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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바로가기 : AI 앞에서 얼굴 화끈거리는 기자와 판사들

AI 앞에서 얼굴 화끈거리는 기자와 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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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연구모임’이라고 있습니다. 몸은 현역에서 떠났지만, 마음은 ‘종신’ 기자로 사는 퇴직 언론인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세상을 더 깊게 공부하는 모임입니다. 이름이 알려진 고수, 숨은 고수를 알음알음으로 초빙하여 역사 공부도 하고 경제 공부도 하고 외교 공부도 하고 국내 현안이나 국제 현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공부도 합니다. 모임에 나갈 때마다 현업에서 일하는 기자 후배들에게도 이런 재교육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현업에서 일할 때는 받아쓰기나 하고 보도자료를 요약 정리하는 보도에 급급했던 게 아닌가 반성도 하게 됩니다. 새해 첫 공부는 ‘AI 쓰임새’에 대한 공부였습니다. 강사는 MBC 영상기자 출신 선배입니다. 나이로 치면 윤석열보다 몇 살이 많지만 지하철 경로석을 꺼리고 누가 자리를 양보하는 ‘정상 참작’은 더 꺼리는 분인데, 신문물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초기 사용자(얼리 어댑터)라서 MBC에서 일할 때도 IT분야 전문가로 알아주던 선배입니다. 1월의 강의가 모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2월에도 강사로 모셨습니다.   좋은기사연구모임 강의 장면 나 보다 나를 더 잘 아는 AI의 놀라운 세상 강의를 준비하는 게 힘들었답니다. AI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어제와 오늘이 다를 지경이니 한 달이 지나면 또 바뀔 텐데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과연 그러합니다. AI가 시를 짓고,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고, 원하는 장르에 맞춰 편곡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데 한 달 전보다 실력이 일취월장한 느낌입니다. AI에게 보도자료를 주고 기사를 쓰라고 하면 웬만한 기자보다 낫겠습니다. 강의를 듣던 퇴직 기자들의 입에선 감탄과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옵니다. 퇴직한 우리는 해당되지 않지만 젊은 기자들은 AI에게 일자리를 뺏기는 게 아닌가 하는 탄식입니다. 저도 요즘엔 AI로 검색도 하고 일도 시킵니다. 장난삼아 MBC 기자였던 저에 대해 알려주고 어떤 기자인지 알려달라고 했더니 저보다 저를 더 잘 아는 것 같았습니다. 제 소개서를 저보다 더 잘 썼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간 오싹했습니다. 누군가 오래전부터 나를 계속 관찰해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SNS에 짧은 글을 올리더라도 조심해야겠습니다. AI는 그 모든 것을 찾아낼 테니까요. 그뿐인가요, 행간에 숨긴 의도까지 읽어냅니다. AI에게 조선일보 유명 언론인의 칼럼 비평 부탁했더니… 지난 1월 20일자 조선일보에는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고 교육과 훈련으로 만들어지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김대중 전 주필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그 칼럼에서 김 전 주필은 윤석열, 이재명 두 전현직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하고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AI에게 ‘나라에 지도자가 없다’는 제목의 그 칼럼을 알려주고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비평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칼럼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계적 균형(False Equivalence)’의 활용이라고 하더군요. 표면적으로는 어느 편을 들지 않는 중립의 외양을 하여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는 방어막을 치고 개인적인 호불호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고뇌 라는 보편적 명분을 획득하려 하지만, 동일한 잣대로 싸잡아 비판하는 것은 불균형한 비판이고, 행간에서 특정인에 대한 거부감이 읽힌다면 특정 정치인에 대한 ‘낙인찍기(Labeling)’ 저널리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 그뿐이 아닙니다. 지도자는 교육과 훈련으로 만들어진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엘리트주의 프레임’이고, 민주적 절차로 선출된 지도자에 대해 ‘태생’이나 ‘훈련’을 운운하며 근본적인 자격을 부정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감성적 수사는 칼럼의 전달력을 높이지만 구체적인 팩트(Fact)보다는 감정(Feeling)에 호소하는 서술이라 저널리즘의 객관성 원칙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되며 비탄과 혐오가 섞인 감정적 호소는 합리적인 공론장을 형성하기보다 정치적 허무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합니다. 웬만한 언론학자보다 나아 보입니다. 앞으로 조선일보 비평은 AI에게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들쭉날쭉 인간의 판결 보다 AI 판사가 낫지 않을까? 판결은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법원의 판결이 들쭉날쭉하여 예측할 수 없다면 판결도 법원도 신뢰할 수 없습니다. 판결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판결문에 판사의 양심이 살아있어야 하고 고뇌의 흔적이 보여야 합니다. 판사의 양심이 의심받는 판결은 존중할 수 없습니다. 고뇌의 흔적이 아니라 논리 모순과 꿰어맞추기의 흔적이 보이는 판결이 나와도 ‘재판의 독립’을 내세워 방관하는 사법부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법부를 일컬어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데 그런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겠습니까? 