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옳다…네타냐후 체포영장 집행 선언해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 3년간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자행되는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지켜보면서, 많은 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파괴에 대한 공포, 소중한 생명이 사라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절망감, 그럼에도 내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무력감, 우리는 여기 한국에서 편히 살고 있다는 부채감과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다른 국무위원들을 질책하며 쏟아내는 발언을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고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것은 이 나라 최고권력자의 입에서 바로 팔레스타인을 지켜보며 분노하던 연대자들이 항상 하던 말과 다르지 않은 내용들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를 불법 침략한거 아니냐 , 자기 땅도 아닌데 맘대로 나포하고 침몰시키고 , 너무 심하고 비인도적이다 , 네타냐후 총리가 전범으로 체포영장 발부돼 있죠? , 유럽 대부분 국가가 집행한다는데 우리도 판단해야 한다 , 최소한의 국제규범도 다 어기고 있다 , 너무 많이 인내했다 ,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한 달 반 전에 이스라엘 점령군(IDF)이 건물 옥상에서 누군가를 발로 차 떨어뜨리는 영상이 담긴 글을 공유하면서 우리가 문제 삼는 위안부 강제,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 는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당시의 논란 속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겠다”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0 연합뉴스
그리고 그것은 빈말은 아니었던 셈이다. 물론 이것은 목숨을 걸고 배를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한국인 활동가들(해초, 김동현)과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승준)의 용기가 가져온 결과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 소속인 이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의 봉쇄를 뚫고 가자에 구호물품을 전달하려는 국제 구호선단에 함께했다.
40여 개국에서 온 400여 명의 시민들이 자유선단연합(FFC)과 글로벌수무드선단(GSF) 등을 결성해서 구호선에 몸을 싣고 지중해를 통해 가자지구로 향했다. 이들은 오로지 인도주의적 신념 하나로 뭉친 비무장 민간인들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이미 몇 번이나 바다 위에서 이들을 폭력적으로 가로막았던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네타냐후 정권과 이스라엘 점령군은 이 구호선단을 사랑의 유람선 액티비즘(Love-boat activism) 이라고 조롱하고 비난하더니, 가자지구로부터 아직 수 백 킬로나 떨어진 공해상에서부터 배를 나포하고 사람들을 납치하기 시작했다. 결국 50여 척의 구호선박이 나포당하고 400여 명의 세계 각국에서 온 시민들이 납치됐다.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고무탄을 쏘고 배를 고의로 침몰시키려고 했다. 납치된 사람들은 이스라엘로 강제로 끌려가 감금당하고 있다. 심지어 구호 활동가들의 눈이 가려져 손목이 묶인 채 무릎을 꿇고 바닥에 처박힌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이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고 조롱하는 경악스러운 동영상도 공개가 됐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머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 국제 구호선단 활동가들과 그들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벤그비르 장관 엑스 계정 갈무리
현재, 한국인 활동가를 비롯해 납치된 사람들이 차례로 풀려나고는 있지만, 그들이 어떤 인권유린을 당했을지 어떤 트라우마가 남을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그렇게 끌려갔던 구호 활동가들은 나중에 이스라엘에서 고문과 심지어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고발한 바가 있다. 이 모든 행위는 아무런 국제법적인 근거가 없는 불법적 테러 행위이고 야만적인 해적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국 시민이 공해상에서 납치와 감금을 당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이것을 외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튀르키예, 브라질, 스페인, 파키스탄 등 10개 국가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항해자들에 대한 불법적인 공격을 규탄하고 자유 항행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 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해 왔다. 따라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행위에 분노하면서 강력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면서 반가운 일이었다. 상식적으로 보면, 국민의힘이나 보수언론 등도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게 마땅했다.
게다가 이들은 바로 얼마 전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나무호가 공격받았을 때, 이재명 정부에게 강력한 대응 을 주문했다. 우리나라의 배가 공격받았는데 왜 이재명 정부는 입꾹닫 하고 있냐 며 맹비난했다. 당시에는 인명 피해도 없었고 도대체 어느 나라의 누가 나무호를 공격한 것인지 사건의 실체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들은 그러면 UFO가 공격했겠냐 라면서 근거도 없이 무조건 이란의 책임으로 몰아갈 뿐이었다. 반면에, 이번 이스라엘군의 구호선단 나포와 납치는 모든 것이 생중계되다시피 해서 공격 주체와 책임 소재도 명확하다. 국민의힘과 조선일보도 이스라엘이 아니라 UFO가 했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문제가 됐다.
