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개혁의 함정… 외과적 구조 개혁 외면 안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개혁의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대통령이 X( 옛 트위터)를 통해 개혁을 외과수술적 교정 에 비유하며, 소수의 미꾸라지 를 골라내는 정밀한 접근을 강조했다. 전체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초가삼간 을 태우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통치권자로서 조직의 안정과 국민 통합을 고려한 고심의 흔적은 이해하나, 작금의 현실을 마주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이러한 진단이 지나치게 안이하고 온건하게 느껴지는건 기우 일까?
대통령은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고 토로했지만, 그 어려움의 실체가 혹시 개혁과 국민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과한 욕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개혁은 본질적으로 기득권의 저항을 수반하며, 낡은 질서를 파괴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상처와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조심스러움이 자칫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게 하고, 결국 칼로 물 베기 식의 시늉에 그칠까 우려된다.
대통령은 일부 부패한 인사를 미꾸라지 라 칭했지만, 국민이 목도하는 현실은 이와는 너무도 다르다. 특정 권력층과 결탁한 이른바 윤석열 사단 으로 대변되는 일부 검찰 세력과 법사위 내 검사 출신 인사들의 행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법치 질서를 무자비하게 도륙했던 권력의 폭주였음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곽규택, 주진우 의원을 비롯해 최근 대북송금 및 쿠팡 관련 의혹에 연루된 박상용, 엄희준 검사 등 열거하기조차 벅찬 이들의 면면을 보라.
이들은 더 이상 핀셋으로 집어낼 수 있는 소수의 점이 아니다. 이미 거대한 소굴 을 형성하여 조직의 생리를 지배하고 있을뿐 아니라 썩은 일부가 내뿜는 악취는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대다수 공직자에게 자괴감을 안기고, 그들마저 흑화 시키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은 초가삼간을 태울까 우려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빈대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집의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시스템 대수술 이다.
현재의 검찰 개혁 등은 인적 청산이라는 휴먼 치료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조직을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권력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정상화 이자 복원 의 과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믿고 가자는 대통령의 당부는 자칫 기득권 세력에게 시간을 벌어주는빌미가 될 뿐이다. 개혁의 골든타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핀셋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적당히 타협하는 것은 개혁의 유기와 다름없다.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대다수 선량한 공직자들이 더 이상 소수의 부패 세력 때문에 함께 비난받지 않도록 뿌리 깊은 환부를 통째로 도려내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외과수술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