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착촌 확장 멈춰라 …서방 9개국, 이스라엘 질타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생필품 지원을 위한 국제구호선단을 공해에서 나포하고 활동가들을 학대해 전 세계의 공분을 샀던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불법 정착촌 확장을 강행하자 온정적이었던 서방국들마저 성토하고 나섰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서방 9개국 정상은 22일 발표한 서안 상황 관련 공동성명 을 통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예정지를 가로지르게 될 문제의 E1 정착촌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스라엘이 오는 6월 1일 개시될 예정인 주택 건설 입찰 계획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재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가 2025년 8월,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의 예루살렘 외곽에 있는, E1으로 알려진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 인근 지역의 지도를 들고 있다. 출처 AFP [하레츠 캡처]
온정적 이던 영·불·독 정상들마저 등 돌려
E1 정착촌 참여 기업에 전례 없는 경고
공동성명에서 이들 정상은 지난 몇 달 동안 서안의 상황은 현저하게 악화됐다. 정착민 폭력은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스라엘의 추가적인 통제 강화를 포함해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과 관행이 두 국가 해법의 안정과 전망을 훼손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법은 분명하다. 서안 내의 이스라엘 정착촌은 불법이다. E1 지역 건설 계획 역시 예외가 아니다. E1 정착촌 개발은 서안지구를 둘로 갈라놓게 되며, 국제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 될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E1 또는 다른 정착촌 개발 사업 입찰에 참여해선 안 된다. 기업들은 정착촌 건설 참여가 중대한 국제법 위반에 연루될 위험을 비롯해 법적, 평판적 후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 경고했다. 유럽 등 서방국들이 서안지구 건설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을 직접 경고한 건 처음이다. 공동성명엔 제재에 관한 명시적 언급은 없지만 법적 후과 거론은 향후 참여 기업들이 국제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8일 영국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헤어지고 있다. 2025. 12. 08 [EPA=연합뉴스]
6월 1일부터 E1 정착촌 주택 건설 입찰
서안지구 허리 끊어 팔 국가 건설 방해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건설주택부는 올해 1월 예루살렘 동쪽 서안의 E1 지역 12㎢ 부지에 3401채 규모의 주택 건설 입찰을 공고했다. 이 계획은 서안의 북부 라발라 지역과 남부 베들레헴·헤브론 지역을 단절 시켜 향후 팔레스타인 영토의 연속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 동예루살렘과 마알레 아두밈 사이에 있는 E1 지역은 이스라엘이 오래전부터 유대인 정착촌과 예루살렘을 연결하는 핵심 개발지로 간주해온 곳이다.
유럽연합(EU)은 2014년 E1 지역 건설을 미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의 중대한 장애물로 규정하고 레드라인 으로 삼았고,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해 그동안 유보해오다가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이 작년 8월 이 계획을 승인했고, 12월 이스라엘 토지청 웹사이트에 입찰 공고가 게시되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이에 유대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는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지워지고 있다 고 말했고,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절대 수립되지 않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동예루살렘 북부 지역의 이스라엘 정착촌 피스갓 제에브(전경)와 팔레스타인 마을 히즈마(배경)를 분리하는 이스라엘의 장벽. 요르단강 서안에서 촬영. 2026. 05. 22 [AFP=연합뉴스]
스모트리히 팔 국가, 행동으로 지워져
서방 정상들 병합 주장 강력하게 반대
특히 이들 정상은 네타냐후 정권을 상대로 ▲ 정착촌 확장과 행정권 확대 중단 ▲ 유대 정착민 폭력 처벌 보장 ▲ 이스라엘군의 학대 의혹 수사 ▲ 예루살렘 성지에 대한 요르단 왕실의 수호권과 역사적 현상 유지 체제 존중 ▲ 팔 자치정부와 경제에 대한 금융 제한 해제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 구성원을 포함해 (서안) 병합과 팔 주민의 강제 이주를 주장하는 사람에 강력히 반대한다 고 밝혔다. 2026년 5월 현재 70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인들이 점령지 서안의 불법 정착촌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우리는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협상을 통한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확인한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두 민주국가가 안전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안에서 평화와 안전 속에 나란히 공존하는 것을 뜻한다 고 강조했다.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 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공존하게 하는 방안으로 이스라엘을 빼곤 유엔 회원국 거의 전부가 지지하고 있다.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머리를 바닥에 대고 있는 국제 구호선단 활동가들과 그들을 배경으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부 장관. 벤그비르 장관 엑스 계정 갈무리
국제구호선단 나포, 활동가들 가혹 행위
EU, 무도한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 논의
하레츠는 건설업체들의 입찰 참여를 억제하려는 이번 경고는 최근 EU 외무장관들이 검토 중인 대이스라엘 제재 논의와 맞물려 나왔다 고 풀이했다. 여기에는 스페인이 주도하는 EU-이스라엘 연합협정 전면 중단안과, 프랑스·스웨덴이 제안한 정착촌 생산품 관세 인상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날 네덜란드도 불법 이스라엘 정착촌 에서 생산된 상품의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승인했고 그 범위를 서비스와 투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이스라엘군이 가자와 레바논, 시리아에서 공습과 포격, 기습 등을 통해 중동에서 추가로 점령한 땅이 약 1천㎢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알자지라는 서방국들, 이스라엘에 불법 정착촌 확장, 폭력 중단 경고 란 기사에서 이번 공동성명은, 이스라엘군이 가자로 향하던 국제구호선단을 국제수역에서 납치해 외국인 활동가들을 상대로 가혹 행위를 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유럽과 이스라엘 관계가 긴장된 한 주를 보낸 이후에 나왔다 고 소개했다.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