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TK 흔들리나… 김부겸 결단만 남았다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발언하는 김부겸 전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당대표로서 김부겸 전 총리님께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김 전 총리님께서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뛰어 주십시오. 대한민국 통합과 대구시 발전을 위해 나서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대구시장 후보 출마를 공개 요청했다. 정 대표는 대한민국 통합과 대구시 발전을 위해 나서달라, 김 전 총리님만이 낙후된 대구의 발전을 이끌어갈 확실한 필승 카드다 라면서 조속히 결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고 거듭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공개 출마 요청까지 한 만큼 김 전 총리의 등판이 9부 능선 을 넘었다는 분위기다. 대구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대구시장 후보 출마 여부를 결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김 전 총리가 대구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화하면 6·3지방선거 최대 돌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심장 이라 불리는 대구는 보수세가 강하지만, 윤석열 내란 이후 보수당을 자처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지역민들의 실망감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 파동으로 인한 피로감 등으로 민주당의 이변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17~19일 18세 이상 1004명을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구·경북(TK)지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29%, 국민의힘 28%로 박빙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시민언론 민들레 취재에 응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평생 보수당만 투표하고 극우 집회에도 나간 지역민조차 이번에 국민의힘은 안 된다 고 말하고 있다 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 강연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여권에선 김 총리 출마가 확정되면 TK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부울경)까지 시너지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총리 등판이 점쳐지면서, 직접 영향권에 있는 대구 지역 기초자치단체장·의회 선거는 벌써 들끓는 분위기다. 민주당 박정권 대구수성구청장 예비후보는 전날(22일) 입장문을 내고 김 전 총리에 대해 대구의 자부심을 깨울 무게감 있는 설계자 라며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강력히 희망한다 고 했다. 그는 대구가 먼저 부르고, 김부겸이 화답하며, 대한민국이 응원하는 선거가 될 것 이라며 김 전 총리의 출마는 대구를 한국 정치 변화의 중심으로 재평가하게 만들고 시민들의 자존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구의 경우,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컷오프 (배제)된 6선 주호영 의원(대구수성갑·국회부의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초선) 의원 사전 내정설 까지 나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지방선거는 미니 총선 급 재보궐도 함께 치러지는 만큼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와 함께 대구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치러진다면 TK 선거전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주 의원과 함께 컷오프된 친윤석열 계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여권에서도 이 전 위원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이 재보궐에 나온다면 친윤 대 반윤 선명성 경쟁 구도가 될 수 있는 만큼, 대구 지역 민주당 주자도 벌써부터 몸을 푸는 분위기다. 대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설 민주당 주자로는 김민석(국무총리) 의원실 선임비서관을 맡고 있는 서재헌 전 대구시장 후보 등이 거론된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자신의 대구시장 후보자 컷오프(공천배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다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격 추진됐던 TK 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되고,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광주·전남만 통합에 성공하면서 지역에선 TK 홀대 라는 인식이 있다. 이에 여당에서 주도적으로 대구공항 이전, 경제 활성화 등 지역 내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총리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에서 (나에게) 결단만 촉구하기보다 먼저 대구 발전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고 말한 것도 이같은 지역 내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들레와 통화에서 냉정하게 말했을 때, 당장 내일 투표한다면 민주당이 이기긴 어렵다 며 당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의 돌풍이 현실화하고 당에서 정책적 뒷받침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도는 바뀔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지역 현안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국무총리까지 지낸 여권 후보라는 점, TK 출신으로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점, 비명계 인사로 통합·온건 행보를 보여온 점 등은 지역 내 중도·보수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재명 정부와의 소통 능력을 차기 대구시장에게 필요한 점으로 꼽은 부분은 이러한 지역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구시장은 지난 21일 최근 자신의 소통채널 청년의 꿈 에서 한 누리꾼이 김부겸을 지지하고자 한다 고 하자, 지방선거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면서도 대구가 도약하려면 이재명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 도움 없이는 당장 TK신공항도 없는 일이 될 것 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중부동 양산남부시장에서 찹쌀도넛을 먹고 있다. 왼쪽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2026.3.23. 연합뉴스
민주당은 김 전 총리에게 거듭 러브콜 을 보내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구시장 민주당 후보로 사실 오랫동안 김 전 총리님께 삼고초려를 했다 면서 더 이상 시간을 늦추기는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제가 오늘 공개적으로 출마 요청을 정중하게 드린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 민주당 후보는 아직 후보 접수자가 없다 며 총리님께서 결단하는 전후로 추가 모집을 할 계획 이라고 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현장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 결단만 남아있다 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