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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송전망 5배 확대 위한 개정 최종안 발표…신규 프로젝트에 20년 장기 계획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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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10년 만에 가장 큰 송전 정책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전기차, 데이터 센터 및 AI의 수요 증가로 지역 간 더 많은 청정에너지를 빠르게 전달하는 게 목표다.  새 법안은 20개년 장기 송전 계획을 마련하고, 지역 송전 수요를 파악하여 5년마다 계획을 재검토하도록 요구한다. 이는 FERC가 장기 송전 계획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다룬 사례이며, 2050년까지 탈탄소화 경제와 극심한 기상 이변에 잘 견디는 전력망을 구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윌리 필립스 FERC 의장은 “전력망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제조업 성장, 데이터 센터의 확산, 기상이변의 급증으로 노후된 인프라가 한계에 다다랐기에 전력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지=FERC 홈페이지   바이든 기후정책에 보조 맞춘 개정…송전망 5배 이상 확대해야 FERC가 발표한 규칙은 현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 정책에 보조를 맞춘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2035년까지 무탄소 전력을 목표로 삼았다.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11월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송전용량은 두 배, 지역 간 송전 용량을 5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가 제공하는 세금 인센티브로 인해 전력망의 연결을 기다리는 발전 프로젝트의 용량은 약 2600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현재 미국 발전량의 두 배 수준이다. 송전망 건설 속도가 지난 10년보다 2배 이상 빨라지지 않으면 IRA의 잠재적 혜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규칙은 미국의 전력망을 정비하고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목표로 마련됐다. 송전 승인 및 비용 지불 방식을 간소화하고, 주 간 송전 및 신규 프로젝트 비용 조달에 대한 새로운 요건 마련이 골자다. 핵심 개정 사항은 ▲장기 계획 의무화 ▲장기 이익 고려 ▲비용 분담 방식 개선 ▲기존 시설 활용 극대화 ▲지역 사회 참여 강화 ▲규칙 개정 주기다. 이전의 전력망 계획은 단기로 마련해 왔으나, 이번 규칙은 최소 20년을 내다보는 장기 계획의 수립을 의무화한다. 이는 에너지 수요 변화와 전환, 기후 변화와 같이 장기적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또한, 전력망 신설에 단순 비용과 효율성만 고려해 오던 방식에서 경제, 환경, 사회를 포함한 장기 이익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방침이다.    신규 전력망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수용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특히, 전력망 신설 비용을 주로 지역 주민들이 분담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규칙은 이를 개선해서 혜택을 누리는 지역과 기업들이 비용을 더욱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송전망 프로젝트 참여자는 주와 회사 간에 비용을 분담하는 방법을 계획에 포함하여 제출해야 한다.  기존 시설도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FERC는 사업자에게 기존 송전 시설을 전면 교체하는 대신 이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파악하고 공개회의를 개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사업자는 또한, 해당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 의사결정에 지역 커뮤니티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 계획은 5년마다 재검토하여 제출해야 하며, 프로젝트를 신청할 때 계획을 제출하기 전 주 정부 기관과 6개월 간의 논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번 개정은 FERC가 2021년 중반부터 준비한 결과물이다. FERC는 송전 계획 규칙의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3만 페이지가 넘는 의견을 접수 받았다. 이는 위원회 사상 최대 규모의 공개 의견 수렴으로 그만큼 규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윌리 필립스 회장은 "2022년에 송전망 개발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전력 수요는 늘었다”라며 "지금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불을 켤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FERC의 바이든 정치 도구화 비판…정쟁의 장 펼쳐져  FERC 개정안이 사실상 바이든 정권의 정치적 도구라는 주장이 반대측에서 나오면서, 여야간 정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이 과하다는 공화당의 입장이 드러난 것이다.  마크 크리스티 FERC위원은 이번 개정이 에너지규제 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선다며 최종안에 반대했다. 크리스티 위원은 “위원회가 개정안 승인 절차를 서둘렀고,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정책 변화를 강제하는 이번 시도는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규칙을 두고 “의회가 통과시키지 않은 광범위한 정책 의제를 제정하기 위한 구실”이라며 “풍력 및 태양광 발전 개발자와 재생가능 전력에 대한 선호도를 가진 기업들이라는 특정 이익집단에 막대한 부를 몰아주려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와이오밍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존 바라소는 법안이 제시한 것과는 달리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만들고, 송전선이 지역에 의미있는 혜택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소비자에게 비용을 강제로 전가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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