이스라엘이 한국 시민들을 공격하고 납치했다는 것이 명백하고, 따라서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강력 대응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개혁신당과 보수언론 등은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입꾹닫 을 하면서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동맹 관계를 흔들 수 있는 외교적으로 무책임한 발언 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만 문제삼았다.
관련 유튜브 화면 갈무리
미국과 이스라엘 앞에서는 작아지고, 이란 앞에서는 목소리를 높이는 전형적인 강약약강이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비슷한 논리와 태도가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책임자들 속에서도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위성락 안보실장은 이번 국무회의에서 마치 이스라엘의 대변자 같은 태도로 이재명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주장과 논리를 펼쳤다.
특히 시작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서 2000명 가까운 사람을 살상한 것으로부터 촉발되었다 는 위성락 안보실장의 주장은 전형적인 친이스라엘 프로파간다이다. 이것은 78년 동안 끝없이 계속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지배와 집단학살, 인종청소가 시작이고 원인이라는 진실을 가리고 있다. 그 어떤 것도 2023년 10월 7일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가자 집단학살은 마치 일방적으로 50대를 맞던 사람이 그것에 맞서서 1대를 때리니까, 그것을 핑계로 다시 100대 때리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상황에서 1대 때린 게 시작이고 원인 이라고 말하는 것은 계속 맞아서 죽어야 한다는 말과 다를 게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재명 정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더 나오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다.
더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을 더 적극적이고 공식적으로 선포해야 한다. 지난 3년 동안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이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는 너무나 끔찍하다. 7만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집단학살을 당했고, 그 중에서 아이들이 2만 명이 넘는다.
병원과 학교의 90% 이상이 파괴됐고, 수십만 톤이 넘는 폭탄이 쏟아져 5000만 톤의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가자는 거대한 무덤이자 생지옥이 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는 휴전 도 집단학살의 종식이 아니라 식민통치 기획이자 저강도 집단학살의 로드맵에 불과했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이처럼 기만적인 휴전안조차 지키지 않는다.
지난 4월까지 이스라엘은 2천 번 이상 휴전협정을 위반했는데, 이제는 그것을 세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 그래서 지금도 가자에서는 거의 매일 5~10명이 살해당하고 있다. 이토록 수많은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한 죄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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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재명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유럽연합(EU) 대변인은 모든 EU 회원국이 ICC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음 을 분명히 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볼리비아, 콜롬비아, 쿠바, 온두라스, 말레이시아,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개별 국가들도 영장 집행 의지를 표명하거나 동참할 뜻을 밝혔다.
그래서 네타냐후는 마음대로 해외 이동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2025년 9월에 UN총회를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이동할 때, 네타냐후의 전용기는 유럽 국가들의 영공을 피해서 지중해를 우회하며 정상 노선보다 약 600킬로미터를 더 날아가는 항로를 택해야 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이 흐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한국과 동아시아도 전쟁범죄자 네타냐후가 감히 마음대로 오가거나 이동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무기 수출과 자원 수탈 중단 등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해 한국 정부가 수행해야 할 더 많은 과제들로 이어지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에 이스라엘에 납치됐다가 석방된 한국인 활동가 해초 는 지난해에도 구호선단에 올라서 가자를 향했었다.
이번에 이스라엘 해군에 의해 구금된 한국인 및 한국계 미국인 활동가 동현(왼쪽부터), 해초, 승준의 항해 전 모습.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제공
그녀는 이렇게 말했었다. 사람들이 제게 그 위험한 곳에 왜 가느냐 물을 때 저는 가장 단순한 마음을 꺼내고 싶습니다. 그 위험한 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 이유가 충분하지 않습니까? , 항해하다 죽는다 해도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비하면 훨씬 편안한 죽음이 아닌가.
또한 해초는 가자에 가지 못하고 나포되더라도 항해를 통해 사람들에게 가자를 떠올리게 하고 얘기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결국 해초와 승준, 김동현 등의 용기와 사랑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자를 떠올리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새로운 사람들에게 왜 이제야 팔레스타인을 떠올리는 것이냐 , 우리가 먼저 가자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라고 반응할 수는 없는 일이다. 팔레스타인을 항상 이야기하던 사람들과 이 새로운 사람들이 손을 잡고, 더욱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팔레스타인을 떠올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소중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