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구성 핵시설 이미 알려진 일 정동영 감싸 [카테고리 설정이 아직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 시설’ 발언과 관련해 20일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이 민감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불협화음 등 논란이 이어지자 인도를 국빈 방문한 중에도 이를 불식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정 장관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면서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발언 뒤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일부 중단됐고, 야권을 중심으로 정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을 전한 프레시안 기사를 공유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외부 일정을 마친 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집무실로 향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4.20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제3의 북한 핵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 시를 언급한 것을 트집 잡아 미국과의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된 데 대해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최근의 민감정보 유출 논란과 미국 측의 정보공유 제한 대응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와 국내 언론보도 등에서 구성이 핵시설 소재지로 지목됐다며 이는 공개된 정보 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 7월 14일 인사청문회 때에도 구성을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 며 당황스럽다 고까지 밝혔다. 저의 가 무엇인지 묻자 짐작만 한다 며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모든 것을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 며 중동 전쟁으로 안보 환경이 엄중한 가운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미관계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스럽다 고 우려했다. 정보 유출 몰이 를 하는 주체가 미국인지, 정부 또는 여권 일각인지에 관해서도 잘 모르겠다 며 즉답을 피했다.
정부 내 이른바 동맹파 와 자주파 사이의 갈등을 원인으로 보는 시각에 관해 정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 답했다. 정 장관은 또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이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며 한미 간에 원만한 소통을 통해 잘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바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정부는 국가 안보와 국익 수호를 기준으로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의 틀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면서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우리 외교의 현주소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그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무책임한 언동과 침묵으로 우리 안보에 가장 중요한 핵심 자산인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가 제한된 상황 이라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그것을 막을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기존에 알려진 평안북도 영변과 남포시 강선 말고 평북 구성을 언급한 이후 대북 위성 정보의 공유를 일주일 정도 일부 제한한 것으로 전날 알려졌다.
장 대표는 이번에 미국 의회, 백악관 NSC와 국무부, 핵심 싱크탱크까지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주요 인사들을 바쁘게 만났다 며 실제로 많은 미국 측 인사들이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 동맹에 대한 모호한 입장에 우려를 표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우리 국민의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를 설명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며 야당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다른 길을 고집하면 사실상 아무런 소용이 없다 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정동영 리스크가 초래한 역대급 외교·안보 대참사 라며 북한의 두 국가론 동조 발언 이래 누적된 리스크의 현실화이자 예고된 참사 라며 긴말이 필요하지 않다. 정동영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20일 새벽에 귀국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0 연합뉴스
정 장관이 설명한 대로 구성 지역은 이미 10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곳으로 꼽아 온 곳이어서 미국의 이런 반응은 의아하다는 뒷말이 나왔다. 정 장관은 지난해 인사 청문회 당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던 터라 미국의 반발은 더욱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ISIS는 2016년 7월 북한의 의심스런 옛 소규모 농축 플랜트 제목의 보고서에 평북 구성시 방현 비행장 인근 장군대산 지하의 시설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영변 외에 우라늄 농축시설을 운영한다면 이 곳이 유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 이유로는 ① 영변이라는 노출된 장소를 피해 ② 기존의 군사·기술적 인프라가 완비된 구성시의 지하 시설을 선택해 ③ 핵 개발의 은밀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 시설이 약 200~300개의 원심분리기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며 북한의 원심분리기 연구개발(R&D) 활동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파키스탄의 A.Q. 칸 연구소로부터 지원을 받으면서 시작됐고, 그 대가로 북한은 파키스탄에 미사일 부품 제작 교육을 지원한다고 서술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뒤 구성 지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우라늄 농축시설 방문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영변, 강선과 함께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국내외 언론보도에 자주 등장했다. 다만 ISIS 보고서는 구성의 관련 시설이 현재도 우라늄 농축 기능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019년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구성은 유력 핵시설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 역시 지난달 정 장관의 해당 발언을 전하면서 구성의 시설을 핵농축 활동과 확정적으로 연결지을 만한 공개된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통일부는 정 장관 발언이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 국제연구기관 보고서 등 공개정보에 기초하여 구성을 언급한 것 이라며 구성 지역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다른 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바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미국은 물론 다른 부처로부터 구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것이 아니라 국제연구기관 보고서 등을 통해 평소에 알고 있던 사항을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는 과정에 언급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또 당시 주한 미 대사관 측의 문의가 있어 발언 배경에 대해 이런 내용의 설명을 했고 미국 측도 이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밝혔다.
영변, 강선과 달리 구성은 두 나라가 당국 차원에서 북한의 핵시설 소재지로 공식 확인한 적이 없다. 미국은 정 장관이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영변과 강선에 이어 북한에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구성을 지목한 것을 문제 삼아 정보 자산권 침해, 일종의 기밀 누설로 규정하고 있다.
통일부와 미국의 입장엔 선명한 차이가 있다. 통일부는 정 장관이 2016년 ISIS 보고서와 2024년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의 인터뷰, 2025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보고서 등에 나온 구성 관련 언급을 보고 해당 내용을 인지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정 장관이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의 핵시설을 언급했다며, 관련 내용을 국무위원 임명 후 한미가 공유한 정보를 통해 인지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런 입장을 주한미대사관 등을 통해 미국 측에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북 정보 공유 중단 이라는 강경 조치가 나온 것에 대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반면 미국은 자신들의 정찰자산으로 입수해 한국에 공유한 정보가 협의 없이 노출됐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보는 언론의 접근과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솔직히 양측의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팩트체크 하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미 구성의 핵시설이 미국의 연구기관 보고서에 등장해 왔고, 이번 사안에 대해 통일부가 며칠간 논리적이고 일관한 설명을 하고 있음에도 미국이 보복 조치 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은 지나쳐 보인다. 게다가 대북 정보는 한미가 각자의 정보를 교환해 하나의 판단을 내리는 것임에도, 마치 대북 정보 공유가 미국이 혜택을 베푸는 것처럼 구는 것 아닌가 싶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역에서 역무원으로 변신해 DMZ 평화이음 열차 행사의 일환으로 승차권 개찰 행사를 하고 있다. 2026.4.10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미국은 왜 이렇게 뒤늦게 정 장관의 발언을 트집 잡아 위성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을까? 딴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외교안보 사안을 둘러싼 누적된 불만을 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은 올 들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 주한미군의 서해공중 훈련, 한미연합훈련 규모 조정 등 여러 차례 불협화음을 노출한 바 있고 정 장관도 비무장지대(DMZ)법 추진 과정에 유엔사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그런데 정 장관의 발언을 한미 갈등의 소재로 부각시킨 국민의힘과 중립을 빙자로 제1 야당의 주장을 교묘히 중계, 확산시키는 보수 언론의 작태가 볼썽사납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보도가 사실이라면 장관 한 사람의 발언이 한미동맹의 안보 공조에 균열을 낸 것”이라면서 장관이 본인 존재감을 과시하려 국가 안보의 눈과 귀를 가렸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언론 공지를 통해 통일부 장관의 언급에 대해서는 미 측에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고, 한미 간 정보 공유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힘의 프레임을 이어받은 기성 언론의 행태에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양상도 일부 감지되는 상황 (노컷뉴스)이라고 분열을 획책하려 하거나 정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구성을 북한 제3의 핵시설로 지목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한 한국일보 보도가 그렇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가 연구기관이나 학계의 주장과 장관의 발언은 무게가 다르다”면서 장관이 국회에서 거듭 말하는 순간 그건 추측이 아니라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아예 이라고 대놓고 국힘에 스피커를 빌려줬고, 제주방송 JIBS는 라고 따옴표 저널리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