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가격, 내년 3% 추가 하락…EV·ESS 조달전략 다시 짜야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가격이 내년에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기술 발전이 관세와 높은 원자재 가격을 상쇄하며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감소폭은 올해에 비해 작을 것으로 보인다.
2010~2025년 리튬이온 배터리 팩 평균 가격 / 블룸버그
내년 배터리 팩 평균 가격 3% 하락 전망…올해 8%에 비해 감소폭 완화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내년 배터리 팩 평균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05달러(약 15만4000원)로 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BNEF는 하락의 원인으로 중국의 과잉 생산, 경쟁 심화, 그리고 더 낮은 비용에도 높은 안전성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기술로의 지속적인 전환을 꼽았다.
그러나 예상 감소폭은 올해만큼 크지 않았다. BNEF는 올해 배터리 가격이 kWh당 108달러(약 15만8800원)로 8%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 리튬 광산의 공급망 리스크와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수출 제한으로 인해 배터리 금속 가격이 1월과 10월 사이 124%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하락세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배터리 팩 평균 가격이 kWh당 84달러(약 12만3500원)로 가장 낮았다. 북미와 유럽의 배터리 팩 가격은 중국에 비해 각각 44%, 56%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수입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현지 생산 비용도 높기 때문이다.
가격 하락폭의 경우, 중국의 배터리 팩 가격은 2024년 대비 13% 하락했고, 북미와 유럽은 각각 4%, 8% 하락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수출 물량을 유럽 시장으로 전환했고, 글로벌 판매량 유지와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적 가격 전략을 펼치면서 유럽의 가격 경쟁은 한층 심화됐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라 전기차·BESS 확대 기대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제조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 하락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이 글로벌 시장 확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BNEF는 내년 중국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 차량을 포함한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팩 가격의 하락세는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보완하는 고정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에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BNEF는 2025년 전 세계 배터리 기반 ESS 신규 설치량이 94GW(247GWh)로 전년 대비 35%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연평균 약 14% 성장세가 이어져 2035년에는 연간 220GW(972GWh) 수준의 추가 설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BNEF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제조 효율 개선, 공급망 확충이 향후 배터리 기술 고도화와 추가적인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리콘·리튬메탈 음극재, 전고체 전해질, 새로운 양극재 기술, 첨단 셀 제조공정 등 차세대 기술도 향후 가격 하락을 견인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NEF 배터리 기술팀 책임자인 에벨리나 스토이쿠는 치열한 경쟁이 매년 배터리를 더 저렴하게 만들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낮은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비용 인하와 대규모 전력망용 ESS 보급 가속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