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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책임 회피한 권력자에 사형 구형은 사필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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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은 불법 계엄을 선포했다는 행위 그 자체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분명 중대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이지만, 이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 뒤 그가 보여준 태도다. 그는 끝내 반성하지 않았고, 끝까지 책임을 회피했으며, 사실을 왜곡했고, 자신의 선택이 낳은 결과를 아래 사람들에게 전가했다. 이 일련의 태도는 개인의 도덕적 결함을 넘어, 민주주의와 공적 책임의 윤리를 근본에서 부정하는 행위였다. 민주주의에서 권력자는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 이후의 태도는 선택이다.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제도의 복원을 위해 물러나는 권력자와, 끝까지 자신을 정당화하며 체제를 흔드는 권력자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은 후자의 길을 택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를 ‘불가피한 결단’,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언어로 포장하며, 헌법을 파괴한 행위를 헌법의 이름으로 합리화했다. 이는 단순한 자기방어가 아니라, 헌법 질서 자체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권력자의 범죄는 두 겹의 죄를 지닌다. 하나는 형법을 위반한 법적 범죄이고,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신뢰를 파괴한 정치적·윤리적 범죄다. 윤석열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범했다. 특히 후자의 죄는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그는 국민 앞에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법 절차 앞에서도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지 않았다. 신뢰를 무너뜨린 자가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면, 공동체는 그를 더 이상 통치의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책임 회피의 방식은 더욱 노골적이었다. 윤석열은 계엄의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결정권을 쥔 최고 권력자였음에도, 구체적인 지시와 판단의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넘겼다. 전·현직 군인과 실무자들이 법정에 서서 책임을 지는 동안, 그는 보고받았다”,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현장 판단이었다”는 말로 거리를 뒀다. 단순한 방어 전략이 아니다. 권력의 위계와 비대칭성을 악용해 책임을 아래로 흘려보내는, 가장 비열한 권력의 작동 방식이다. 민주주의에서 권력은 위에서 아래로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책임은 아래에서 위로 귀속된다. 그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국가는 폭력조직과 다를 바 없어진다. 윤석열은 이 원칙을 정면으로 짓밟았다. 그는 자신이 내린 결정의 정치적·도덕적 결과를 감당하기는커녕, 충성했던 부하들을 방패로 삼았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저지른 가장 큰 죄 중 하나다. 거짓말과 진술 번복 역시 반복되었다. 계엄의 목적, 준비 과정, 군과 경찰의 역할에 대한 설명은 상황에 따라 달라졌고, 불리한 정황 앞에서는 말을 흐리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법 앞에서의 진실성은 반성의 최소 조건이다. 그러나 윤석열에게서 확인된 것은 성찰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그는 진실을 밝히기보다, 유리한 지점을 선택적으로 강조하고 불리한 부분은 지우려 했다. 그 언어는 고백이 아니라 변명이었고, 책임이 아니라 회피였다. 반성하지 않는 권력자는 가장 위험하다. 반성은 처벌을 감경받기 위한 형식적 제스처가 아니라, 다시는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공동체에 대한 약속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끝내 그 약속을 거부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함으로써, 미래의 어떤 권력자에게도 같은 길을 열어주려 했다. 계엄은 실패했지만, 그 논리는 남겨두겠다는 태도였다. 이는 개인의 고집을 넘어 민주주의 전체에 대한 위협이다. 이 지점에서 특검의 사형 구형 의미는 단순한 형벌을 넘어선다. 사형 구형은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헌법 질서를 파괴한 최고 권력자가 끝내 책임을 부정했을 때,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법적 요구다. 민주주의는 관대함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할 때에만 존속할 수 있다. 사형 구형은 다시는 권력이 헌법 위에 서지 못한다”는 가장 분명한 경고다. 물론 사형은 극단적이다. 그래서 더욱 엄격한 요건이 요구된다. 바로 그 요건이 이 사건에서 충족된다. 헌법 수호의 최종 책임자가 헌법을 파괴했고, 그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거짓말로 일관했다. 만약 이런 경우에도 사형이라는 판단을 주저한다면, 우리는 묻게 될 것이다. 도대체 어떤 범죄가 사형에 해당하는가. 이 사건은 단순한 내란 재판이 아니다. 이것은 권력자는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 답변이다. 최고 권력자가 헌법을 파괴하고도 반성하지 않고, 거짓말로 버티며,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민주주의는 내부에서부터 붕괴된다. 그 순간 사법의 엄정함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 윤석열의 가장 큰 잘못은 실수나 판단 오류가 아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할 마지막 기회마저 거부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재판의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드러난 그의 태도에서 확인되었다. 법정에 선 그는 책임지는 권력자의 모습이 아니라, 끝없이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피고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재판의 전 과정에서 그가 보인 태도는 비겁했다. 비열했고, 찌질했으며, 민망할 정도로 초라했다. 최고 권력의 자리에 있었던 인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졸장부에 지나지 않았다. 권력의 무게는 누릴 때만 자신의 것이었고, 책임의 무게는 언제나 타인의 몫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내 판단이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부하 뒤에 숨었고, 제도 뒤에 숨었으며, 말장난과 기억 상실 뒤에 숨었다. 그 태도야말로 그를 가장 무거운 판단 앞에 세운 결정적 이유다. 특검의 사형 구형은 잔혹한 보복이 아니다. 그것은 끝까지 책임을 부정한 권력이 스스로 불러온 필연이다. 사필귀정이다. 모든 일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간다. 헌법을 파괴한 권력은 헌법의 이름으로 단죄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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