정치성향도 없고 지연·학연의 연고도 없고 호오의 감정도 없고 편견도 선입견도 없는 AI에게 맡기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습니까. 12.3 내란의 밤에 불쑥 TV에 나타난 대통령 윤석열은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고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자기 입으로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그랬는데 저 살자고 군대를 동원한 ‘위로부터의 내란’이 실패로 끝나자 야당의 횡포로 국가가 비상상황이라는 걸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른바 ‘계몽령’이지요. 그것이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계몽령’ ‘통닭예산’ ‘탄핵 남발’ 모르는 게 없는 AI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계몽령’을 주장하면서 야당의 예산 폭거, 입법 폭주, 탄핵 남발을 이유로 들었고, 예산 폭거의 사례로 ‘민주당이 장병들에게 통닭 한 마리 사줄 예산까지 골라내어 삭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I에게 사실 확인(팩트 체크)을 부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기획재정부가 ‘병사 봉급 인상’과 ‘긴축 재정 기조’를 이유로 장병 급식 단가를 동결하고 간식비와 특식 예산을 대폭 감액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박선원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잘 먹어야 잘 싸운다”며 간식비 삭감을 비판했다고 알려줍니다.   구글AI가 생성한 AI판사가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이미지. 윤석열이 주장하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AI는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방송4법, 노란봉투법을 나열하고, 대통령 윤석열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것까지 알려줍니다. 탄핵 남발에 대해서도 물었더니 행안부 장관 이상민(이태원 참사 관련), 방통위원장 이진숙·김홍일·이동관(방송 장악 관련), 감사원장 최재해(대통령 관저 공사 관련 부실 감사), 보복성 기소로 권한을 남용한 검사와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발부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12명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탄핵할 만한 사유가 있어 탄핵한 것이지 정부가 일을 잘하고 있는데 놀부 심보가 발동한 야당이 심술을 부리거나 훼방을 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넉넉히 알 수 있습니다. 지귀연 판사는 국어 빵점, 재판에선 졸고, 눈은 잘 안 보이나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양형만으로 보면 예상 범위 안에 있지만, 판결의 내용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성경을 읽으려고 촛불을 훔쳐도 죄가 된다’는 비유가 특히 그렇습니다. 구속일수를 날이 아니라 시간으로 계산하여 윤석열을 풀어주었던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이 주장하는 ‘계몽령’을 인정하는가 봅니다. 국어 시험에 적절한 비유를 묻는 문제가 나오곤 했는데 지귀연 판사처럼 답을 고르면 빵점을 받습니다. 윤석열에겐 ‘입벌구’(입만 열면 구라)라는 별명이 있다는 걸 세상이 다 아는데 지귀연 판사는 모르나 봅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우기다가 ‘한동훈 잡아 와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는 말까지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오기도 했는데 지귀연 판사는 졸고 있었나 봅니다. 이틀 전에 계엄 선포를 결심했다니 지귀연 판사는 군대 동원을 번개 모임 정도로 생각하는가 봅니다. 모의 과정에서 비밀이 새어나갈까 두려워 고교 동문을 국방장관, 행안장관, 방첩사령관에 앉히고 불명예 전역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작전계획을 맡기고 소수의 정예부대만 동원한 것인데 세상 물정에 어두워서 그런지 지귀연 판사의 눈에는 그런 게 보이지 않는가 봅니다. AI 판사라도 그럴까요?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내란 우두머리 법정에서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 정상참작의 사유도 그렇습니다. 평생을 고위 공직에 있던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더 엄하게 책임을 묻는 게 정상입니다.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을 저지른 초범이라면, 다시는 그러지 말라며 형량을 낮춰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 대표가 회삿돈 빼돌려 기업이 망하고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었는데, 초범이라고 봐주는 건 정상참작이 아니라 판사의 권한남용입니다. 판결을 존중해야 하지만, 가중처벌과 정상참작을 분별하지 못하거나 기계적으로 인심 쓰듯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판결까지 존중해선 안 됩니다. ‘AI 앞에서 겸손해야 할’ 기자와 판사들 오세훈 서울시장은 거짓말을 한다는 의심을 받게 되자 ‘기억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 명언(?)을 차용하여 머리 쓰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AI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AI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까지 기억하고, 나보다 더 논리적이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행간에 숨긴 나의 의도까지도 읽어냅니다. AI의 학습 능력과 진화 속도는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AI를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AI 활용법뿐 아니라 AI의 작동원리도 배워야 합니다. 초등학교부터 논리교육을 해야 합니다. 차가운 기계에는 없는 인간으로서의 도덕 감정, 공감 능력, 공동체 의식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 기자는 AI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사와 칼럼을 쓰고, 판사는 AI에게 조롱당하지 않는 판결문을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퇴직 언론인들의 공부 모임 이야기를 하다 옆길로 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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