랫폼 구축도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A사는 당시 EU 수출 제품의 탄소발자국 관리가 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Scope 1·2부터 시작해 제품별 전과정평가(LCA) 체계를 먼저 구축했다. 이후 공급망 데이터를 연결하며 Scope 3, 공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Q. 보통 이런 대규모 구축은 컨설팅사와 함께 하는 것으로 아는데. 맞다. 전략 컨설팅은 공시 기준을 분석하고 어떤 데이터가 어느 시스템에 있는지까지는 알려준다. 예를 들어 임직원 수는 인사 시스템에서 가져오면 된다 는 수준의 설계다. 실제 구축은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인사 시스템 안에서도 데이터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떤 값을 가져와야 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그 데이터가 공시 기준에 맞는지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 이는 다양한 산업의 기존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야 가능하다.  공시 기준을 해석하는 것과 실제 데이터를 구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ESG 통합 플랫폼의 품질은 결국 원천 데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게 연결하고 검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략은 컨설팅사가 세울 수 있지만, 실제 구현은 기업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 구조를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삼성SDS 김긍환 컨설팅팀장(상무)(오른쪽)과 이동기 ESG컨설팅그룹장(왼쪽). / 사진 = 임팩트온   보고서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체계  Q. ESG 통합 플랫폼이 구축되고 나면 ESG 담당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지나. 현재 ESG팀의 주요 업무는 보고서 작성과 평가 대응이다. 조직 내외부에서 데이터를 요청하고, 기준에 맞는지 확인한 뒤 보고서를 작성하고 제3자 검증을 거쳐 제출하는 역할이다. 컨설팅사에 맡기는 경우에는 이마저도 직접 하지 않는 조직도 많다. 하지만 그런 역할만으로는 앞으로의 공시 요구를 감당하기 어렵다. KSSB 공시가 의무화되면 정부를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더 정교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요구할 것이다. ESG 데이터는 ESG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장, 생산, 구매, 인사 등 각 조직에서 생성된다. 앞으로 ESG팀은 각 부서의 데이터를 연결하고 공시 기준에 맞게 검증하는 중앙 허브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준비가 잘 된 기업은 ESG를 ESG팀만의 업무로 보지 않는다. 재무, IT, 인사, 구매, 생산, 환경안전 조직이 함께 데이터를 관리하고, ESG팀은 데이터 기준과 품질을 총괄한다. 결국 ESG 공시 경쟁력은 전사 데이터 관리 체계를 얼마나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데이터가 어느 시스템에서 생성되는지 이해하고, 어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연계하고 어떤 데이터는 배치 방식으로 수집할지 IT 조직과 함께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전문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가공·관리할지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은 필요하다. Q. KSSB 공시 의무화를 앞둔 기업들에게 조언한다면. 개인적으로 볼 때 A사는 국내 기업들보다 2~3년 정도 글로벌 트렌드에 앞서 있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보다 내부 구축형을 선택한 것도 ESG 대응을 보고서 작성보다는 데이터 거버넌스 전환으로 봤기 때문이다. 공시 기준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기준이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기업 내부에 신뢰할 수 있는 ESG 데이터 기준과 책임 체계가 구축돼 있다면 공시 기준이 달라져도 대응할 수 있다. 삼성SDS ESG 통합 플랫폼도 앞으로 AI 기능과 그룹 전 법인 데이터 집계 기능을 추가해 ESG 데이터를 원가 관리, 기후 리스크 분석, AI 기반 의사결정까지 활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보고서 문장이 아니라 데이터 기준, 책임 조직, 검증 프로세스다. 공시는 계속 바뀌지만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체계는 기업의 자산으로 남는다. ESG의 출발점은 보고서가 아니라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원천 데이터다. 비재무 데이터 역시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다. ☞ 삼성SDS 김긍환 컨설팅팀장(상무)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전략 및 오퍼레이션 컨설팅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 앞으로 혁신의 동력은 IT에 있다는 믿음으로 삼성SDS로 자리를 옮겨 현재 컨설팅팀을 리딩하고 있다. ESG 역시 전략부터 데이터, 플랫폼 구현까지 통합 관점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삼성SDS 이동기 ESG컨설팅그룹장 삼성 관계사 및 전자제조·유통 등 다양한 업종에서 BPM 사업을 수행하며, 현장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주도해왔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IoT, 디지털트윈 등 신기술 기반의 혁신 사업(Smart Space 사업그룹장) 및 EHS 사업개발(안전환경BA그룹장)을 거쳐, 현재는 ESG 사업을 리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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